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위키피디어커먼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위키피디어커먼즈

미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은 내비쳤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통화정책 방향전환(피벗)에는 선을 그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초유의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 목표범위는 3.75∼4.00%로 올라섰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약 15년만에 최고수준이다.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은 사전에 약속이나 한듯 비둘기와 매의 역할을 분담해 증시를 들었다 놨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동안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시차, 금융상황의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성명이 나온 직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으로 화답했다. 

파월 의장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시기는 이르면 다음번 회의(12월13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속도 조절 시점을 구체화했다. 그러나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에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금리인상 중단 고려는 시기상조이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해 분위기는 이내 싸늘해졌다.

연준 위원들이 제시했던 최종금리는 4.6% 수준인데, 이보다 높은 5%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다음달에 금리인상폭이 0.5%포인트로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도 금리인상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뉴욕증시는 곧바로 하락 반전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6%(366.05포인트) 급락한 10524.80에 마감해 충격이 더 컸다. 

연준이 다시 ‘거인의 보폭’을 내딛으면서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벌어졌다. 미 금리 상단기준 1%포인트는 한미 금리 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 당시 최대 격차와 같은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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