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규제하기 전 탈중앙성 증명할 유예 기간 3년 주자
‘세이프 하버 조항(safe harbor provision)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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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2년 8월21일 12:00
출처=Mark Timberlake/Unsplash
출처=Mark Timberlake/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가상자산에 관한 의견을 구하는 질문에,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제임스 위트콤 라일리 시인이 쓴 시를 인용해 대답했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헤엄치고, 오리처럼 꽥꽥거리는 새를 보면 나는 그 새를 오리라고 부른다.”

겐슬러가 언급한 이른바 ‘오리 테스트’의 요지는 그가 대부분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모호성의 여지가 전혀 없는 미등록 증권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겐슬러는 가상자산이 하위 테스트(Howey Test, 미국 대법원에서 4가지 기준에 해당할 경우 투자로 보아 증권법을 적용하는 테스트) 항목을 대부분 충족한다 생각한다.

겐슬러가 가상자산을 오리에 비유한 것은 제법 괜찮은 선택이지만, 최상의 방법은 아닐 수 있다. 문학에서는 첫인상이 늘 옳지는 않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오리 이미지를 사용한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단편 동화 "미운 오리 새끼"에서 갓 태어난 새끼 백조는 오리 새끼로 오해받아 다른 오리에 비해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는다. 이후 농장을 떠난 미운 오리 새끼는 자신이 백조였음을 깨닫고 아름답고 우아한 백조로 성장한다. 

대다수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초기에는 미운 오리 새끼처럼 퍽 못생겼다. 

비트코인 출시 4년 차였던 2013년,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두 가지 버전의 코드를 조정하는 데 실패해 채굴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개의 별도 체인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의도치 않게 하드 포크를 겪었다. 1년 후에는 해커가 침입해 소위 ‘가단성 버그’를 악용,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심각한 저항 공격을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해커는 같은 수법으로 지금은 사라진 마운트곡스(Mt. Gox)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탈취했다. 이후 2016년에는 출시 2년 차였던 이더리움도 크나큰 위기에 직면했다. 해커가 탈중앙화 투자 프로젝트 DAO의 스마트계약 코드에서 발견된 버그를 악용, 6000만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고갈시킨 것이다. 

위 세 가지 경우 모두 비트코인,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 그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사례의 경우 공격 후 발생하는 트랜잭션 취소를 위해 사용자 합의와 함께 블록체인에서 롤백을 조정하는 작업이 포함됐다. 이는 네트워크에 해를 끼치는 버그와 성능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중앙집중화 현상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점차 성장하면서 네트워크가 분산돼 핵심 코드 업그레이드 조정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뒤 이를 위한 개발 및 합의 작업에 수년간의 시간이 소요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탈중앙화의 진화된 상태가 결국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증권 등록에서 면제시켰다는 것이 SEC 측의 주장이다. 하위 테스트에 따르면, 투자자의 수익이 소수의 노력에 좌우되면 해당 프로젝트는 증권이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이 항목을 충족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창시자와 초기 투자자는 네트워크와 별다른 관계가 없고, 한때 일방적인 변화를 이끌었던 이더리움 창립 멤버들도 큰 영향력이 없는 상태다. 

게리 겐슬러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출처=유튜브 캡처
게리 겐슬러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출처=유튜브 캡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한 SEC의 접근 방식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과도기적 경험이 규칙이 아닌 예외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겐슬러는 대다수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초기 자금 유치 수단으로 코인을 제공한다고 언급하며 “내가 본 모든 가상화폐공개(ICO)는 증권”이라는 전임자 제이 클레이튼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한 겐슬러는 탈중앙화거래소(DEX)가 SEC에 등록할 것을 촉구했다. 겐슬러의 이 같은 주장은 프로토콜 기반 시스템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탈중앙화 사용자와 개발자 커뮤니티 중 누가 자진해서 등록을 할까? 어떤 권위 아래서?  

