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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하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39-1화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2021. 01. 24 by Michael J Casey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꾸고, 1930년대와 같은 공황을 피해야 한다. 여기에 디지털 화폐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꾸고, 1930년대와 같은 공황을 피해야 한다. 여기에 디지털 화폐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틀이 지난 시점에 칼럼을 쓴다.

신임 대통령은 이미 여러 행정 명령에 서명했고, 내각과 각 부처 후보자들을 임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흔적을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뚜렷한 의지가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 곳곳에서 읽힌다.

쉴라 워렌과 나는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에 미국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크리스틴 스미스 회장과 디지털 상공회의소(Digital Chamber of Commerce)의 에이미 킴을 초대해, 신임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의 규제가 어떻게 될지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주 에피소드를 청취해 보시길.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번 주 칼럼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로 시작하겠다.

 

바이든은 새로운 돈의 세계에 대한 준비가 됐는가?

바이든 대통령님,

멋진 취임식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감동적인 연설과 시 낭송,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통해 뚜렷한 목적의식과 희망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취임을 축하하는 행사는 모두 끝이 났고, 이젠 진짜 일을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먼저, 당면한 과제들이 어느 하나 만만치 않습니다.

  •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 40만8000명
  • 실업자 수: 1000만명
  • 재정 적자: 3조3000억달러
  •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 98.2%

이 중 처음 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나머지 두 현안은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더욱이 이 목록은 과도하게 단순화된 항목들입니다. 문제는 미국 정부의 대차대조표 자체가 아니라, 글로벌 상황입니다.

2020년 11월,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전 세계 공공 부채 규모가 연말까지 277조달러, 즉 전 세계 GDP의 365%에 달하리란 전망을 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지난 3분기 총 공공 부채가 GDP의 432%나 됐습니다.

현재 당면한 과제는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 수치들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1930년도에 경험했던 것과 같은 전 지구적인 공황을 맞지 않는 일일 겁니다.

재정 적자와 관련해, 긴축이 답이라고 말하는 매파들의 말은 무시하십시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대중에게, 은행가들과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구제하는 비용을 대라고 할 순 없습니다. 지난 6일 발생한 의회 난입 폭력 사태보다 훨씬 큰 규모의 시위를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현재 적자를 해결할 만한 수준으로 경제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공동으로 부채 화폐화(debt monetization)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빚을 중앙은행이 떠안는 거죠.

이는 우리가 직면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더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돼버린 미국 달러 주도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화폐를 둘러싼 시스템을 다시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협력이 필요해

왜 꼭 국제적 해결책이어야 하냐고 물으신다면, 일방적 해결책이 가져올 결과를 먼저 예측해 보겠습니다.

  • 연방준비제도(Fed)가 현대통화이론(MMT)을 자유롭게 실행
  •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의 확대는 명목 세수의 증가를 의미
  • 고정 가치 부채의 상환이 쉬워짐
  • 한편 유로, 파운드, 위안화, 엔화 대비 미 달러 환율은 현저히 떨어짐
  • 낮은 수출품 가격과 비싼 수입품 가격으로 미국 생산이 증가함
  • 미국 기업들의 엄청난 고용 확대

좋은 시나리오인 것 같지 않습니까? 이 경우, 인플레이션 비용을 사실상 다른 나라에 전가하는 셈이 됩니다.

문제는 주요 경제국들이 정반대 상황에 놓여 있을 때만 이 시나리오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즉, 경제가 매우 탄탄하고, 화폐 가치가 매우 저평가돼 있으며, 정부 부채 역시 잘 관리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이처럼 일방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다른 국가들은 즉시 자국 통화 가치를 역으로 절하하려 할 테고, 이는 엄청난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겁니다. 1933년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Act)이 촉발한 최악의 화폐 전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특히나 지금 같은 경우, 화폐화는 공동의 해결책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화폐화를 단행하게 되면, 아래 도표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먼저 각국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는 지금보다 훨씬 규모가 커집니다. 하지만 이번엔 각국 중앙은행이 국채를 직접 매입하겠죠.

