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 연 6%대 ELB의 모든 것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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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덕 기자
한광덕 기자 2023년 1월24일 11:10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거푸 인상하고 있는데 시장금리는 되레 반락하고 있다. 돈의 가격인 금리는 물가와 성장의 함수다. 따라서 시장금리 하락은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은행권의 예금 금리는 3%대로 떨어졌다. 새해 들어 주식과 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반등하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우려는 부담스럽다. 저축과 투자를 넘나드는 스마트머니의 신호등에도 노란불이 들어왔다.

이러한 과도기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면서 수익률이 높은 채권연계 투자 방안을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이후에는 증시에 투자하면서도 손실은 제한적이고 수익은 열려있는 대안 투자를 ‘코인데스크 프리미엄’ 구독자에 한해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대안투자 특집 1부: 확정금리 채권 연계형 
① 원리금 보장형 고금리 ELB 투자방법
② 5%대 발행어음 가입 서둘러라
③ ‘만기가 있는’ 채권ETF 수익률 진단



셔터스톡
셔터스톡

지난달에 파생결합사채로 불리는 증권사의 ELB(Equity-Linked Bond)와 DLB(Derivatives-Linked Bond)가 대흥행을 거뒀다. 연 6%대 수익은 기본이고 8%를 넘는 고금리를 보장한다는 상품까지 쏟아져 나왔다. 수백억원을 모집하는데도 공고 반나절만에 동이 난 상품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일반투자자들은 정보 접근이 어려웠다. ELB·DLB란 도대체 어떤 상품이고, 어떻게 가입할 수 있는지, 정말 안전한 건지, 궁금한 모든 것을 취재했다.

 

ELB·DLB가 뭐길래

ELB를 알기 위해 형님격인 ELS(주가연계증권)를 간략히 살펴보자.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주식의 가격 움직임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된다. 따라서 증시가 급락하면 원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상품이다. ELS에서 원금손실 위험을 제거한 게 ELB다. 맨 뒤에 붙은 B(bond)가 채권임을 뜻한다. 주가가 아닌 금리·원자재·환율 등의 등락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상품은 DLS(파생결합증권)라 부른다. 이 가운데 원금지급형 상품이 DLB다. CD(91일물) 금리가 주로 기초자산으로 사용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에 ELB는 역대 최대인 21조8천억원이 발행됐다. 이 가운데 80%가 넘는 금액이 12월에 쏟아졌다. DLB도 마찬가지였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6%대 금리를 제시했다. 원금 보장을 넘어 원리금 보장을 내세운 것이다. 특히 퇴직연금 편입용 상품의 경우 제시한 금리가 8%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ELB·DLB의 주요 수요처는 퇴직연금으로 적립금 납입이 12월에 집중된다. 퇴직연금용 ELB·DLB의 만기가 대부분 1년이라 연말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고객 자금을 지키거나 빼앗으려는 증권사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며 고금리 상품이 출시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돼 자금조달이 위축된 증권사들이 대체 수단으로 ELB·DLB 발행을 늘린 측면도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 리스크 우려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4분기부터 증권사들은 고금리를 감수하며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섰다.

 

희한한 수익구조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ELB는 투자금의 대부분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주식관련 옵션 등에 투자해 추가수익을 노린다. 원금보장형 ELB는 이른바 디지털 옵션을 갖는 구조로 설계됐다. 디지털 옵션이란 특정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둘 중 하나로 결정되는 유형이다.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에 미리 정해 놓은 일정 구간에 들어있으면 높은 수익을 지급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낮은 수익이나 원금만 지급하는 형태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이후 무더기로 발행된 원리금 보장형 ELB는 기초자산 가격이 어느 범위에 있든 비교적 높은 수익을 지급하는 ‘양방향’ 디지털 옵션 구조를 갖고 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한 상품의 사례를 들면 ‘삼성전자 주가가 1년 뒤 만기에 현재 가격의 300% 이상이면 연 7.001%의 이자를 붙여 원리금을 상환하고, 300% 미만인 경우에도 7.0%의 수익을 지급한다’는 식이다. 이 조건이 우스개처럼 느껴지는 건 삼성전자 주가가 1년 새 3배 이상 상승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실상 7.0%의 수익을 지급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또 삼성전자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수익률 격차는 0.001%포인트(7.001%-7.0%)로 거의 의미가 없다. 그래서 증권사가 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처럼 고금리 확정형 예금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한 증권사에서 발행한 DLB 수익구조. 만기에 CD금리가 10% 이상이면 연 7.401%의 수익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7.4%의 수익을 보장한다.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한 증권사에서 발행한 DLB 수익구조. 만기에 CD금리가 10% 이상이면 연 7.401%의 수익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7.4%의 수익을 보장한다.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일반인은 접근 금지?

