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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콘 2020
[이드콘2020 인터뷰①] 준비위원회 류영훈·임완섭·박재민
이드콘 준비위: 한국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람들
2020. 12. 05 by 정인선 기자
이드콘2020 준비위원들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이드콘2020 준비위원들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지난 2년여간 블록체인을 취재하며 수많은 블록체인 행사에 다녔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비슷한 행사들 가운데 올해 유독 기다려진 행사가 있다. 지난해 처음 열린 한국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비영리 콘퍼런스 이드콘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흥미가 조금 떨어져 가고 있던 때에, 이더리움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준비위원 및 연사들을 이드콘을 통해 만났다. 덕분에 새로운 자극을 듬뿍 받았고, 아직 '탈블'하지 않았다. 올해도 이드콘이 특별히 기다려진 이유다.

그런데 5월이 돼도 소식이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뉴욕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컨센서스'마저 온라인으로 전환된 마당이니, 자원봉사자들이 돈 한푼 받지 않고 마련하는 행사가 제 때 열리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해도, 1년 전과 비교하면 국내 블록체인 커뮤니티 규모도 크게 축소된 게 사실이다.

'지난해 행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나보다' 생각하던 즈음, 페이스북에 공고가 올라왔다.

"이드콘2020 준비위원을 모집합니다." 

그로부터 한달여 뒤인 지난달 24일, 지난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와 올해 준비위원장을 맡은 류영훈 노더 설립자, 준비위원에 새로 합류한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 세 사람과 마주 앉았다. 

류영훈 준비위원장은 짐작대로 "코로나19와 커뮤니티 축소 영향으로 행사가 지연된 측면이 어느 정도 있다"며, 그럼에도 해가 가기 전에 이드콘2020을 열게 된 데에는 이더리움 재단의 '물심양면' 지원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그렇지 않아도  5월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준비위원들이 모인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올해는 어떻게 되는 거냐'는 얘기가 나왔다. 준비위원들 상황이 다들 지난해와 달라져서 누구 하나 중심을 잡고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10월에 이더리움 재단에서 '우리가 지원해 줄 테니 올해도 행사를 여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물어 왔다. 그 덕에 늦게나마 준비위원을 모아 행사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해 이드콘에서 온더, 해치랩스, 이드리서치한국 등에 약 2500만원 상당의 보조금(grant)을 수여했다. '자생적 커뮤니티 발전' 원칙을 깨지 않으면서도, 이드콘이 한국 이더리움 생태계 발전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돕는 나름의 방식이었다.

재단은 올해 준비위원들의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드콘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류 준비위원장은 "참가자들의 기여도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갖고 가려면 자원봉사 형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신 온라인 콘퍼런스 운영비와 해커톤 상금으로 재단의 기부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른 기업, 개인 등의 기부금 또한 마찬가지 용도로 쓰인다.

이드콘2020은 이런 사람들이 준비하고 있다. 출처=이드콘2020 공식 홈페이지
이드콘2020은 이런 사람들이 준비하고 있다. 출처=이드콘2020 공식 홈페이지

준비위원을 모집한 결과, 지난해에 참여한 이들 중 류영훈과 임완섭, 장진호 세 명을 빼곤 모두 '물갈이'가 됐다. 임완섭 개발자는 "동아리도 그렇지만 커뮤니티가 '고인 물'로만 채워져선 안 된다"면서 "지난해부터 목표가 딱 3년 하고 물러나기였는데, 목표에 맞게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인 물로 가득한 블록체인 커뮤니티에 '새 물'을 채워 넣는 건 이드콘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다.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운 해커톤은 그래서 중요하다. 개발자 임완섭씨는 "최대한 대학생들로 '예비 군대'를 만들어서 고인물을 격파하는 게 마음 속 미션"이라고 말했다.

암호학과 이더리움의 원리, 영지식증명, 스마트 계약 구성법, 롤업 등 최신 연구 사례를 임 씨가 직접 교육할 예정이다. 임 개발자 외에도 남두완 메이커다오 한국 대표, 김지윤 DSRV Labs 대표, 이영인 체인링크 한국 매니저, 하시은 논스 대표 등이 멘토링에 참여한다. 

출처=이드콘2020
출처=이드콘2020

"국내 개발 커뮤니티를 보면 큰 프로젝트조차도 글로벌 커뮤니티에 비하면 최신 트렌드에 2년정도 뒤처져 있다. 디파이, 심지어는 이더리움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조차 잘 모르는 이가 많다.

그래서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 국내 개발자들이 최신 트렌드를 따라잡게 돕는 내용으로 해커톤 교육을 구성할 계획이다."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해커톤 참가자들은 이더리움 재단의 펀딩 프로그램인 ESP에 제시된 '프로젝트 위시리스트' 가운데 한 가지 주제를 골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ESP의 프로젝트 위시리스트는 그 자체로 확장성과 사용성, 개인정보 보호, 이더리움2.0 등 이더리움이 그때그때 당면한 문제를 풀 묘책을 가진 이를 찾는 '구인 게시판'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해커톤 주제를 고르도록 한 건, 숨어 있는 실력있는 개발자를 발굴해 이들이 글로벌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임완섭 이더리움재단 개발자.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오는 19일과 20일 이틀간 열리는 온라인 콘퍼런스는 해커톤과 함께 이드콘의 메인 행사다. 지난해 이드콘은 '커뮤니티 드리븐' 원칙에 따라 제곱 투표와 블라인드 평가를 통해 발표자를 선정했다. 그 결과 대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소속된 개발자보다도, 특이한 개발 경력을 가진 개인들이 발표에 대거 참여했다. 다른 콘퍼런스에선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생생한 '실패기'들이 눈에 띄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일년 내내 꾸준히 '탈블(탈블록체인)'하는 이들이 여기저기 속출한 2020년에도 작년만큼 독특한 발표들을 들을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를 반씩 담아 물었다.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는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남은 사람 수는 줄었지만 더 '진국'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롤업을 통한 확장성 확보, 이더리움2.0, 디파이, NFT, 게임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더리움 생태계를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은 이야기를 생생히 전달할 수 있는 발표들을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마케터.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류영훈 준비위원장은 "이더리움 재단에 소속된 코어 개발자들 또한 발표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 "온라인 콘퍼런스로 진행하는 덕분에, 평소 영어로 들어야 했던 해외 개발자들의 발표를 한글 자막과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올해 이드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크립토를 진짜 제대로 하는 분들과 만나 보면, 다들 '다른 분야 사람들과 이야기하면 노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들끼리 만나면 그렇게 재미있다. 명절같은 분위기가 있다. 물론 한 두 번 해서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지 않겠지만, 국내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모이는 토양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다."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이드콘2020 준비위원들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이드콘2020 준비위원들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민 디스프레드 그로스매니저, 임완섭 지코프루 개발자, 류영훈 이드콘2020 준비위원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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