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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하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47화
친환경 비트코인이 미래다
2021. 03. 22 by Michael J Casey
오늘날 비트코인 채굴 활동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이 친환경, 고효율의 에너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출처=Priscilla Du Preez/Unsplash
오늘날 비트코인 채굴 활동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이 친환경, 고효율의 에너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출처=Priscilla Du Preez/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환영의 인사를 보낸다.

오늘은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만 해보려 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해시파워 증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량에 관한 논의가 다시 한 번 뜨거워졌는데, 오늘은 이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뤄보겠다.

방대하고 중요한 주제인 만큼 짧지 않은 글이 될 거다.

 

친환경 비트코인이 청정 에너지 개발에 도움될 수 있어

규제당국과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이 서로를 얼마나 싫어하든지 간에 정부도, 비트코인도 우리 삶에서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비트코인이 지구상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인 ‘지속 가능한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할 때다.

비트코인을 ‘제2의 체르노빌 사태’라고 보는 관점과 달리, 채굴자들이 저렴한 에너지를 찾아 나서게 하는 비트코인의 기본 경제원리와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효율성 증대는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장의 역학이 이미 이런 흐름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 발 빠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국가, 지역, 도시, 기업 차원에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신재생 에너지 발전시스템 전체 체계에 맞춰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도록 하는 신중한 전략인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에 있는 자유시장 순수주의자들은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에겐 정책을 기반으로 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에너지 시장은 이미 잘못된 보조금 지급과 불법 전력 사용, 비효율적인 전력망, 신재생 에너지원의 통합을 막는 지리적 요소 등으로 왜곡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채굴자들은 계속해서 수익을 추구할 것이며, 시장 왜곡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인책 없이 기후변화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다행히도 이 문제를 해결할 다양하고 스마트한 아이디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탄소 집약도는 상대적인 개념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2019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비트코인의 73%가 신재생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해서 채굴됐지만, 오늘날 비트코인 채굴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Cambridge University) 비트코인 에너지소비지수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의 총 에너지 사용량 중간 추정값은 129TWh(시간당 테라와트)로, 글로벌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0.7%를 차지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이외의 에너지원 비중이 27%인 것을 감안할 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여전히 탄소집약도가 높은 전기를 시간당 35테라와트로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이는 덴마크의 총 전력 소비량(모든 에너지원을 통틀어)을 능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소비하는 총 전력량만 가지고선 별 의미가 없다. 지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 전력망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국가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그렇게 소비한 에너지로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느냐 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서로 대안이 되는 2개의 금융 시스템 사이의 주관적 비용편익 분석에 그 답이 달려있다. 다시 말해, 희소성을 검증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을 교환하는 검열저항적인 탈중앙화 시스템, 그리고 전통적이고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에 각각 몇 kWh(시간당 킬로와트)에 해당하는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글로벌 금융부문의 총 에너지 사용량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2000만명 이상이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고, 금융업계가 계속해서 비대해져 가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컴퓨팅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물리적 조치와 사이버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다. 이 조치들 중엔 미군 병력도 포함되는데, 그 이유는 미군이 글로벌 무역을 보호함으로써 달러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과연 그만한 에너지를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런데 실제 총 에너지 소비량을 모르더라도, 그럴듯한 논리로 전통적 금융 시스템의 가치를 달러로만 측정할 경우 그 효용성이 훨씬 더 커진다고 주장할 이들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국제결제시스템 스위프트(SWIFT)의 경우 2019년 하루 평균 거래량이 6조달러에 달했고, 이는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 하루 평균 거래규모의 1000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이 훨씬 더 증대되더라도 라이트닝(Lightning)과 같은 연산 효율성이 높은 ‘레이어2’ 솔루션으로 인해 에너지 집약도는 그보다는 낮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처럼 달러를 기반으로 한 평가 방식이 비트코인의 오픈 액세스 모델에서 극복하려 하는 게이트키퍼 통제 하에 있는 전통적 금융 시스템의 외부적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서 외부적 요인이란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들과 금융 배타성, 그리고 금융 시스템의 지원을 받아 미국이 전 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서 초래되는 인적 비용 등을 말한다. 이런 외부적 요인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상대적인 에너지 가치가 달라지게 될 것이다.

출처=헬렌 예
출처=헬렌 예

선제적 정책

어느 쪽 말이 맞든 비트코인의 막대한 에너지 ‘낭비(시스템 보안 비용을 완전히 잘못 표현한 단어임)’ 문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해시레이트와 에너지 소비량 또한 증가하면서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이 늘고 있고, 이로 인해 ESG를 준수해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변화나 규제 조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내가 했듯 전통적 금융 시스템의 높은 에너지 집약도만을 강조하는 것은 화살을 남에게 돌리는 행위처럼 비춰질 수 있다. 그보다는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비트코인 중심의 에너지 거버넌스를 위해 투자자들과의 협력에 나서야 한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해야 할 일은 정책 입안가들이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에너지 부문의 도전과제와 비트코인의 역할을 시스템 전반에 걸쳐 바라보도록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상세히 설명하는 일이다.

