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자가 가져야 할 책임
[미니칼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혁
박상혁 2022년 8월7일 09:00
출처=Quinton Coetzee/Unsplash
출처=Quinton Coetzee/Unsplash

지난 6월 전남 완도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 양 가족의 소식이 크게 보도되자, 언론의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비극적인 사건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매체들이 추측성 기사를 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조양의 아버지인 조모씨가 실종되기 전 온라인에 'LUNA(테라)'를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를 두고 일부 매체에서 조모씨의 LUNA 손실로 인해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만일 충분한 취재를 통해 조모씨가 큰 손실을 본 것을 직접 확인한 뒤에 관련 보도를 했다면, 독자들에게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 조모씨의 LUNA 투자 여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조모씨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약 1억3000만원을 투자했고 그 중 2000만원 정도 손실을 보기는 했지만, LUNA에 투자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원인을 가상자산 투자로 함부로 단정해서 보도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한 취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로 기사가 나갔고, 이는 독자들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콘텐츠 제작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쉬운 정보 전달이다. 아무리 정보 수집을 잘해도 수집한 내용을 먹기 좋게 요리해서 내놓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일례로 나는 지난 5월 테라 사태와 관련한 기사를 여러 건 업로드했으나, 복수의 독자들로부터 기사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나는 2017년 가상자산 업계에 들어와서 2019년부터 가상자산 취재를 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뼈아픈 지적을 받은 것이다. 

많은 가상자산 관련 콘텐츠 제작자들이 대중화(Mass Adoption)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중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콘텐츠 제작자가 정보를 쉽게 전달하지 못하면 가상자산의 대중화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또한 최근에는 기자와 같은 기존 콘텐츠 제작자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플루언서 등 새로운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책임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대형 인플루언서의 경우 대부분의 기존 콘텐츠 제작자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기존 콘텐츠 제작자만큼의 책임이 부여되지 않는다. 일각에서 인플루언서 책임론을 제기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시험을 받고 있기는 가상자산 시장의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인플루언서 A유튜버의 관계자였던 B씨는 최근 코인데스크 코리아에 A유튜버의 행적을 기사화할 것을 요청했다. A유튜버는 구독자가 10만명을 넘는 인플루언서다. B씨는 "O코인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A유튜버가 유료방을 운영하면서 O코인을 A 유튜버에게 n개 이상 위임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게 했다"며 "A유튜버는 지지자들을 잡아두기 위해 C거래소에서 최근 6개월 간 O코인 거래 내역을 보여주면서 자신도 손해를 본 척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하락장에 자신만 이익을 본 게 드러나면, O코인을 A유튜버에게 위임한 사람들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손해인 척 연기를 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B씨는 "A유튜버는 O코인 발행 초창기부터 매수를 했기 때문에 손해 봤다는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그 사실이 공개되면 안 되니까 일부러 최근 6개월 거래내역만 밝힌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논의 끝에 이 제보를 기사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보에 대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으며, 양측의 사실관계를 취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확보되더라도 A 유튜버의 유료방 운영이나 거래내역 은폐에 법적 책임 등을 묻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가상자산 시장에 횡행하는 투자 선동형 인플루언서에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7월 가상자산 인플루언서의 삶을 보도하며 무책임하게 투자 조언을 하는 인플루언서를 비판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전통 매체 수준의 제어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하락장을 통해 프로젝트를 만드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내실을 다지기를 기대해 본다. 

Tag
#칼럼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책임감 2022-08-23 17:07:36
코인판은 아직 정제되어 있지 않았고, 일반 투자자들은 인플루언서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만큼, 보다 조금 더 신중하게 콘텐츠를 제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헤드샷 2022-08-09 10:26:15
책임감 같튼소리하네 ㅋㅋㅋㅋ 국가에서도 책임 안지는걸 제작자가 한다라...

스폰지Bob 2022-08-08 16:49:16
겉으로만 책임... ㅋㅋ 돈만 되면 책임 따윈 저리가쥬...

태양의 기사 2022-08-08 14:35:14
그 책임감이 자본 앞에서는 전부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다들 잘 아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