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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톺아보기
예치는 법적 위험성 있어…"거래소가 직접하긴 어려워"
[거래소 톺아보기] ①스테이킹과 예치, 차이는?
2021. 01. 26 by 함지현
빗썸은 부가서비스 탭에서 예치와 스테이킹을 별도 상품으로 안내하고 있다. 출처=빗썸 홈페이지 캡처
빗썸은 부가서비스 탭에서 예치와 스테이킹을 별도 상품으로 안내하고 있다. 출처=빗썸 홈페이지 캡처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지난해부터 여러 예치와 스테이킹(Staking)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은행 예금처럼 암호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통상 예치는 기간이 정해져있고 이율이 정액인 반면, 스테이킹은 대체로 변동 이율이며 자산을 넣고 빼는 것이 자유롭다.

그간 국내 암호화폐 상품은 현물 거래에 한정돼 있었다. 이에 거래소도 고객 선택지를 늘리는 데 나섰다. 현재 빗썸,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지닥 등이 예치 또는 스테이킹을 취급하고 있다.

예치와 스테이킹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언론 보도 등에서는 혼용되지만 업계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고 있다. 이자가 순수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지가 관건이다. 예치 상품의 이자는 예치 서비스 사업자가 대차 혹은 차익 거래를 통해 이자를 충당한다. 

반면, 스테이킹 이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고객이 암호화폐를 맡긴 대가로 지급한다. 스테이킹은 지분증명(PoS) 혹은 위임지분증명(DPoS) 합의 알고리즘에서만 작동한다. 기존 이더리움에는 스테이킹이 없지만 이더리움 2.0에는 스테이킹이 존재하는 이유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스테이킹, 예치 상품.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제작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스테이킹, 예치 상품.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제작

 

예치 상품

예치 상품의 대표 주자로는 빗썸이 있다.

빗썸은 현재 넥서스지, 오토드래곤, 블록워터테크놀로지, 볼트러스트 등을 통해 예치 상품을 제공한다. 빗썸에 입점한 업체가 취급하는 상품이다. 여기서 빗썸은 중개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한다. 2020년 4월 1차를 선보인 이후 24차까지 진행하고 있다.

차수별로 예치 가능한 상품이 다르다. 같은 넥서스지 상품이지만 24차는 BTC(비트코인), ETH(이더리움)만을, 19차는 BTC, ETH, XRP(리플), EOS(이오스), TRX(트론)을 취급한다.

빗썸 예치 상품. 출처=빗썸 웹사이트 캡처
빗썸 예치 상품. 출처=빗썸 웹사이트 캡처

빗썸에 입점 중인 한 사업자는 예치받은 고객 자산을 다른 업체 트레이딩 팀에 대차한다. 트레이딩 팀이 낸 수익으로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이 트레이딩은 빗썸 내에서만 이뤄져 고객 자산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만약 손실이 나면 예치 사업자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 공시한 연 7%의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이 업체는 고객 예치 자산의 20% 상당의 암호화폐를 별도의 예치 자산으로 보유한다.

또 다른 업체는 내부 트레이딩 팀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를 충당한다.

업비트에는 예치 상품이 없다. 다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자회사 DXM이 ‘트리니토’를 선보인 바 있다. 트리니토는 암호화폐 예대차 서비스로 고객이 맡긴 암호화폐를 다른 고객이 빌려가는 구조로, 개인간(P2P) 금융과 구조가 비슷하다. 메이커다오의 DAI(다이) 토큰 등을 지원했으나 공급과 수요간 불균형 문제로 2020년 말 서비스를 종료했다.

고팍스도 2020년 12월 미국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소속 장외거래 전문기업 제네시스(Genesis)와 제휴를 맺고 ‘고파이(GOFi)’를 출시했다. 고팍스도 제휴사를 통해서만 예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테이킹 상품

예치에서는 거래소 혹은 예치 사업자가 직접 상품을 판매한다. 이와 달리 스테이킹은 거래소가 중개인 역할을 한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하기엔 높은 장벽을 낮춰주는 것이다.

빗썸 스테이킹 상품. 출처=빗썸 웹사이트 캡처
빗썸 스테이킹 상품. 출처=빗썸 웹사이트 캡처

예를 들어 이더리움2.0 스테이킹에 참여하려면 32ETH(이더리움)가 필요하다. 이는 약 5000만원(25일 오후 4시30분 기준 업비트 ETH 가격은 156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더리움은 2.0 업데이트를 통해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한다. 이때 32ETH를 스테이킹한 사용자는 ‘검증자(Validator)’로서의 지위를 부여받고 보상을 받을 예정이다.