이미 비트코인 채굴업계와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개발업체들 사이에 이런 협력 관계가 조성되고 있으며, 이 관계가 유용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 에피소드에서 채굴 인프라 기업 그리드(GRIID)의 전략 담당 부사장 해리 수독은 풍력 발전소와 소ㆍ대규모 수력 발전소, 원자력 발전소 등 발전사업자와 기타 신재생 에너지 공급업체로부터 최근 비트코인 채굴장 공동운영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독은 “모든 에너지 생산업체들이 에너지 생산량 증가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회복력을 갖출 수 있는 수익 증대 전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전력망 운영업체, 지자체가 힘을 모아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며, 여기엔 보조금 지급이나 전력구매 계약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도시와 비트코인 채굴업체 간 계약을 맺어 전력망 운영업체에서 기저부하 에너지 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최대-최저 전력 수요에 따른 비효율 문제를 경험하는 것을 해결한다면 정책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이미 레이어1(Layer1)과 같은 채굴업체들이 소비자에게 공급될 전력 확보를 위해 전력 수요가 가장 큰 피크 시간대에 채굴을 중단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낮 시간 동안 전력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전력 생산과 소비 간 차이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이 모델을 적용할 수 있겠다. 낮 시간대에 생산된 잉여 전력을 채굴업체에서 사고, 반대로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이른 저녁 시간 대에는 사용하지 않은 전기를 파는 것이다. 실제로 텍사스 주에서 태풍으로 정전 사태가 발생했을 때 채굴기업들이 사용하지 않은 전기를 전력망 운영업체에 되팔아 당시 작지만 큰 도움이 된 적이 있다.

지속 가능성을 신경 쓰는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

바로 비트코인 구매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발전을 돕는 것이다.

리얼리티쇼 “샤크 탱크(Shark Tank)”의 스타 케빈 오리어리는 좀 더 직설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코인데스크US 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몇몇 채굴업체들이 받는 채굴 보상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신중하게 비트코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가 투자한 코인이 환경친화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투자 전략이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 관련 우려가 큰 ESG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구입한 ‘친환경 비트코인’의 구매력을 다른 신재생 에너지원에 사용할 수도 있다. 노르웨이 대기업인 에이커(Aker SA)가 비트코인 투자에 올인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데는 이런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머니 배터리’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의 또 다른 초대손님인 멜텀 드미러스는 이 모든 계획을 신선한 관점에서 설명해줬다. 그는 비트코인을 일종의 ‘머니 배터리(money battery)’라 칭하며, 바람이 많이 부는 모로코의 시골 마을처럼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시골 지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디지털 화폐로 저장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 화폐를 보유한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에너지를 쉽게 보낼 수 있으며, 사실상 값비싼 송전라인을 설치하지 않고도 송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에너지가 지역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자산운용사 스톤 릿지(Stone Ridge Asset Management)의 설립자 로스 스티븐스는 지난해 보낸 주주서한에서 이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미래에 멀고 먼 외딴 지역(극빈에 시달리는 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폭포 지대를 떠올려 보라)에 위치한 정부 보조금 없이 운영되는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쉽게 접속할 수 있어 현지의 청정 에너지원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굴로 얻은 수익으로 도로와 학교, 주택까지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참 매력적인 비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이 저절로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기후변화라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에겐 정책 입안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

우리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대안금융센터(Cambridge Centre for Alternative Finance)의 비트코인 전기소비지수를 코인데스크US 버전으로 만들었다. 케임브리지 연구팀은 먼저 가장 효율성이 높은 채굴기와 효율성이 낮은 채굴기의 1해시당 소비 전력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총 해시레이트로 곱해 각각 하한 추정값과 상한 추정값을 계산했다. 그 다음 이 둘 사이의 중앙값에 해당하는 중간 추정값을 구했다.

출처=슈아이 하오/코인데스크
출처=슈아이 하오/코인데스크,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기소비지수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를 나타내는 중간 추정값은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적으로 서서히 증가했는데, 이는 주문형반도체(ASIC) 칩 덕분에 훨씬 빠른 속도로 해시함수를 계산할 수 있게 되는 등 채굴기의 에너지 효율성이 점차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채굴활동 규모 자체가 그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모두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채굴활동에 뛰어든 업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도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효율성이 가장 낮은 채굴기가 사용된다고 가정한 상한 추정값이 보이는 높은 변동성이다(하한 추정값은 효율성이 가장 높은 3가지 종류의 채굴기로만 네트워크가 운영된다고 가정한다). 상한 추정값 그래프가 가파르게 치솟는 시기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2017년과 2019년 중반부터 2020년 3월까지, 그리고 최근 4개월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량은 443TWh로, 프랑스가 2019년 한 해 동안 소비했던 총 전력량에 비해 불과 6TWh 모자란 수치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채굴업체들이 채굴기를 더 많이 가동시켜 해시레이트가 급등했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식 채굴기에만 의존해 채굴을 하려다 보면 막대한 에너지 손실로 이어질 것이란 걸 뜻한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채굴업체들이 효율성이 높은 최신 기기로 채굴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환경에선 네트워크 효율성이 평소보다 더 떨어질 것이고, 총 에너지 소비량이 중간 추정값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는 게 좋다(프랑스(449TWh)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탈리아(242TWh)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수익이 늘면 채굴업체들은 효율성이 낮은 오래된 ASIC 채굴기로 해시력을 높여 비트코인 보상을 얻으려 한다. 채굴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트메인(Bitmain), 카난(Canaan) 등 유수 ASIC 칩 제조사들의 공급이 지연될 경우 많은 업체에서 구식 채굴기를 더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은 비트코인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자연스레 탄소 발자국이 늘 것이란 거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는 비트코인의 에너지원을 신재생 에너지로 돌려야만 한다.

영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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