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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하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51화
코인베이스 상장, 그 빛과 그림자
2021. 04. 19 by Michael J Casey
14일(미국시간) 코인베이스 상장을 기념하는 나스닥 전광판의 모습. 출처=코인베이스 웹사이트
코인베이스가 상장으로 인해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이익 우선주의(short-termism)를 부추기는 중앙화된 시스템에 묶이게 됐다고 코인데스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말했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몇 년 뒤 우리는 코인베이스(Coinbase)의 상장을 기점으로 그 전과 후로 시간을 나누게 될 것이다.

지난 14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월가에 입성하자 암호화폐 업계에 폭발적인 관심이 쏠렸다. 지금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혁신을 위해 더 많은 자금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 상장 소식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매수 열풍을 이끌었다.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칼럼과 팟캐스트에서는 코인베이스 상장 소식과 관련해 상장사로서의 지위가 코인베이스의 혁신에 어떤 도전과제를 안겨줄 것인가를 다뤘다. 특히 팟캐스트에서는 코인베이스 상장일에 쉴라 워렌과 내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이자 나와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이란 책을 공동 집필한 폴 비그나, 그리고 코인데스크의 리서치 디렉터인 노엘 애치슨과 함께 월가와 코인베이스 상장이 서로에게 던지는 도전과제가 무엇인지를 다방면에서 살펴봤다.

칼럼을 다 읽으신 다음 팟캐스트도 들어보시길.

 

상장의 빛과 그림자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으로 코인베이스 창립자와 초기 투자자들은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 투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지만, 거기엔 대가가 따랐다. 모든 상장사가 그렇듯 대중의 감시가 강화되고, 분기별 실적 전망으로 인해 기업의 정책결정 과정이 제약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나스닥 상장으로 세계 100대 부호 반열에 오른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그런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테슬라(Tesla)의 일론 머스크나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처럼 타 상장기업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CEO들을 보면서 아직 운용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정부와 자율규제기관들이 소주주와 일반 대중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도입한 규제당국과 자율규제기관의 보고ㆍ준법감시 시스템이 이미 망가졌다는 것이다. 달러로 표시된 모든 주식의 가격을 무분별하게 끌어올린 통화확대 정책이 계속 반복되면서, 경영진이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 주가상승으로 보상을 받는 기존의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켰다.

중앙화된 금융에 이의를 제기하는 산업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다수의 희생으로 소수의 배를 불리는 기업 시스템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의아할 따름이다.

 

망가진 시스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한 것처럼, 경제와 자유시장이라는 공익에 맞춰 기업 활동을 하지 못하는 주식시장의 실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경영진의 연봉이다. 2020년도 연봉 데이터를 제출한 3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CEO들의 평균 연봉은 2019년 1280만달러에서 지난해 137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19로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제침체를 겪고, 수백만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영진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아래 차트 참조).

이런 이상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간단하다. 경영진 소득의 대부분은 주식과 스톡옵션이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서 금융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례 없는 양적완화(QE) 정책을 폈고, 그로 인해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무려 16.26% 상승해 신고점을 달성하며 한 해를 마감했고, 이 모든 건 경영진의 결정과는 거의 무관했다.

한때는 주식을 기반으로 한 연봉 지급이 경영진과 주주의 이익과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조화를 이룰 거라 여겼었지만 최근 많은 연구결과에서 이런 접근방식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주주와 직원들은 기업이 장기적 성장에 투자하기보다는 분기 실적을 내는 데 급급해할 때, 단기이익 우선주의의 피해자가 된다. 엔론(Enron) 사태를 비롯한 여러 기업비리 사건에서 기업들이 사기를 저지른 원인으로 스톡옵션 중심의 연봉 시스템이 꼽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급 인력이 부족한 노동시장에서 인재를 붙잡아 두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기업들로 인해 이 연봉 모델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양적완화 정책까지 가세해 CEO들은 그대로 현상유지만 하면서 중앙은행이 이끄는 증시 랠리를 즐기며 이 흐름을 더욱 고착화시켰다.

어떤 면에서 봐도 실제 실적은 별로인데 지분율에서만 앞서는 CEO들을 향해 불만을 가진 기업 이사회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몇몇 기업에서 연봉 개혁을 단행할 계획이다.

코인베이스 투자기관들에 속한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의 힘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이들은 이미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과 코인베이스의 직원 다양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기업 정책과 업무 관행을 지켜보는 감시의 눈은 전보다 날카로워질 것이다.