대신 빗썸의 1회차 이더리움2.0 스테이킹에서는 최소 0.1ETH(15만원)만 투자하면 된다. 빗썸이 총 640ETH를 모집한 후, 이와 가치가 1대 1로 상응하는 BETH(비콘체인이더리움)을 받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빗썸 이더리움2.0 스테이킹 상품. 출처=빗썸 웹사이트 캡처
빗썸 이더리움2.0 스테이킹 상품. 출처=빗썸 웹사이트 캡처

 

이더리움2.0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의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다.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등이 스테이킹을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킹은 예치 상품과 달리 연 이율을 고정적으로 명시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정책이나 블록 생성 현황 등에 따라 보상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회원 대상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정책에 따라 에어드롭을 지급한다.

빗썸 스테이킹은 매일 00시00분(스냅샷 시점) 기준 IOST, IPX 등의 보유량에 상품별 일 이율을 곱해 보상을 산출한다. 예를 들어, 1월1일에 서비스에 동의했으면 1월2일부터 보상 지급 대상이 적용된다. 1월3일에는 2일과 3일의 스냅샷을 비교해, 둘 중 더 적은 수량 기준으로 이틀 동안의 일일 보상을 제공한다.

코인원은 '코인원 플러스'를 통해 세종류의 스테이킹 상품(락업, 데일리, 스테이킹)을 제공한다. 출처=코인원 홈페이지 캡처
코인원은 '코인원 플러스'를 통해 세종류의 스테이킹 상품(락업, 데일리, 스테이킹)을 제공한다. 출처=코인원 홈페이지 캡처

코인원은 ‘코인원 플러스’에서 락업과 데일리, 스테이킹을 선보였다. 세 상품 모두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반한 스테이킹이다.

이 중 락업은 중도 취소가 불가능하고 참여 기간 동안 입출금이 불가능하다. 정해진 기간에만 참여 가능하다. 락업처럼 스테이킹도 해당 기간 동안 입출금을 할 수 없다. 중도 취소는 가능하지만 수수료가 발생한다. 데일리는 입출금이 자유롭다. 매일 보상을 주는 점도 특징이다.

업비트는 빗썸, 코인원과 달리 DXM에 서비스를 위탁하고 있다. 이달 8일부로 베타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업권법 공백…”해도 돼? 판단 어려워”

예치 상품과 스테이킹 자체에 법 위반 위험성이 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스테이킹의 경우 비교할 만한 금융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예치나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자가 ‘수익 보장’ 혹은 ‘연 00% 보장’ 등의 문구를 내걸었을 경우 ‘유사수신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

‘자산운용’이라는 표현을 쓸 경우에도 문제 소지가 있다. 자산운용을 하기 위해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의거,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예치 서비스 제공업체가 ‘예치’ 혹은 ‘예대차’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직접 예치 상품을 판매하는 건 위험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법안은 없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은채 불특정 다수로부터 암호화폐를 유치하고, 이를 운용해 수익을 배분하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금융감독원은 한·중 합작 거래소 지닉스의 ‘ZXG 크립토펀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이런 규제에 걸리지 않기 위해 거래소는 다른 사업자를 통해서 예치 상품을 취급한다. 또한 고객 자산을 예치하는 업체와 그 자산을 굴리는 업체가 다른 경우도 상당수다. 내부 트레이딩 팀이 담당하는 경우에도 현물 거래를 통해서만 이자를 발생시킨다. ZXG 크립토 펀드에 공모된 암호화폐가 ICO(암호화폐공개)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바람에 금융당국에서 이를 ‘펀드’로 취급한 것과는 구분된다. 

암호화폐와 산업을 규정하는 가상자산업권법이 없어 불법 여부 판단이 어렵다. 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오는 3월25일 시행되는 만큼 거래소 입장에서 새로운 상품을 취급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스테이킹만 취급하는 거래소도 상당수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암호화폐가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기 이전까지는 상품 판매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위원회가 2017년 암호화폐를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만큼, 당장의 규제가 없더라도 거래소가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디파이(DeFi)가 추세인 현 상황에서 예치나 스테이킹을 아예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스테이킹 데이터 제공업체 스테이킹리워드닷컴에 따르면 25일 기준 스테이킹된 암호화폐 가치는 약 2524억5400만달러(약 278조3305억원)에 달한다. 이런 흐름에 맞춰 거래량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USDC(유에스디코인), USDT(테더) 고정 예치 상품을 출시했다.

예치 서비스 사업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규제 문턱이 높은데 현재는 업권법이 없는 만큼 자본시장법, 대부업법 등에 근간해 법률 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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