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시는 울고 있을 것이다: 월가를 닮아가는 가상자산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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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Morris
Dave Morris 2022년 7월23일 13:00
출처=Lo lo/Unsplash
출처=Lo lo/Unsplash

“고객들은 은행이 고객 돈을 예치하고 송금을 지원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은행은 준비금도 없으면서 대출하기 바빴다.”

-2009년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

“그들은 레버리지가 최곤줄 알았지.”

-2008년 (영화 ‘빅쇼트’에서 스티브 카렐이 연기한) 프론트포인트 파트너스 매니저 스티즈 아이즈먼

“관계자들과 논의하는 중이며 사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2년 6월 15일 쓰리애로우 캐피탈 대표 쑤 주

잘나가는 줄로만 알았던 가상자산 업체들이 지난 8주간 기둥째로 흔들렸다. 도미노처럼 쓰러지더니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조각 나버린 기업들. 알고보니 이들을 받치던 기둥은 유리기둥이었던 것이다.

잘못된 베팅은 헤지를 잊은 '헤지펀드'의 대차대조표도 박살냈다. 가상자산 대출기관을 가장한 그림자 은행은 시장폭락으로 마진 콜을 당했고, 곧이어 고객 자산동결로 이어졌다. 유동성 없는 장기채권에 모두가 곤경에 놓였고, 대규모 채무불이행 사태가 촉발됐다.

그렇게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명목가치가 사라졌다.

지난 7월6일, FTX 거래소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 프리드는 가상자산 폭락 사태가 거의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 말이 사실일지라도 사태에 대한 이해는 이제 막 시작된 참이다. 가상자산 인프라 덕분에 전통 금융시장보다는 관계와 책임 소재가 좀 더 가시적으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밝혀야 할 사항들이 많다.

큰 그림만 보면 사태 파악은 쉽다. 레버리지, 부채, 그리고 상승에 베팅한 투자가 뜻대로 안되자 무너진 것이다. 3분의 2가량 폭락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일부 기업과 고객 계좌에 사망선고를 내린 주범은 레버리지였다.

레버리지, 참 지겹고도 뻔하다. 가상자산은 애시당초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부상했는데, 지금 분위기는 마치 그 때와 너무나 흡사하다.

금융위기로 시작했지만 금융위기를 닮아가는 아이러니한 징후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파산 업체 중 일부는 사모 대출이나 인수 형태로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자본 위기와 ‘스타워즈’ 속편 시리즈는 계속된다.

비트코인(BTC) 같은 가상자산은 신규 금융시스템에서의 레버리지 제거 및 축소를 전제로 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대폭락은 위기예방에 최적화된 거래상대방 의무 없는 수단조차도 겉으론 웃으며 속으론 딴 마음을 품는 가상자산 설계자들에 의해 전복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가 아무리 많이 배웠다 한들, 인간은 여전히 탐욕과 무모함에 약한 존재이고 결국 혼돈을 맞는다.

가상자산 대폭락에 대해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지만 여기서 그 첫번째 역사적 이야기를 기술해보도록 하겠다.

금융 위기 1.0

우선, 몇 가지 맥락을 살펴보자.

2009년에 시작된 비트코인 프로젝트은 때로는 광적일 정도로 지속적인 호응을 얻었는데 이는 타이밍을 잘 탔기 때문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창시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비트코인이라는 고유한 가상자산을 만들었다. 공유부채와 채무로 얽히고 설킨 금융기관 네트워크에서 소규모 자산 하락이 일련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렇게 얽힌 채무는 금융 및 은행 산업을 소용돌이에 빠트렸고,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과 AIG 부실사태 등 대형 기관 실패 및 산업 전반 위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신용경색에 의한 글로벌 경제 빙하기가 시작됐고, 대형 은행의 무책임한 결정의 대가를 모두가 치러야 했다.

이에 대한 분노가 비트코인 프로젝트 초기부터 존재했다. 원래 비트코인 백서는 건조한 톤에 대부분 기술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출범 전 개발자들이 나눈 대화는 훨씬 더 날이 서있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출범 시기, 은행에 대한 비판은 거의 교리에 가까웠다. 비트코인의 첫 번째 블록은 영국 은행 구제금융에 대한 언급도 포함되었다.

