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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콘 2020
[이드콘2020 인터뷰②] 김민수 NFT뱅크 대표
내 NFT 적정가격? NFT뱅크가 뽑아준다
2020. 12. 14 by 정인선 기자

부동산처럼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자산의 가치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동네 공인중개사 사무소 창문에 붙은 비슷한 조건의 다른 매물 가격을 살피면 된다. 최근엔 '네이버부동산', '호갱노노' 등 서비스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대체불가능토큰(NFT)에도 가격을 분석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그라운드X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출신 김민수씨가 개발한 NFT뱅크다. 그는 NFT에도 비슷한 매물과의 비교를 통해 적정 판매가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고 NFT뱅크를 만들었다. 모두가 대체로 동의할 수 있는 가격이 매겨지면 거래 성사 가능성이 올라간다. 유동성이 높아진단 얘기다. 높은 유동성은 NFT가 대체 투자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 조건 중 하나다. 

오는 19일 이드콘2020에서 'NFT 금융: NFT와 디파이의 융합'을 주제로 발표하는 김민수 씨를 미리 만났다. 

김민수 씨는 지난해 5월 그라운드X 소속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이드콘2019 무대에 섰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김민수 씨는 지난해 5월 그라운드X 소속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이드콘2019 무대에 섰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작년 이드콘에선 그라운드X 소속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무대에 섰는데, 그사이 퇴사 하고 창업 한 계기가 궁금하다.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 활용 사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중 이용자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갖고 그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에 주목했다. '증명 가능한 소유권 개념'에  데이터가 엮이면 디파이와 같은 이더리움 생태계 내 다른 요소들과 레고처럼 연결할 여지가 많겠다 싶었다.

실제로 들여다보니 얼리어답터들이 이미 시장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시장이 커가는 속도는 생각보다 더뎠다. 사람들이 슬슬 NFT를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긴 했지만, 정작 거래가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은 병목 현상이 있었다. 

 

―병목 현상?

=현재 이용자들이 NFT를 현금화하려 하면 여러 단계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아직 메타마스크같은 지갑들에 NFT는 '퍼스트 클래스 시티즌'이 아니다. 총 자산액을 보여주는 ERC-20 펀저블 토큰과 달리 NFT는 보유 개수만 알 수 있다. 그래서 보유 NFT 자산의 현재 가치를 파악하려면, 개별 NFT를 언제, 몇 이더에 샀는지, 당시 이더 가치는 얼마였는지 등을 이용자가 직접 계산해야 한다.

그런데 NFT 소유한 사람들이 적으면 두세 개에서 많으면 몇백 개씩을 갖고 있다. 내가 과거에 NFT를 몇 이더에 샀고 당시 이더 가치가 얼마였는지 파악하려면 이더스캔과 코인마켓캡에서 스크롤을 엄청나게 내려야 해 매우 불편하다.

또 시장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도 크다. 지금 사람들이 NFT를 팔려면 오픈시(OpenSea)와 같은 마켓에 매물을 올려야 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해 이를 구매한다. 

그런데 적당한 가격에 대한 공통의 합의가 없다 보니 마찰도 크고 거래 성사율이 2.5% 정도에 그친다. 매물이 50개 올라오면 그중 하나 정도가 팔린다는 소리다.

 

―그래서 만든 NFT뱅크는 어떤 서비스인가?

=우선 이용자가 메타마스크와 포트매틱 등 암호화폐 지갑이나 이메일 주소·디스코드 아이디를 연동하면, 우리가 이용자의 NFT 관련 활동 기록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모두 끌어온다.

그러면 그동안 얼마만큼의 돈(암호화폐)을 NFT에 투자했는지, NFT 투자 수익률(ROI)은 얼마인지, 현재 보유한 자산의 예측 시가가 얼마인지 등을 대시보드에서 한눈에 보여준다. 

NFT뱅크를 통해 NFT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쉽게 확인·관리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NFT뱅크를 통해 NFT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쉽게 확인·관리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NFT뱅크를 통해 NFT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쉽게 확인·관리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NFT뱅크를 통해 NFT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쉽게 확인·관리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자산 가치를 이더 단위로 사고하는 게 익숙한 '크립토 네이티브' 이용자들은 이더로, 그렇지 않은 이용자들은 달러 등 법정통화로 환산해 현재 보유한 NFT 자산의 총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NFT뱅크는 NFT의 취득부터 관리, 이윤 창출까지 이용자의 NFT 금융 여정 전 과정을 돕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말하자면 NFT를 위한 뱅크샐러드다. 

 

―NFT를 위한 뱅크샐러드?

=어떤 댑에서 NFT를 취득할지부터, 취득한 NFT를 언제 얼마에 내놓아야 가장 잘 팔릴지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안한다. 적정가 책정 알고리듬 견고화에 특히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익스플로러' 탭에선 댑별로 유저 수 증가 추이나 NFT 거래 현황과 같은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와 함께, 평가절하된 매물을 보여 준다.