원리금을 보장한다는 고금리 ELB·DLB는 일반 위탁계좌만 있는 증권사 고객에게는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 상품은 퇴직연금이나, 향후 퇴직금과 추가 납입금을 관리하기 위한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로 우선 공급된다. 은행신탁에서도 ELB·DLB 편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일반공모에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ELB·DLB에 투자하려면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하거나 개인형퇴직연금(IRP)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 중 퇴직연금사업자는 14개사(KB, NH, 대신, 미래에셋, 삼성, 신영, 신한, 유안타, 하나, 하이, 한투, 한국포스, 한화, 현대차)다. 단, 퇴직연금사업자는 자사 상품 편입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다른 금융기관들의 상품을 다양하게 받아오는 증권사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퇴직연금이나 IRP 계좌를 보유한 고객도 ELB·DLB 판매 정보를 적시에 얻기 힘들다. 필자가 국내 5대 증권사를 취재한 결과, ㄱ사는 지점 PB를 통해 발행정보를 파악하고 사전에 예약을 걸어둬야 청약을 할 수 있다. ㄴ사도 청약 1~2주 전에 계좌 관리점에 신청을 해놓지 않으면 물량을 받을 수 없다.

ㄷ사는 앱에 공지는 하지만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 건 마찬가지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엔 발행 시점이 워낙 들쭉날쭉하다보니 고객이 매일 아침 앱을 통해 상품이 나왔는지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ㄹ사도 수시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상품이 떴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선착순이 아닌 경쟁률에 따라 안분배정한다는 점은 다르다. ㅁ사는 퇴직연금센터로 문의해 발행정보를 파악한 뒤 지점을 방문해 청약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선 단기 자금시장 여건이 숨통이 트임에 따라 ELB·DLB 발행이 줄어들고 제시금리도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연 4.7%로 내려왔다. 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여전히 6%대 고금리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올해부터 연령에 상관없이 IRP 세액공제 한도가 납입액의 900만원(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 늘어난다는 점도 증권사들의 ELB·DLB 발행 경쟁을 다시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일반 위탁계좌로 매수할 수 있는 ELB·DLB는 수익률이 0%가 될 수도 있는 원금 보장형이 대부분이다. 다만 퇴직연금 비사업자인 증권사에서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일반계좌로 청약 받는다. 이 때 최적의 조합은 수익의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투자하는 방법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

ELB·DLB도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무보증·무담보 채권이다. 따라서 발행사가 재무상태 악화로 파산하면 투자자는 수익은 물론 원금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라지만 예금자보호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중도환매를 신청할 경우에는 상환비용을 차감한 금액이 지급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ELB·DLB 붐이 최고조에 이른 지난달 “원리금이 일부 또는 전부 상환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환기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 고금리 ELB·DLB 발행이 집중돼 올해 연말께 증권사의 유동성 위험이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과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전같은 고금리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올해 상반기 중 부동산 PF 리스크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신용평가사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은 자금시장팀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처와 자체 유동성 확보 노력으로 증권사들이 PF 부실을 어느정도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투자금이 법적으로 별도 예치의무가 없다는 점도 찜찜한 대목이다. ELB·DLB 상품의 모범규준을 보면, 발행대금은 상환금 지급을 목적으로 헤지(위험회피) 자산의 운용에 사용해야 하고 증권사의 고유자산과 구분해 관리하도록 돼 있다. 다만 특별계정을 통한 별도 관리가 아니기 때문에 고유계정과 구분 회계처리는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증권사들은 조달자금을 어디에 쓸까? 증권신고서를 보면 상환금의 안정적인 지급을 위해 기초자산인 주식 매매나 이와 관련된 선물·옵션과 같은 파생상품 등 위험회피 거래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또 자금의 일부는 금융투자상품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공채나 AA 신용등급 회사채 등 우량 채권을 사거나 예금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7~8%대 ELB·DLB 상품을 출시해 금융당국의 눈총을 받은 한 증권사는 조달자금은 상품의 고유특성에 맞지 않는 투자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내부통제 절차 및 시스템에 의해 지속적으로 통제, 관리될 것이라는 이례적인 설명을 붙이기도 했다.

결국 발행사를 잘 골라야 한다. 원리금 상환여부는 증권사의 지급여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높은 증권사가 마음이 놓인다. 금감원은 “투자설명서와 판매사 설명 등을 통해 상품의 손익구조, 기초자산, 발행사 신용등급, 유동성 리스크, 지급여력과 건전성 지표 등을 충분히 이해한 뒤에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LB·DLB 발행정보는 어디서

• 발행상품과 청약일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공모게시판→채무증권)

• 발행·판매사·청약마감일 등☞ 한국거래소 파생결합증권 통합정보 플랫폼(청약매매가능상품→내게 맞는 상품 찾기→증권 유형에서 원금보장형 선택→조회 클릭) 

• 발행상품과 판매회사☞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연금상품 비교공시→원리금보장 연금상품→퇴직연금상품→퇴직연금사업자→상세보기)

 

*이 글은 네이버 ‘코인데스크 프리미엄’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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