1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사토시의 발명으로 성장한 가상자산 산업은 그토록 미워한 적들을 닮아갔다. 가상자산 도미노 붕괴는 레버리지 베팅용 고객 펀드를 운용하는 중앙화된 ‘가상자산 은행’을 강타했다. 투자 펀드는 리스크 성향을 숨기고 여신을 받기 위해 교묘하게 중앙화된 대차대조표를 이용했고 결국 채권자들을 곤경에 빠트렸다.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BlockFi)같이 문제를 겪는 일부 기업은 대규모 사모대출 형태로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이런 구제금융은 바이아웃 인수로 묘사되지만, 2008년 금융위기시 납세자들의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씨티그룹, 뱅크오브어메리카 등 실패한 기관을 구제해줬던 것과 같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는 아니다. 올해 신규 자금을 받는 기관들은 사모투자자(무엇보다 샘 뱅크먼 프리드의 FTX)가 봤을 때 장기적으로 괜찮다고 본 곳들이다.

그러나 셀시어스, 쓰리애로우 캐피탈(3AC), 보이저 디지털 등 다른 기관들은 구제금융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 간주되어, 고객의 자금을 갖고 파산이나 청산 절차로 가는 중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 코리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 코리아

문 앞에서 맞닥뜨린 미치광이들

금융은 궁극적으로 미래에 대한 약속을 돈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이는 2년, 5년, 10년 후에 일어날 수도 있는 (혹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기반해 돈을 받는 방법이다. 특히 이는 토큰과 자산의 가치가 아직은 먼 기술 혁명에 대한 원대한 비전에 달려있는 가상자산의 경우에 더 그렇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비전은 루나 생태계와 UST(테라USD)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 창시자 권도형의 비전이 결국 폰지 사기로 밝혀지며 빠르게 퇴색되었다.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앵커 프로토콜이 예치한 돈에 이자를 지급할 수 없게 되면서 터진 것이다.

LUNA는 가상자산 대폭락 서사에서 자산 및 기술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의 주범이다. 가상자산 기관을 약화시킨 다른 자산들은 유동성 문제를 야기했지만, LUNA/UST는 잘못된 토크노믹스 디자인으로 자산이라고 할 것 없이 고객의 자금을 0으로 만들어버린 유일한 가상자산이었다. 웬만하면 가상자산을 0으로 만들기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한때 4억4000달러까지 올랐다가 이제 거의 거래도 안되는 2017년 가상자산공개(ICO)시대를 풍미한 EOS의 네이티브 토큰조차 루나보다 더 가치가 높다.

사기와 마찬가지로 루나 폰지 사기는 시장 상승 기간 동안에만 가능했다. 2021년 말 시장 반전이 시작되자, 많은 초기 거물 사기꾼들이 튀면서 불길한 징조가 뚜렷해졌다. 루나는 5월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며칠 사이에 680억달러가 없어져버렸다. 이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대 낙폭이었다.

루나 사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안좋았다. 앵커 프로토콜에 평생 모은 돈을 잃은 투자자의 이야기는 참혹하다. 그러나 일부 유명 스마트머니 운용사도 금융 IQ테스트에 실패했다. 그리고 거기서 진짜 문제가 시작되었다.

출처=쓰리애로우캐피털 웹사이트 캡처
출처=쓰리애로우캐피털 웹사이트 캡처

가상자산 아포칼립스 삼총사 - 루나, GBTC, stETH

루나 붕괴가 가상자산 대폭락을 촉발시킨 도화선이라면, 쓰리애로우 캐피탈은 그 도화선에 폭발한 다이너마이트 공장이었다. 문제는 다이너마이트가 아주 많았다는 점이다.

한 때 180억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한 쓰리애로우(3AC)는 벤처펀드와 헤지펀드가 혼합된 펀드였다. 주요 중개 서비스로 비밀리에 운영되며 우호적 파트너들에게 계좌에서 거래할 수 있게 했다고 알려졌다. 3AC의 공동창립자 쑤주와 카일 데이비스는 수년간 가상자산 세계에서 사랑받아왔고, 펀드 또한 전적으로 자기자본으로 운용되는 ‘프롭 샵(prop shop)’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여러 베팅이 잘못되면서, 3AC는 심각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점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뻔뻔스럽게도 펀드는 총 부채수준을 알지 못하는 다양한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거액을 빌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쓰리애로우는 청산 중이다. 쑤주가 지난달 12일 아침 장문의 트위터로 침묵을 깨긴 했으나, 자체 법률팀은 쑤주와 데이비스의 행방을 ‘알 수 없음’으로 신고했다.

