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서. 출처=Ivan Samkov/Pexels
믹서. 출처=Ivan Samkov/Pexels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 믹싱 서비스 기업 토네이도캐시를 미국인이 이용할 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을 관리하는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8일(현지시간) 토네이도캐시를 특별지정제재대상 목록에 올렸다. 이로써 미국인들은 토네이도캐시 서비스나 관련 이더리움 지갑을 이용할 수 없으며, 위반하면 법적 처벌을 받는다.

미 재무부는 토네이도캐시가 액시 인피니티 해킹 사건 및 그 배후로 지목됐으며 북한 해커 집단으로 알려진 라자루스와 연관됐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은 액시 인피니티 내 사이드체인 로닌(Ronin)에서 6억2500만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이 유출됐는데, 재무부가 라자루스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뒤에도 반복적으로 토네이도캐시를 거쳐 추적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OFAC는 앞서 토네이도캐시보다 규모가 작은 또다른 믹싱 서비스 블렌더(Blender.io)에 대해서도 랜섬웨어 공격과 로닌 해킹 혐의를 물어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믹서, 텀블러 등으로 불리는 믹싱 서비스는 가상자산을 섞거나 쪼개는 방식으로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 없도록 만든다. 미 재무부는 “토네이도는 해커들이 불법 가상자산의 출처와 이동을 감추기 위해 자금세탁을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쓰는 믹서가 되어왔다. 2019년 설립된 이후 70억달러가 넘는 가상자산을 세탁했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US는 블록체인 분석기업 난센 자료를 인용해, 액시 인피니티 해킹 이후 토네이도캐시의 이더리움 평균예치량은 급증해, 5~6월 기간에는 22만개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는 당시 시세로 추산했을 때 2200억~6600억달러 규모다. 토네이도캐시는 액시 인피니티 사건 외에도 크립토닷컴 해킹, 하모니 브리지 해킹, 노마드 브리지 사건 등에서도 등장했다.

다만, 코인데스크US는 토네이도캐시 내 유입된 자금이 막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토네이도캐시 자체가 불법 활동에 연계된 건 아님에도 제재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석기업 TRM랩스의 법률·대관 총괄 아리 레드보드는 “가상자산 업계에 대해 재무부가 취한 역대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재”라며 “불법 활동을 허용한다면 합법적 활동이 많다고 해도 처벌하겠다는 게 재무부의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정부는 가상자산 믹싱 서비스가 불법 성격이 있다고 수년째 경고해왔다. 지난 5월 알레시오 에반젤리스타 전 금융범죄단속국(FinCEN) 부국장은 가상자산 업계가 적극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지갑 관련 거래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 정부 제재를 받았다고 해서 토네이도캐시가 당장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창업자인 로만 세메노프는 지난 1월 코인데스크US 인터뷰에서 “우리는 개발했을뿐, DAO가 승인하지 않으면 서비스는 중단되지 않는다. 제3자가 개입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제재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미국이 제재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지원하는 해킹그룹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금세탁에 이용하는 토네이도캐시를 재무부가 제재하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고, 재무부 발표대로 “미국이 제재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지원하는 사이버 해킹그룹이 자금세탁에 이용하는 토네이도캐시를 재무부가 제재했다”는 내용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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