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한계를 보여준 FTX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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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2년 12월24일 12: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자본주의는 암호화폐(가상자산) 산업에서 실패했다. 아니면 둘 다 실패한 것일지도. 

그렇다고 필자가 업계의 신뢰를 저버린 샘 뱅크먼 프리드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건 아니다. 

필자는 공산주의자도 아니다. 중앙정부에서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공산주의보다 시장경제가 자본 배분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역사적 결과를 필자는 철저히 신봉한다. 

그저 자본주의가 늘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려면 시장이 개방되고 경쟁적이어야 한다. 경제 주체가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믿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조정되는 가격 신호를 읽어내려면, 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와 공급 배후 요인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필요하다. 

올해까지, 특별히 FTX의 붕괴로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드러날 때까지 암호화폐 산업에 위와 같은 투명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설령 존재했다고 해도,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를 갖고 가격 신호를 즐길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었다. 


FTX만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체의 문제

필자는 업계를 발칵 뒤집은 FTX의 회계 관행에 대해서만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것 모두를 아우른다. 이를테면, 수백만의 고객을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와 대출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토큰 가격을 올린 행위, 고객 유입으로 수십억달러의 수수료를 챙긴 것, 나아가 수많은 업체로부터 대규모 벤처 자금을 유치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지금은 모든 가치가 사라져버렸지만, FTX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시가총액이 32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이었다. 역시 파산한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 네트워크도 파산 직전 시가총액이 35억달러였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크립토닷컴 등 유사한 거래소에 쏟아진 투자와 예금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이들 업체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거나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게 아니다. 다만, 장기 성장에 대한 부풀려진 기대가 산업 전체에 확산한 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일종의 자본주의 ‘헤드 페이크’에 빠졌다. 헤드 페이크(head fake)란 일정 방향으로 움직이던 금융 상품의 가격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동안 이들 거래소는 벤처 투자자가 반드시 투자해야 할 사업으로 여겨졌다. 시장 논리에 따라 이들은 ‘장밋빛 미래’에 빠져 있던 셈이다. 그리고 시장은 ‘이것이 미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신호였다. 장밋빛 미래는 그곳에 없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암호화폐 거래소 및 대출 산업은 대부분 그 기반이 불안정하다. 암호화폐 생태계 자체가 ‘숫자 증가’에 대한 집단적인 믿음에 따라 레버리지 포지션의 정교한 상호연결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모멘텀 거래와 기회주의, 재담보 설정(자산이 여러 거래를 담보화하도록 허용)이라는 세 가지 독이 혼합된 형태였다.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우리는 암호화폐가 한창 호황이던 2021년, 다양한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에서 나오는 세 자릿수 수익률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처음부터 인지했어야 했다. 이들은 전통 금융시장에 비해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았을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유틸리티도 부족한 상태였다. 중앙집중식 플랫폼의 거래 활동 및 수수료도 마찬가지였다. 

체인에서 이전보다 더 높은 거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유틸리티를 확보하려면, 토큰화된 자산의 가치 교환을 위한 실질적인 활용 사례에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했다. 분산형 에너지처럼 말이다. 하지만 시장은 돈의 방향을 그곳으로 몰지 않았다. FTX, 셀시어스 같은 거래소에 ‘올인’하라고 부추겼다. 


정보 비대칭성 문제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국가 간 송금 NFT(대체불가능토큰) 로열티 프로젝트, 분산형 디지털 ID 솔루션 등의 기회를 통해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막을 순 없다. 투기꾼들은 그저 투기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암호화폐 관련 사업과 산업 전체에 대한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다. 거래소와 대출 기관의 단기 수익성에 대한 데이터뿐 아니라 이러한 수익의 기반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층적인 세부 정보가 필요하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벤처 투자자들은 투기성 짙은 단기적인 기회는 무시하고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 그 핵심은 실리콘 밸리다.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각종 토큰에 투자하면서 보통 5년은 투자금이 묶여 있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보다 훨씬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결과보다는 단기적인 버블에 베팅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하고, 후발 주자에게 소위 ‘설거지’를 맡기는 셈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들은 투자금이 유치되는 시점에 독점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얻기 때문이다. 후발 투자자보다 핵심 정보를 빠르게 얻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증권법이 경계해야 할 ‘정보 비대칭성’ 문제다. 이 부분은 후발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투자자는 이렇게 분류해볼 수 있다. 모든 정보를 다 알고 있는 투자자,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상당 부분 알고 있는 초기 투자자. 그리고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잠재 투자자. 이렇듯 진입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는 정보 비대칭성은 가격 신호 왜곡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규제에 의한 강제 공시는 정보 격차를 좁혀준다.


규제를 당할 것인가, 자체적으로 규제할 것인가?

FTX 같은 중앙집중식 거래소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을 포함해 더 엄격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제 분명해졌다. 문제는 그런 규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해야 하는가다.

FTX를 비롯한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규제는 혁신을 억압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주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 매사추세츠주), 로저 마샬(공화당, 캔자스주) 두 상원의원이 암호화폐와 관련된 규제 법안을 제출했다. 특히 증권법이 디파이 프로젝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부당하게 저격하는 경우, 여기에는 식별 가능한 중앙 기관이 없으므로 위험성이 크다.

이것은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기술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투명성 높은 산업 환경 구축을 원한다면, 이제는 업계 리더가 나서야 할 때다. 

지불준비금 증명에 관한 접근방식이든, 다양한 자산 또는 프로토콜 위험 평가를 위해 온체인 및 기타 기록을 사용하는 평가기관이든, 소프트웨어 감사 및 각종 오류에 대한 공통 표준이든 업계 전체에 도움이 되는 공개적인 요구 사항 장려를 위해 이제 구성원이 나설 차례다. 

자본주의 혜택을 누릴 것인지 못 누릴 것인지는 이제 이들 손에 달렸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주제의 이 칼럼은,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분석한다.

원문: 최윤영 번역, 선소미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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