출처를 모르는 무모한 차입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를 파산으로 몰았던 행보와 유사하다. 이는 1998년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Long Term Capital Management) 붕괴나, 최근 빌 황의 아케고스 펀드(Archegos Fund)의 레버리지 투자 손실을 상기시킨다. 2008년 위기 시,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모기지 담보증권(MBS)과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 리스크에 노출된 대형투자은행 중 리만 브라더스를 가장 심각하다고 보았다. 당시 리만 브라더스 CEO 딕 풀드는 금융거래시에도 오만한 태도였다는 강한 인식이 있었다.

그 또한 3AC와 닮았다. 리만의 부동산 시장 포지션처럼, 3AC의 포지션은 엄청난 비트코인 레버리지 롱 베팅이었다. 쭈수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이상 갈 것이라며 ‘수퍼사이클’ 이론을 주장했다. 2021년 11월부터 하락이 시작되면서 3AC는 이미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나 다름없었다. 밀려드는 마진콜과 대출상환 통지로 실패가 드러났다.

게다가 3AC는 레버리지 비트코인 롱 전략보다 더 높은 위험 베팅을 했다. 짐작했겠지만, 루나에 한참 물린 것이다. 2월 루나에 투자했던 금액은 2억달러였는데, 이후 루나가 급성장하는 사이 투자금을 6억달러로 올린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금액은 0가 되어버렸다.

이 충격적인 상황에서, 루나는 3AC에 상처를 입힌 세 가지 중 하나에 불과했다. 다른 두 가지는 사기는 아니지만 대출을 상환할 현금이 필요할 때 팔리지 않는 비유동성 채권들. 바로 stETH(리도 예치 이더리움)과 GBTC(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이다.

출처=그레이스케일 페이스북 캡처
출처=그레이스케일 페이스북 캡처

(그레이스케일과 코인데스크는 모기업 디지털 커런시 그룹의 계열사)

2021년 1월 3AC는 GBTC 12억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GBTC는 본질적으로 BTC 거래를 원하는 기관의 복잡한 법적 우회수단이다. GBTC는 3AC가 매입했던 시장 상승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비트코인 시세에 20%에 가까운 프리미엄으로 거래되었다. 기관 접근에 대한 경쟁자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AC의 매입 직후 GBTC 보유자는 그 프리미엄에서 이익을 취하기 시작했고, 경쟁자들도 캐나다 비트코인 ETF 형태로 나타났다. 2021년 8월 즈음 GBTC는 프리미엄 가격에서 15% 할인가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반전으로 3AC는 GBTC 포지션에서도 심각하게 물려버렸다.

이제 GBTC는 30% 이상 할인되고 있다. 현금이 있고 비트코인 장기 상승을 믿는 투자자에게는 엄청난 매수기회다. 그러나 캐슬 아일랜드(Castle Island)의 매트 월쉬는 3AC의 GBTC 정리는 필연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락한 GBTC 포지션에 물려있을 뿐만 아니라 루나 등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구멍을 메꾸기 위해서라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다음 문제는 stETH다. 이는 리도 프로토콜을 통해 예치된 이더리움(ETH)의 교환 토큰으로, 이더리움 지분증명 '더머지'가 완료되면 이더리움으로 변환된다.

즉, 토큰화된 이더리움 채권이라는 점이 다를 뿐, 본질적으로 만기를 알 수 없는 무이표 채권이라는 말이다. stETH는 사고팔 수 있지만 이더리움에서는 사용불가다. 따라서 이더리움 대비 할인가로 거래된다. 3AC는 어쩔 수 없이 10% 할인가에 stETH를 매각했는데, 이더리움의 하락가(2022년 약 2/3 정도 폭락)를 차치하고서라도 굉장한 손해였다.

 

무릎 꿇은 3AC

현금화가 어려운 베팅, 루나 투자 실패, 거시경제에 따른 비트코인 하락 속에서, 3AC는 이전에 거래했던 거래소에서도 엄청난 마진 콜을 당했다. 이 중 대규모, 무담보 대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쑤주가 6월14일 알쏭달쏭한 트윗을 올리기 전까지, 3AC는 채권단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었다. 대신 거래소와 기타 거래 상대방을 뒤로하고 잠수를 탔다. 코인데스크의 형제 회사인 제네시스 트레이딩(Genesis Trading)은 ‘수억 달러’에 인수되었고, 다른 거래소들은 3AC의 장부를 청산함으로써 거래소를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었다.

