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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80화

[마이클 케이시] NYC를 접수한 NFT

2021. 11. 09 by Michael J Casey
뉴욕 타임즈 스퀘어. 출처=Luca Bravo/Unsplash
뉴욕 타임스 스퀘어. 출처=Luca Bravo/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지금 뉴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상자산 현상을 설명할만한 단어를 찾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지난주 개최된 NFT.NYC 콘퍼런스는 2019년 2월 특이한 이벤트로 출발해, NFT(대체불가능토큰)에 열정적인 관심이 있던 초기 지지자들 수백명 정도만이 참석했던 행사였다.

그런데 이 행사가 짧은 시간 동안 급성장해 올해는 사흘간에 걸쳐 행사장 6곳에서 600명이나 되는 연사를 초대해 진행하는 행사로 변모했다.

판매된 입장권만 대략 5500장에 달했으며, 장소상 제약 때문에 대기자만 3000명이나 됐다. 참석자들은 연사와 후원사가 제공한 NFT 경품 70만개를 거래했다.

타임스 스퀘어에는 NFT를 주제로 한 옥외 광고판이 15개씩이나 내걸렸다. 뉴욕 곳곳이 각종 파티와 만찬, EDM 파티, 디지털 미술 전시 등으로 분주했고, 그중 많은 자리에 NFT를 홍보하는 인기 영화배우와 가수들이 함께 했다. 또 수많은 신규 프로젝트가 탄생해 뮤지션 로열티 솔루션부터 위스키 NFT까지 홍보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야말로 혁신의 축제이자, 가능성을 축하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가리키고 있는 건 무엇일까?

이중 가장 놀라운 점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NFT 업계가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신규 사업 모델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많은 발명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 분야가 어떻게 진화할지를 예측하는 게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이 사실은 염두에 둔 채 이번 NFT.NYC 콘퍼런스가 남긴 몇 가지 교훈들은 생각해 볼 만하다. 그래야 모든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Jessica Tan/Unsplash
출처=Jessica Tan/Unsplash

복음주의의 힘

이번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에서는 코인데스크 스튜디오 대표 샘 이웬이 출연해 ‘복음주의’라는 종교적 용어를 들어 열렬한 NFT 지지자들이 NFT에 대한 소개와 아이디어, 콘셉트, NFT 자체를 공유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이는 NFT 분야를 급속히 성장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공유 방식은 온전히 이타주의에서 나온 것만은 아닌데, NFT가 대중화돼야 진짜 실질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며, 그래야 해당 자산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NFT 커뮤니티가 NFT 업계에 진정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그 열정이 업계의 성장을 이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

제왕은 이더리움

하지만 얼마나 더 오래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NFT 업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블록체인이 있지만, 그중 모두가 인정하는 제왕은 아직 단연 이더리움(Ethereum)이다. NFT.NYC 콘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이더리움(ETH) 토큰이 신고가를 기록한 것도 우연이라 할 수는 없다.

다만 문제는 이 지위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냐는 거다. 이더리움에서는 보통 네트워크 정체로 인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스비(거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NFT 분야에 새로 발을 들인 사람들은 가스비가 거래되는 NFT의 가격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람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플로우(Flow)나 아벨란체(Avalanche), 솔라나(Solana) 같은 후발주자들이 서로 앞다투어 저렴한 거래 비용을 제공하며 더 많은 NFT 거래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아벨란체와 솔라나는 최근 토큰 가격이 급등했다.

 

상호운용성 실현은 언제?

기업이 이더리움에서 솔라나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방법도 괜찮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자산 이동을 막는 고립된 사일로(silo)를 만들 위험이 있다.

설상가상 격으로 블록체인 내에서조차 NFT에 연동된 예술작품에 대한 접근 권한이 보통 해당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마켓플레이스나 플랫폼의 약관에 따라서 다 다르다.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그런 환경에 어쩔 수 없이 머무르게 된다. 걱정되는 건, 향후 웹3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되어줄 NFT 기술이 폐쇄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2 시대 플랫폼의 새로운 버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시(OpenSea)의 경우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같은 벤처 캐피탈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웹2.0의 중앙화 전략을 따르는 회사들에 투자해 돈을 벌어온 기업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호운용이 가능한 방식으로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는 프로토콜과 기준이다.

전자의 경우 폴카닷(Polkadot)과 같은 프로토콜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긴 하나, 이런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의지와 독점을 통해 얻는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가 동시에 필요하다.

복음주의 정신과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바람이 사람들을 이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길 바란다.

 

메타버스

NFT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메타버스’를 이야기한다. 메타버스란 작가 닐 스티븐슨이 새로운 디지털 존재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용어다. 그리고 NFT는 ‘재산권’으로서 이 개념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여겨진다.

최근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구 페이스북(Facebook)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금 메타버스를 구축할 거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기업 소유의 재산권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메타버스의 본래 개념과는 정반대되는 것만 같다.

아마도 페이스북이 구축하려는 건 메타버스가 아닌 메타버스의 한 버전이 아닐까 싶다. 앞서 말한 것과 관련지어 말하자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방형 메타버스다.

타 대학들 보다 한발 앞서 블록체인 강의를 제공했던 키프러스에 있는 니코시아 대학교가 오픈 메타버스 이니셔티브(Open Metaverse Initiative)를 진행하며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출처=Vincentas Liskauskas/Unsplash
출처=Vincentas Liskauskas/Unsplash

셀럽의 힘

플랫폼이 얼마나 개방된 형태를 띠는지와 관계없이, 우리는 예술・연예 업계에서 진정으로 권력을 집중시키는 힘이 여전히 셀럽의 손에 달려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번 NFT.NYC 콘퍼런스에서 유명인사들이 만들어낸 열풍이 이를 여실히 느끼게 해줬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 NFT 드롭, 케스케이드의 공연 매진 사태, 스트록스, 릴 베이비, 벡, 크리스 록, 아지즈 안사리, 퀘스트러브 등이 출연한 보어드 에이프 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후원 행사가 그 예다.

요컨대, 이번 NFT.NYC 콘퍼런스는 NFT가 더욱 탈중앙화된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약속이 되는 놀라운 혁신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향후 기술 발전과 함께 상충하는 이해관계 속에서 이전 시대에 겪었던 문제들을 일부 계속해서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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