 

―평가절하됐다는 건 곧 샀을 때 그만큼 수익 실현 기회가 많다는 의미인가? 

=맞다. 우리 알고리듬이 예측한 적정가는 이만큼인데, 그에 비해 너무 낮은 가격에 나왔으니 지금 사서 더 비싼 값에 팔면 이득이란 뜻이다. 이렇게 취득한 NFT들을 '포트폴리오' 탭에서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알고리듬이 추천한 좋은 매물을 사면, 그다음은?

=곧 출시될 '셀러허브' 탭에서 클릭 한 번으로 자산을 가장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지금 이 정도 가격에 올리면 몇 퍼센트 확률로 팔릴 거다"라고 판단해 알려준다. 또 실제로 팔릴 때까지 마켓플레이스에 노출한다.

한편으로 NFT 보유자들을 보면 수익률이 좋은 다른 이용자들의 포트폴리오와 투자 동향을 참고하고 싶다는 수요가 많다. 그래서 '팔로우' 기능을 넣었다. 

나와 같은 게임을 좋아하거나, 투자 성향이 비슷한 이용자 중 성과가 좋은 이용자를 팔로우하라고 추천해 준다. 팔로우해 둔 이가 새로운 NFT를 취득하거나 팔아서 이윤을 내면, 나에게도 알람이 온다. 그러면 이를 참고해 나도 비슷하게 투자를 해볼 수 있다. 

 

―자신의 투자 동향을 알리기 싫은 사람들도 있을 텐데?

=포트폴리오 노출을 꺼리는 이용자를 위해서는 '고스트 모드'를 만들었다.

 

―고스트 모드를 안 쓰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NFT뱅크 생태계엔 더 이로운 것 아닌가? 투자 동향 공개의 인센티브가 있나?

=커뮤니티에 자신이 실제로 투자한 성과와 유익한 정보 등을 꾸준히 공유해 이름을 날리면, 일종의 '애널리스트'로 클 수 있다. 그러면 고스트 모드를 설정한 뒤 수수료를 낸 사람만 포트폴리오를 열람하도록 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내 투자 성과와 포트폴리오가 그 자체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거다. 

팔로우 기능과 고스트 모드 기능을 활용하면 그동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팔로우 기능과 고스트 모드 기능을 활용하면 그동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팔로우 기능과 고스트 모드 기능을 활용하면 그동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팔로우 기능과 고스트 모드 기능을 활용하면 그동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출처=NFT뱅크

실제로 요즘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형태의 사모펀드 같은 것들이 많이 나온다. 스마트계약 안에 NFT를 담고, 그 NFT를 기초자산 삼아 ERC-20 토큰을 발행해 그걸 거래소에 상장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완전히 ETF 같은 형태가 되는 거다.

일반 투자자들이 비싼 NFT를 직접 사기엔 부담되더라도, 이런 펀드에서 나온 토큰을 구매하면 NFT 간접 소유가 가능해진다.

NFT뱅크에선 우선 NFT를 담보로 이더리움을 대출해 주는 상품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정 댑의 가치를 높게 사, 그 댑의 NFT를 장기 소유하길 원하지만, NFT를 레버리지 삼아 더 큰 투자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NFT뱅크의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NFT 자산 시가를 계산하고, 이 시가의 일정 비율을 LTV(담보인정비율)로 설정한다. 그러면 이 자산을 담보로 암호화폐를 빌려줄 사람들이 들어와 대출해 준다. 암호화폐를 빌려준 사람은 이자를 받아 가고, 암호화폐를 빌린 사람은 이를 활용해 또 다른 NFT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 자산 토큰화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처럼, NFT 시장에도 디파이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건가?

=맞다. 우리에겐 NFT가 곧 금융의 기초 자산이자 대체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게 될 거라는 전제가 있다. 지금 NFT에 묶인 자산 가치가 약 3천억 원가량 된다. 이 중 실제 거래가 일어난 건 1500억 원 정도다. 

어떻게 하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NFT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게 할지, 그리고 잠자고 있는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투자 가치를 만들어낼지, 두 측면에 대한 고민을 풀어 주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싶다. 

 

―작년 이드콘에서 처음 만났을 땐 데이터 분석 전문가라고만 생각했다. 금융에도 원래 관심이 많았나?

=어릴 때부터 금융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손을 떼더라도 유기적으로 계속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흥미로웠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혼자서 금융공학과 통계학을 계속 공부했다. 

그런데 책에서 본 금융공학 공식을 직접 테스트해 보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어느 날 기숙사 룸메이트에게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니, 파이선 코드로 구현 가능하다면서 바로 코드를 짜더라. 그때 컴퓨터공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돼 전공하게 됐고,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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