뒤로가기
김승주의 암호학&블록체인
NFT의 기원, 도메인 네임
2022. 01. 14 by 김승주 고려대 교수
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로 된 정보이면서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있다. 

무엇일까? 정답은 인터넷 주소.

쉽게 말해 도메인 네임(domain name)이다. 실제 2001년 호텔스닷컴(Hotels.com)은 2001년에 1100만달러에 거래됐으며, 보이스닷컴(Voice.com)은 2019년 3000만달러에 팔렸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주소의 소유주 정보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면 해킹당할 위험이 있다. 또 관리자가 나쁜 마음을 품으면 소유자의 정보를 무단으로 바꿔치기 할 수도 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2011년에 나온 '네임코인(Namecoin)'이다.

네임코인은 도메인 소유주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함으로써 정보가 무단으로 삭제 또는 수정되는 것을 막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일종의 도메인 네임에 대한 디지털 등기권리증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 이것이 바로 대체불가능토큰(NFT: Non-Fungible Token)의 시작이다. 물론 이때는 NFT란 이름이 생기기 전이었지만 말이다.

이후 2013년 비트코인에 '색깔 값'을 부여해 서로 구별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블록체인을 통해 실세계의 자산을 표현하고 관리할 수 있게끔 한 '컬러드코인(Colored Coin)'이 등장했으며, 2015년 10월에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해 가상세계의 토지(육각형 모양의 타일)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이더리아(Etheria)'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했다.

2017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맷 홀(Matt Hall)과 존 왓킨스(John Watkinson)은 라바랩스(Larva Labs)를 창업하고, 그 유명한 '크립토펑크(Cryptopunks)'를 출시한다.

크립토펑크 엔에프티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1만개 발행됐다. 눈, 코, 입, 머리색 등 조합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며 최고 거래가는 750만달러(90억원)다. 출처=크립토펑크
크립토펑크 엔에프티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1만개 발행됐다. 눈, 코, 입, 머리색 등 조합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며 최고 거래가는 750만달러(90억원)다. 출처=크립토펑크

사이퍼펑크(Cypherpunks)의 이름을 본뜬 크립토펑크는 제너러티브 아트(generative art)의 일종으로 몇 가지의 얼굴형, 눈, 코, 입, 헤어스타일, 머리 장식, 수염 등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이들을 자동으로 조합해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 캐릭터는 총 1만개로 모두 다르게 생겼는데, 맷 홀과 존 왓킨스는 이 이미지들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팔았다.

처음에는 크립토펑크가 그리 비싸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람들이 NFT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것이 초창기 NFT 모델"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고, 이를 구매해 자신의 프로필 사진 등에 올려 유명인사 대접을 SNS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때부터 크립토펑크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한다. 실제로 테니스 스타인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는 레딧(Reddit, 미국판 디씨인사이드라고도 불림)의 공동 창업주인 남편으로부터 자신과 닮은 크립토펑크 #2950을 선물 받기도 했다(라바랩스의 크립토펑크 총매출은 무려 6772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크립토키티 홈페이지 캡처
출처=크립토키티 홈페이지 캡처

2017년 10월 드디어 ERC-721 NFT 표준을 사용한 첫 번째 작품인 크립토키티(CryptoKitties)가 등장한다. 크립토키티는 다마고치처럼 가상의 고양이를 수집해서 육성하는 게임. 희귀 크립토키티 드래곤은 2018년 9월 1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크립토키티는 NFT를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후 게임 아이템에 NFT를 접목해 개인 간 게임 아이템 거래를 가능케 하는 시장이 열리게 된다.

이후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와 같은 명품업체들이 기존의 종이로 된 품질보증서 대신 NFT를 활용한 명품의 품질 보증이 가능해졌다. 특히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마이크 윈켈만(Mike Winkelmann)의 작품 '매일: 첫 5000일(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은 무려 780억원이라는 고액에 거래되면서 NFT는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림 3. 크리스티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비플의 '매일: 첫 번째 5000일'. 출처=김승주 교수
그림 3. 크리스티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비플의 '매일: 첫 번째 5000일'. 출처=김승주 교수

이처럼 NFT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됐으며, 디지털 이미지 외에도 다양한 것들과 결합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소장가치가 높은 도메인 네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특정 커뮤니티 내에서 인정받는 디지털 이미지, 희소가치가 높은 명품 자산에 NFT가 결합됐을 때 그 가치가 배가 되는 것이지, 아무것에나 NFT를 붙인다고 해서 그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또 어느 정도 의미나 가치가 있는 자산에 NFT를 접목했을 때 활용도가 다양해지면서 일정 부분 가격이 상승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이어서도 곤란하다. 500만원짜리 명품 가방에 기존의 품질보증서 대신 NFT를 붙였다고 해서 가격이 5억원으로 뛴다면 말이 되겠는가?

NFT 투자에 보다 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승주 교수는 2011년부터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 올해부터는 새롭게 사이버국방학과의 학과장을 맡고 있다. 교수 재직 전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암호기술팀장과 IT보안평가팀장으로 근무한 암호 보안 전문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돼리우스 2022-01-14 12:35:49
이게 모두다 사람이 가상적인 물질에 값어치를 매겨논 거이니...ㅎ 가치가 커져가니 시장도 커져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