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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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국내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 올랐다. 물가 상승폭이 10월 5.7%에서 둔화한 것이다. 채소값과 유가의 안정세 영향이다. 통계청은 향후 경기 둔화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2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9.1(2020년=100)로 지난해 11월에 견줘 5%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물가 상승률이 10월 5.7%에서 0.7%포인트 축소된 것이다. 앞서 국내 물가 상승률은 5월 5.4%에서 6월 6%로 올라선 뒤 7월 6.3%, 8월 5.7%, 9월 5.6%, 10월 5.7%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고점을 찍고 상승률이 낮아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1월 기준으로는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가공식품·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9% 상승했다. 다만, 상승 폭은 10월보다 0.4%포인트 줄었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10월 10.7%에서 11월 5.6%로 둔화한 영향이다. 석유류의 지난달 물가 상승 기여도도 한 달 전보다 0.23%포인트 축소되며 전체 물가 상승 폭의 둔화를 이끌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0.3% 올랐고, 10월(5.2%)에 견줘서는 상승 폭이 확 꺾였다. 10월 20% 넘게 뛰었던 채소류 가격이 지난달에는 2.7% 내렸다. 지난해 11월 한파로 채소 가격이 워낙 높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와 올여름 장마·폭염 등으로 고공행진하던 채솟값이 조정을 받은 영향이다. 채소류 가격 하락은 10월 대비 물가 오름 폭을 0.4%포인트 줄이는 영향을 미쳤다. 생선·채소·과실 등 신선식품 지수도 0.8% 상승하는 데 그치며, 10월(11.4%)보다 오름 폭이 크게 둔화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23.1%)는 10월과 같은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공요금은 전체 물가를 0.77%포인트 밀어올렸다. 서비스(4.1%)도 4%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계절 변화나 일시적인 수급 충격 등으로 가격이 들쭉날쭉한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월 4.8% 오르며, 10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반영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0월 4.2%에서 11월에는 4.3%로 확대됐다.

 소비자가 자주 많이 구매하는 품목 144개 가격을 조사한 생활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5% 올랐다. 다만, 지수 상승폭은 10월보다 1%포인트 축소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2월 물가도 11월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엔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측면의 악재가 없다면 올해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이의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경기 둔화 폭 확대 가능성 등은 물가 하락 요인, 에너지 요금 인상 폭 확대 가능성 등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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