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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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월렛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과 삼성을 비롯한 웹2 기업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의 대형 은행들도 참가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대형 은행들이 디지털 월렛 공동 출시에 나서는 이유는 애플페이, 페이팔 등과의 경쟁 때문”이라며 “특히 애플이 최대 위협”이라고 24일(현지시각) 짚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미국 대형 은행 7곳이 공동으로 디지털 월렛 출시에 나선다. 해당 디지털 월렛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서비스는 온라인 송금서비스 젤(Zelle)이 담당한다. 디지털 월렛은 각사에서 발행한 체크카드, 신용카드와 연계될 예정이며, 출시 직후 1억5000만 장의 카드가 디지털 월렛 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은행들을 긴장하게 한 글로벌 대형 기업들의 디지털 월렛 시장 진출 열기는 이미 뜨겁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생체인증 서비스 '삼성패스'를 통합한 '삼성 월렛'을 이달 말 8개국에서 추가로 선보인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출시 대상 국가에는 호주, 브라질, 캐나다, 홍콩,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이 선정됐다. 삼성 월렛은 암호화폐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기능도 제공한다. 

출처=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은 애플페이를 통해 디지털 월렛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선구매 후지불(BNPL)’ 시장 진입을 알린 바 있다. BNPL은 애플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 이자 등 비용 부담 없이 대금을 6주 동안 할부로 지불할 수 있다. 

디지털 월렛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이 디지털로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다. 다양한 결제 방법과 웹사이트에 대한 사용자의 결제 정보와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소프트웨어로, 사용자들은 디지털월렛에 신용카드나 디지털 신분증 등 각종 정보 저장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의 홍성욱 책임연구원은 “은행과 기업들은 디지털자산 대중화가 이전보다 가까워진 시점에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월렛은 사업의 기본이기 때문에 기업별 자체 생태계로 웹3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디지털 월렛 분야 안에서는 셀프 커스터디 서비스가 인기다. 

지난해 FTX 거래소 붕괴 등 씨파이(Cefi, 중앙화금융)의 여파로 프라이빗 키를 사용자가 보관하는 방식의 셀프 커스터디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FTX 사태 이후 셀프 커스터디를 하는 개인 월렛 수가 23% 가량 증가했다. BTC가 10개 이하인 월렛을 개인 지갑으로 규정했으며, 해당 지갑 수는 지난 11일 기준 335만 개로 전년(272만 개)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앞서 코인베이스는 2022년 보고서를 통해 2023년은 셀프 커스터디와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 프로토콜의 성장이 가속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월렛은 디파이의 중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미국 전자결제 기업 월드페이의 ‘글로벌 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모든 전자 상거래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월렛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셀프 커스터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이나 자산 보관을 위한 월렛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이끄는 모바일 결제 기업 블록은 연내에 셀프 커스터디 서비스가 탑재된 월렛을 출시할 계획이다. 맥스 기스 블록의 BTC(비트코인) 월렛 책임자는 “셀프 커스터디가 미래”라며 “고객이 BTC를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렛으로 자금을 이체하기 위해 사용자는 휴대폰과 하드웨어 월렛 모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고객이 돈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자 대상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트코도 “지난달 온보딩 문의가 25% 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투자자 자산을 셀프 커스터디할 수 없는 전통 금융 기업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이 콜드 월렛에 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전문 커스터디 기업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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