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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57화

[마이클 케이시] 두번째 '크립토 겨울'?

2021. 05. 31 by Michael J Casey
출처=Valdemaras D./Unsplash
출처=Valdemaras D./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컨센서스(Consensus) 2021’ 콘퍼런스 개최로 비트코인 가격이 뛰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이번 주에는 코인데스크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연례 콘퍼런스 행사인 ‘컨센서스 2021’가 열렸다. 이번 행사로 굵직굵직한 뉴스가 탄생했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이 그토록 바라던 가격 랠리가 또 한 번 있었다. 매년 컨센서스 행사가 열릴 때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아래 차트 부분 참조).

이처럼 비트코인 랠리가 나타난 것은 컨센시스 2021 세션 도중 “개인적으로 채권보다 비트코인을 선호한다”고 말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의 발언과 행사 기간 동안 암호화폐 업계에 우호적인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건, 행사 이전에 폭락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9% 상승은 미미한 증가율이란 거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최고점인 6만4829달러에서 44% 하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컨센서스 2021의 낙관적인 분위기와는 반대로, 올해 기록했던 전고점을 다시 회복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에서는 또다시 조정장에 들어가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다루면서, 이 기간 동안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 보다 건설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 한다.

다양한 견해를 가진 300명 이상의 연사가 참여했던 이번 행사에서 물론 에너지와 비트코인이란 주제만을 다루지는 않았다. 그 밖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전망에 대해서도 다뤘는데, 쉴라 워렌과 나는 이 주제를 중심으로 행사 도중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 특별판을 녹음했다.

이번 주 초대 손님은 디엠(Diem, 구 리브라) 프로젝트의 수석 경제학자 크리스티안 카탈리니와 홍콩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의 이노베이션 허브를 총괄하고 있는 베네딕트 놀렌스였다.

칼럼을 읽으신 다음 한 번 들어보시길.

 

제2의 암호화폐 겨울? 재편이 필요한 시기

정말 이 말만은 하기 싫었다.

우리가 ‘제2의 암호화폐 겨울’을 맞게 될 거란 말 말이다.

가격 하락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소위 ‘주류’ 투자자들이 마침내 암호화폐 투자에 대거 뛰어들고 난 이후 다시 마음을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마치 지난 2018년 암호화폐 겨울에 그랬듯이 말이다. 별로 내키진 않겠지만 암호화폐 커뮤니티 사람들은 암호화폐 사용률이 증가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받아들여지는 걸 더 원한다. 이해받길 바라는 것이다.

다가올 암호화폐 겨울은 근래 들어 다시 불거지고 있는 이슈이자,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막아내기엔 너무 어려운 문제인 암호화폐(구체적으론 비트코인)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시작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JD Lasica/Wikimedia Commons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JD Lasica/Wikimedia Commons

머스크보다 거대한 세력

2주 전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으로 기존 입장을 선회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한 것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이 가져올 그리 크지 않은 경제적 영향과는 상관이 없었다.

한때 열렬한 비트코인 지지자였던 머스크조차 그의 큰 자아보다 더 거대한 세력의 힘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오늘날 대형 금융기관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목표 준수를 요구하는 투자 위원회로 인해 급격히 지속 가능성을 의식하게 됐다. 이 말은 자본이 필요한 기업이라면 모두 지속 가능성을 신경 쓴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테슬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비트코인 랠리가 법정통화 확대 정책에 따른 헤지 수단으로 월가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매입해 주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기관들이 ESG를 이유로 비트코인 투자를 꺼리고 있는 지금,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암호화폐를 지지하던 주류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등을 돌리게 되면서 몇 해 전 겪었던 첫 번째 암호화폐 겨울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당시 토큰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암호화폐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일반 투자자들은 ICO(초기 코인 공개) 버블 붕괴로 투자금을 잃고 암호화폐 투자에 환멸을 느꼈다.

반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전까지 지속됐던 랠리는, 낙관적이지 않은 거시경제 전망 속에서 비트코인이 내세우는 가치 제안을 철저히 평가한 뒤 투자를 결정한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이기에 그보단 나았다.

비록 상황은 다르지만, 첫 번째 암호화폐 겨울을 경험하며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횡보장 속에서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지난 암호화폐 겨울 때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그 당시 밈처럼 암호화폐 프로젝트 개발자들은 구축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수많은 주요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오늘날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없어선 안될 프로젝트들이 탄생했다. 이 시기에 NFT(대체불가능토큰)의 시초가 된 크립토키티와 메이커다오(MakerDAO)의 다이 토큰(디파이 혁명을 불러일으킨 토큰), 라이트닝 네트워크, 그 밖에도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주는 레이어2 기술 등 가장 괄목할 만한 기술 발전이 일어났다.

지금 우리에겐 이런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 거래 비용을 줄이고, 신원 증명 문제를 해결하면서 개인정보도 보호할 수 있으며, 탈중앙화를 최적화하면서도 계속해서 확장성을 추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다른 종류의 개발, 즉 정부와 대기업, 대중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개발 역시 필요하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지속 가능성에 관한 논의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선 조금 전 말한 이해관계자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암호화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인 ‘우리 대 그들’이란 분열 의식의 자리에 공동의 이익이란 이야기를 심어야 한다.