물론 당연한 수순이다. 모든 스타트업은 상장을 할 때 이 같은 변화를 겪는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의 경우, 특히나 더 흥미로운 질문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출처=Lo lo/Unsplash
출처=Lo lo/Unsplash

대중의 압력

물론 코인베이스는 혁신을 추구하거나 기업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수익성 높은 사업 라인을 없애는 등 기업 운영에 있어 기존 기업들보다는 더 많은 운신의 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나 세일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처럼, 코인베이스가 가진 암호화폐 자산은 변동성에 대비한 훌륭한 완충제가 됐다. 또 90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경제에서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의 암호화폐 사용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인베이스가 현재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을 이룰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급성장세를 보이는 타 기술기업들과 달리 코인베이스는 이미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코인베이스 경영진은 기업전략을 바꾸도록 요구할 수 있는 기관 주주들의 압력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또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은 기업공개(IPO)가 아닌 직상장이었기 때문에 신규 자금이 조성되지 않았고, 따라서 창립자와 초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어떠한 압력도 받지 않을 거란 말은 아니다. 지금 전 세계 이목이 코인베이스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이 장기간 하락세에 빠져 기업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암호화폐 업계의 혁신 속도가 그 어느 업계보다도 빠르다는 이유로 큰 압박에 놓여 있다(그리고 지난주 칼럼에서도 말했듯,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기업들의 혁신에 불을 붙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코인베이스의 중앙화 방식 수탁 서비스에 대안이 되는 탈중앙화 거래소들이 확장성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개선이 되면, 디파이(DeFi)의 개인정보 보호 상 이점과 부가 기능들 때문에 코인베이스는 경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코인베이스는 혁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가 아닌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사고가 필요하다.

코인베이스가 이런 도전에 맞서 뭔가를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 볼 만한 이유는 있다. 코인베이스는 지금 막대한 자금 동원력을 갖추고 있고, 기업에 이로운 것을 얻을 수 있게끔 기업운영 자금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업계 최고의 인재를 영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월가의 틀 속에서 자사의 결정을 계속해서 설명해야만 할 때,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고 유능한 암호화폐 개발자들로 이뤄진 탈중앙화된 거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상대로 경쟁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CEO들이 코로나19로 얻은 것

CEO들의 연봉 증가세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두 차트를 비교하려 한다.

첫 번째 차트는 WSJ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WSJ 데이터 분석업체 마이로그IQ[MyLogIQ]의 자료를 토대로 직접 분석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 출처=마이로그IQ
출처=월스트리트저널, 마이로그IQ

이 차트에 따르면 2011년에 잠시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 S&P 500 기업들 중 상위 300개 기업 CEO들의 연봉 중간값이 지난 10년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사실 첫해 하락한 이후 거의 배로 증가한 것인데,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7%가 추가로 올랐다.

두 번째 차트는 세인트루이스 연준 FRED 데이터베이스 자료로, 미국 경제의 주간 소득의 중간값을 분기별로 보고한 것이다(지난해 자료는 3분기까지만 가지고 있다).

통상 경제학자들은 근로자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여 실질 임금의 중간값을 나타내지만, CEO 연봉 데이터는 경상 달러(current dollars)로 집계되어 우리 역시 아래 FRED 차트에서 인플레이션 변수를 제거한 수치를 사용했다.

출처=미국 노동통계국
출처=미국 노동통계국

 

두 차트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먼저,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트럼프 정부 마지막 2년간 소폭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CEO 연봉에 비해 훨씬 느린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CEO 연봉은 2010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무려 33%나 증가했다(FRED 자료가 아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실질 증가폭은 12%였다).

또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사이 경기침체로 인해 근로자들의 임금은 하락한 반면 CEO 연봉은 증가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일반 근로자들은 부유층처럼 유동성 확대로 가치가 급등한 주식이나 기타 금융 자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소득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결정권도 당연히 없다.

임금 상승률 비교는 차치하더라도, 절대적인 임금 비례를 보라. 실은 근로자 임금의 중간값이 CEO 연봉 차트에 겹쳐 비교해보려 했지만 그 차이가 너무 심해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아 포기했다.

이 같은 극심한 임금 격차에 대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짧은 위로의 말은 보통 “시장이 그렇다”는 말이다. CEO는 중요한 자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탈중앙화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이는 월가가 미국 경제의 게이트키퍼로서 시장 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그 때문에 심각한 왜곡이 발생하며, 일관성 없는 유인책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해 자유 시장은 훼손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개인간(P2P)) 가치전송 시스템을 갖춘 암호화폐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다.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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