정부는 매각 자금으로 채권을 상환하겠지만, 화폐 공급량이 넘쳐날 테니 이전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게 문제입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가격 조정일지, 지속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심화하지가 중대한 문제가 될 것이며, 정부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 국가마다 양상이 조금씩 달라질 겁니다.

하지만 채권자들 손에 있던 돈이 일회성으로 예금자들 손으로 흘러 들어가든, 아니면 모두에게 해를 입히는 지속적인 붕괴로 이어지든 늘어난 달러, 유로, 옌, 위안화는 어디로든 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모든 통화의 공급량이 동시다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금이나 부동산, 비트코인 같은 희소성 있는 자산을 찾아 나설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안을 하나 드리자면, 현재 비트코인(BTC) 가격이 1월 초 최고점 대비 많이 떨어졌지만, 12월부터 이어져 온 상승장을 보면 이 시나리오가 실제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유용한 척도이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시하시길 바랍니다.)

마크 카니 전 잉글랜드은행 총재. 출처=게티이미지
마크 카니 전 잉글랜드은행 총재. 출처=게티이미지

 

새로운 시스템

인플레이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공동으로 통화 정책을 시행하는 데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모든 통화는 똑같지 않기 때문에 공통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자산과 부채를 표기하는 화폐로 사용되는 달러에 대한 규칙이 각기 다릅니다.

이로 인해 미국인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미국 말고 다른 나라들에도 사실상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port) 역할을 해야 하는 연준으로선 일관성 없는 유인책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우리는 2020년 3월 이런 현상을 겪었습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멈춰 섰을 때, 각국 은행들은 채무 상환을 위해 필요한 달러를 구하려 모두 혈안이 됐습니다. 이에 연준은 전례 없는 규모의 자산을 매입해 은행 보유고를 늘리고, 국제 스왑 라인을 조성해 수조 달러의 자금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외 국가들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게 된다면 어떻게 됩니까? 미국은 달러 약세를 바라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달러 강세를 바란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엇갈린 이해관계가 글로벌 경제에서 불균형을 낳았으며, 많은 경제학자는 이런 불균형이 한계점에 임박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고위급 민간 리서치 포럼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fficial Monetary and Financial Institutions Forum, OMFIF)의 윌렘 미델쿱과 데이빗 마쉬는 이번 주 미국과 중국에 “통화 실패(monetary breakdown)”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으면, 공동의 디지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들은 잉글랜드은행 마크 카니 전 총재가 제안한 국제통화기금(IMF) 주도의 디지털 국제 준비통화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니 전 총재는 이처럼 달러의 대안이 될 통화를 ‘합성 패권 통화(synthetic hegemonic currency)’라고 칭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자간 통화가 좋은 해법이 될까요? 아니면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와 비트코인 같은 다른 디지털자산 간의 탈중앙화된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면서,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프로토콜로 옮기는 것이 나을까요?

후자의 경우, 프로그램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인해 낮은 비용으로 환율 헤징을 할 수 있어, 매개가 되는 준비 통화가 없어도 됩니다.

제가 드리려는 말씀은 지금은 미국의 힘이 막강해 보이지만, 달러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디지털 대안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니, 미국 정부와 월가, 실리콘 밸리는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암호화폐에 정통한 인사들을 규제 당국의 수장으로 임명하시려 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모두 위에서 언급한 중요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변화는 그 규모가 엄청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도력과 대담한 비전,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물선형 통화 확대 정책

이번 주 칼럼의 주제와 걸맞게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려 한다.

코인데스크의 다마닉 단테스와 슈아이 하오가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FRED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만든 아래 도표는 지난 15년 동안(특히 2020년) 세계 5대 중앙은행이 실시한 통화 확대 정책을 한눈에 잘 보여준다.

이들이 부채 상환과 코로나19 여파 해결을 고심하게 되면서 앞으로 그래프의 기울기는 더욱더 가팔라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많은 비트코인 열성 지지자들이 이번 주 가격 급락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이유다.

세계 5대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세계 5대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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