 

전략적 관여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낭비하는 에너지가 스웨덴 전체 국민이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많다”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비난을 들을 때마다 “그나저나 오일머니가 이끄는 금융 시스템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냐”며 비난의 화살을 딴 데로 돌리거나 ‘낭비’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곤 한다.

법정화폐 기반의 금융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비트코인이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모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이 그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득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다년간의 경험으로 우리는 “내가 더 영리하다”는 식의 대응으로는 논의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고 있다. 오히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탄소 발자국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줘 여론을 부정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일축하는 것은 너무도 순진한 태도일 뿐만 아니라 솔직히 말해 성립되지 않는 주장이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채산성을 중시하는 이 업체들은 계속해서 화석연료를 이용하고 있다. 즉,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올라가면서 당분간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도 계속해서 커질 거란 의미다.

지난주 칼럼에서 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댐으로써 비트코인을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탈중앙화된 친환경 전력 인프라의 개발을 지원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구축의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들과 그 밖의 암호화폐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개발에 관심을 두고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손을 잡아 양측 모두의 요구를 충족시킬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시 그리드 운영업체들과 다양한 채굴 계약을 맺어 태양광 전력의 미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른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투자자, 기업들과 탈중앙화된 전력망 확대에 초점을 둔 협력 관계를 맺고 채굴업체들을 전 세계 태양광, 풍력, 소규모 수력 발전을 지원하는 자금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국가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정책 입안가들과 대화를 통해 채굴업체들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면서 그와 동시에 에너지 수요도 충족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세 시스템과 정부 보조금, 커뮤니티 재투자를 위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얼마 전 북미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일론 머스크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CEO 마이클 세일러의 지원으로 비트코인채굴협의회(Bitcoin Mining Council)를 결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중앙화된 협의 기구가 될 것이란 우려를 표했지만 나는 매우 괜찮은 아이디어란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재정이 탄탄한 이해관계자들이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 이상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공동의 조치를 취하는 모습인 것이다.

지난 24일과 25일, 나는 코인데스크 TV에서 ESG를 주제로 ‘돈을 다시 생각하다’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당시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이자 세계경제포럼(WEF)의 블록체인 소장인 쉴라 워렌은 WEF 내에서 ESG에 중점을 두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 혁신을 위한 체계를 수립하는 상위 기구이자 또 다른 다자 이니셔티브를 소개했다.

코인데스크US가 미디어 협력사로서 후원하는 WEF의 다자 이니셔티브인 ‘CISA(Crypto Impact and Sustainability Accelerator)’는 금융, 회계, 산업, 기술, 정부, 비정부기구(NGO) 부문에서 관심 있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모여, 원래 같으면 규제를 받지 않고 진행될 블록체인 개발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이상적으로 준수했으면 하는 체계에 대한 합의를 이룰 계획이다.

CISA는 오픈소스 기술 프로젝트들이 파리기후협약과 같은 범지구적 목표에 맞춰 운영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부문에 속한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협의 기구가 없다면 ESG 목표를 달성하면서 암호화폐 기술을 개발하게 할 공통된 설계 기준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혁신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서로 모순된 지표와 기술적 기준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환경에 득이 되는 행동인지 아닌지조차 공통의 합의를 이룰 수 없을 때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란 어렵다.

일례로 공통된 기준 없이는 ESG 디지털 자산 시장도 생겨날 수 없는 것이다. 고위급 협의 기구가 실제로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문데, WEF의 CISA 이니셔티브가 그 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혼자만의 힘으론 사회 전체의 니즈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맺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이들, 즉 자본을 좌지우지하는 대형 금융기관들과 정책을 만드는 정책 입안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암호화폐 겨울이건 아니건, 지금 당장 시작해야만 하는 일이다.

 

비트코인 랠리를 부르는 ‘컨센서스 효과’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컨센서스 행사 시작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가 행사 마무리 시점까지 상승세가 유지되는 이른바 ‘컨센서스 효과’가 이번 ‘컨센서스 2021’ 콘퍼런스에서도 나타났다.

그런데 정말 이런 효과가 있긴 있는 걸까? 답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콘퍼런스가 시작되기 수일 또는 수주 전부터 가격이 오르는 것을 두고 컨센서스 효과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컨센서스 행사가 열리는 그 한 주만을 기준으로 가격 움직임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후자를 기준으로 해서 지난 7년간 컨센서스 행사가 열렸던 기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참고로 2015년 9월 10일에 열렸던 컨센서스 행사는 단 하루 동안만 진행됐으며, 그 이듬해인 2016년에는 사흘간, 2017년부터 올해까지는 지금처럼 나흘간 개최됐다. 아래 차트는 7번의 컨센서스 행사를 나타낸 도표로, 콘퍼런스 시작일은 각각 빨간 줄로 표시했다.

2015년과 2016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15년과 2016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17년과 2018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17년과 2018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19년과 2020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19년과 2020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21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21년.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결론부터 말하자면, ‘컨센서스 효과’에 대한 약간의 신화 내지는 낙관론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도는 각기 다르지만 2017년 이래로 올해까지 행사 시작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상승세가 행사가 진행되는 한 주 내내 지속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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