기존의 논리로는 SEC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다. DEX 초기 개발자들에 대한 조치처럼 말이다. SEC는 최근 발생한 코인베이스 직원의 내부거래 사건 처리 당시 코인베이스에 상장된 9개의 토큰을 모두 유가증권으로 기술했다. ‘오리 테스트’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모든 토큰 프로젝트는 SEC 조치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의 위협은 ‘다모클레스의 검’처럼 늘 따라다니는 것이다. 미국 IP 주소를 사용하는 고객을 차단하는 식으로 상시적인 위협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잠재적으로 가치 있는 프로젝트조차 과도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시장의 혁신이 본질적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백조로 성장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미래에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상자산 관련 정책은 초기의 피할 수 없었던 중앙집중식 구조에서 그 누구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탈중앙화 구조로의 전환에 대한 전망을 통합해야 하지 않을까? 집행 조치는 다른 발전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마저 무력화시켜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을 영원히 ‘미운 오리 새끼’로 비난할 수 있다. 

이 같은 전환 전망은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이 제시한 가상자산에 대한 ‘세이프 하버 조항(safe harbor provision)과 일치한다. 해당 조항은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증권 등록 요구 사항에서 면제해 강력하고 분산된 기능을 개발하도록 3년의 유예 기간을 제공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피어스의 제안은 동료 위원들에게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SEC 위원들은 왜 피어스의 제안에 호응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이더리움 관련 제안이 통과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윌리엄 힌만 전 SEC 기업 재무팀 이사가 개발한 개념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힌만은 2018년 6월 연설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충분히 탈중앙화’되어 출시 당시의 보안 기능을 상실했다고 언급했다.

리플랩스(Ripple Labs)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SEC는 힌만이 본인의 연설에 대해 ‘(SEC의) 개인적인 심부름’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그의 이론이 꼭 SEC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라 네트번 판사는 지난달, SEC 직원이 힌만의 이론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연설 초안을 사건의 증거로 인정한다고 판결하면서 리플에 큰 승리를 안겨줬다. 

그렇다면 힌만의 이론은 별개로 두고, 토큰 프로젝트에 유예 기간을 주어 충분히 탈중앙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저항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미국 규제 당국이 탈중앙화의 이점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들은 명확한 책임자를 두는 것을 선호한다. 책임자가 없으면 소위 ‘악당’으로부터 미국 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규제 당국은 탈중앙화가 가상자산의 핵심적인 가치 제안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다. 탈중앙화 없이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탈중앙화는 비트코인에 대한 검열 저항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자금을 P2P로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기부자는 푸틴 정부나 중앙 규제 당국의 중재 없이 러시아 활동가에게 비트코인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또 디파이(탈중앙화금융, DeFi) 프로토콜은 자동으로 결제 및 담보 계약을 실행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제3 자가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되면 개입할 수 있는 힘도 얻게 되는데, 이는 자동성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그래밍 기능이 손실되는 셈이다. 

우리가 월가의 소위 ‘대마불사’ 중개기관의 정치적, 경제적 조작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좀 더 개방적이며 유동적이고 좀 더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원한다면, 탈중앙화는 매우 가치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다. 최근 가상자산 대출 프로젝트의 대규모 파산은 셀시어스(Celsius) 및 보이저(Voyager) 같은 중앙집중식 업체에 집중된 반면, 아베(Aave), 컴파운드(Compound)처럼 광범위하게 분산된 디파이 프로토콜은 각종 압박에서 놀라울 정도로 잘 버텨냈다.

정말 간단하다.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는 중앙집중식 기관이 있는 경우, 고객의 이익에 반해 오히려 해당 자금을 완전히 잃거나 그 일부를 손해 볼 수 있다. 관리자가 없으면 고객만 자금을 잃을 수 있다. 이 경우 말 그대로 규제할 주체가 없다.

이더리움 기반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를 사용해 계정을 차단하라는 가상자산 공급자에 대한 요구처럼, 규제 기관이 계속해서 중앙집중화를 선호하는 규칙만 부과할 경우 이들은 시스템에 계속해서 같은 위험을 쌓아가며 실행 가능한 탈중앙화 모델의 개발을 방해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미운 오래 새끼를 키워야 할 때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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