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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톺아보기
후오비코리아, 문제 풀어야 ETP토큰 매수 가능 고팍스, 고객이 직접 '동의합니다' 입력해야
[거래소 톺아보기] ③국내 '레버리지 토큰' 투자자 보호장치 살펴보니
2021. 02. 13 by 함지현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레버리지 효과(차입금 등 타인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파생상품인 상장지수상품(ETP, exchange traded product) 열풍이 이를 입증한다.

적은 증거금으로도 수익을 크게 낼 수 있어서다. 특히 인버스ETF(기초지수 수익률을 역추적하는 상품)에 투자하면 추종 지수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어 대표적 하락장 방어 수단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암호화폐 파생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금융위원회가 2017년 12월 ‘BTC(비트코인) 선물’ 등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거래소들이 우회 전략을 택했다. 직접 ETF를 판매하는 대신 레버리지 성격을 갖춘 토큰을 상장한 것이다.

ETF(ETP) 토큰, 헷지 토큰 등은 다른 암호화폐처럼 거래소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레버리지 성격이 있어서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변동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최근 ETF를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숙려기간(2일 이상)을 두게 했다. 실제로 금융사는 고객 투자 성향 평가에서 초고위험 성향으로 분류되거나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있는 고객에게만 ETF 투자를 권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거래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후오비코리아와 고팍스의 레버리지 토큰 투자자 보호 장치를 살펴봤다.

후오비코리아 ETP토큰 구매 전 거쳐야하는 문제. 출처=함지현/코인데스크코리아
후오비코리아 ETP토큰 관련 문제. 출처=함지현/코인데스크코리아

후오비코리아, 문제풀이로 설명 유도

우선 후오비코리아의 ETH*(-1) 토큰을 구매했다. 이더리움의 24시간 가격 변동성을 역으로 추종하는 암호화폐로, 후오비글로벌 USDT(테더) 마켓의 이더리움 가격이 1% 떨어질 때마다 토큰의 순자산가치(NAV)가 1%씩 상승한다. 거래 수수료율은 일반 암호화폐와 동일하게 0.1%다.

후오비코리아 테더 마켓에서 ETH*(-1) 토큰 매수 버튼을 눌렀다. '회원님의 이해도를 돕기 위해 거래 전 ETP 토큰 소개를 확인하고 테스트를 진행해달라'는 알림이 떴다. 'ETP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마음으로 화면을 넘겼다.

BTC*(-1) ETP 토큰의 개념을 묻는 1번 문제는 간단히 맞혔다.

이제 2번 문제. ETP 토큰과 선물의 차이점이 나왔다. 기존 ETF와 달리 ETP 토큰은 만기일과 청산 위험이 없어 현물 거래 성격이 강하다. 3번 문제부터 슬슬 헷갈리기 시작했다.

다음 문제로 넘어가려면 정답을 눌러야만 했다. 투자자가 선택지를 꼼꼼히 읽어볼 수 있게 하는 장치였다. 결국 상품 설명 상세보기를 누른 후 3번 문제를 다시 풀기로 했다. 

ETP토큰 설명이 정확하지 않은 것을 묻는 3번 문제의 답은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게 적합하다’였다. 가격변동성이 클 경우 재조정(리밸런싱)이 발생하는데, 이때 운용 및 관리 목적의 수수료가 순자산가치에서 차감되기 때문이다. 해당 설명을 통해 4번 문제도 풀 수 있었다.

5번은 한국어로 된 상세설명을 읽고서도 풀 수가 없었다. 리밸런싱 조정 규정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지 않아서였다. 파생상품을 아예 모르는 투자자를 걸러내려는 목적인 듯했다. 그러나 문제를 위한 문제를 낸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고팍스 ETH 불 토큰 구매 시 투자자 확인서. 출처=고팍스 화면 캡처
고팍스 ETH 불 토큰 구매 시 투자자 확인서. 출처=고팍스 화면 캡처

고팍스, 공지사항으로 안내 

이번에는 고팍스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홈페이지 대문 상단에 불(BULL), 베어(BEAR) 토큰 배너가 크게 걸려 있었다. 2020년 6월 첫 공지를 올린 이후 지난달 19일 가격 산정 기준 부분을 업데이트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불·베어 토큰을 모르는 채로 투자하는 고객이 없도록 출시된 지 꽤 된 상품임에도 홈페이지 대문에 관련 공지사항을 띄우고 있다"며 "문제 되는 부분이 없도록 공지사항을 자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고팍스 프로 마켓에 상장된 불·베어 토큰은 각각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의 3배와 -3배를 따라간다. 후오비코리아 ETP 토큰보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편이다.

고팍스는 불·베어 토큰 모집요강 원문과 국문 축약본, 간이설명서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고팍스에 상장된 토큰 외 전체 레버리지 토큰의 변동성을 볼 수 있는 사이트 링크도 첨부했다.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더리움 불(BULL) 토큰 매수를 누르자 '투자 확인서' 알림이 떴다. '공지사항의 모집요강을 읽고 토큰 수익률 구조, 위험도 등을 숙지했으며 투자에 따른 결과는 본인이 감수할 것'이라는 문구가 떴다. 하단 빈칸에 '동의합니다'를 입력해야, 확인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증권사나 개인간 거래(P2P) 플랫폼에서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 투자 시 거쳐야 하는 절차와 동일했다.

출처=Skitterphoto/Pexels
출처=Skitterphoto/Pexels

암호화폐 거래소의 레버리지 토큰 판매 시 투자자 안내를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 한국에서 암호화폐(가상자산)는 금융상품에 속하지 않아, 파생상품에 대한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후오비코리아와 고팍스는 자체적으로 투자자들이 상품에 대해 인지하고 투자하는 장치를 마련해뒀다. 다만 암호화폐 투자도 금융상품 투자처럼 고도화되는 만큼, 증권사처럼 고객 성향 평가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외국 거래소의 투자자 보호 장치는 더 미흡한 편이다. 한국인도 많이 사용하는 FTX는 ‘고위험 상품이니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구를 띄웠으나 ‘이해했다’는 버튼 클릭으로 모든 절차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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