비트맥스는 3AC가 여전히 600만달러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쉽게 빠져나간 희생자

대출 플랫폼 보이저 디지털은 얼마나 3AC를 신뢰했던지, 펀드 하락시 회수가 불가능한 무담보 대출 6억5000달러를 제공했다. 3AC가 청산에 들어가면서 보이저 디지털은 최근 파산을 선언했다. 이제는 펀드의 일부라도 회수가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언제 회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이저의 개인 투자자들은 모았던 돈을 돌려받을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

3AC의 수상쩍은 실종으로 ‘러그 풀’ 당한 희생자들은 대출기관과 거래소뿐만 아니다. 3AC가 투자한 한 프로토콜의 대변인은 해당 펀드가 프로젝트 재정도 운영했는데, 그 또한 다른 자금처럼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3AC가 예치금에 8% 이자를 제공한다며 프로젝트들을 끌어들였다고 했다.

이렇게 높은 고정금리는 후한 서비스라기 보다는 쑤주와 데이비스가 도박할 칩을 더 많이 얻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다른 행동들로 일부에서는 3AC가 헤지펀드 실패가 아닌 철저한 사기였다고 결론 지었다. 캐슬 아일랜드의 월시는 그의 회사 팟캐스트 채널 ‘온 더 브링크(On the Brink)’에서 3AC 창업자들의 행동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것은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닙니다. 3AC를 알아갈수록 엄청난 사기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버니 매도프 급 사기라고요. 아주 나쁜 사람들입니다.”

 

‘은행 없는’ 탈중앙화,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3AC의 사기행각은 돈을 잃은 대출기관과 스타트업들이 돈줄이 말라가면서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투기 실패가 초보 개인 투자자들에게 즉각적으로 혹독한 시련으로 바뀌는데는 또 다른 차원의 장치가 필요했다.

셀시어스, 바벨 파이낸스(Babel Finance)를 포함한 음흉하고 중앙화된 ‘대출 플랫폼은 3AC, 루나, stETH 및 기타 리스크에 노출되었는데, 이는 주로 대형 수익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3AC에 대한 보이저의 6억5000만달러 무담보 대출 또한 수익 추구를 위한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돌아보면 낙하산 없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이 모든 혼란 속에서 투자자 자금 손실이 10억달러에 불과했던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에 찬사를 보내야 할 것 같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2022 행사장의 셀시어스 부스. 출처=코인데스크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2022 행사장의 셀시어스 부스. 출처=코인데스크

모든 위험은 예금자들에게 은폐되었는데, 지금 보면 셀시어스의 세일즈 피치였던 “은행에서 탈출하라”는 말이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했던 것이다.

보이저의 3AC 무담보 대출은 2022년 크립토 사건 중 최고의 '멍청한 거래'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대출 플랫폼들의 입장은 조금 미묘하다.

셀시어스와 그 무리들, 그리고 디파이(DeFi)로 불리는 탈중화금융 (종종 스스로 디파이라고 착각함) 간의 차이를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가장 높은 수준에서 디파이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에서만 운영되었다. 반면 셀시어스, 블록파이, 바벨, 및 기타 플랫폼은 디파이와 기타 투자에 돈을 넣고 투자자들을 대신해서 수익을 거두는 전통적 중앙화된 금융기관이다.

그들은 전통 은행의 대안이지만 디파이의 쿨함을 갖는 기관으로 스스로를 홍보함으로써 피해를 크게 확대시켰다. 이는 그들이 종종 탈중앙의 양털을 뒤집어 쓴 중앙화 늑대 ‘씨파이(CeFi)’로 불리는 이유이다.

무대 뒤에서 그들은 예금자의 돈으로 끊임없이 고위험에 도박을 거는 일종의 고정수익 추구 헤지펀드에 가까웠다. 그리고 다시, 이 헤지펀드들은 리스크 헤지를 잊어버렸다.

반면, 탈중앙금융 거래, 스테이블 코인, 메이커다오, 컴파운드(Compound), 커브(Curve) 등 대출 프로토콜은 기본적으로 폭락에도 큰 타격은 없었다. 그들은 많은 유저와 투자금을 잃었지만, 프로토콜 자체가 레버리지를 취할 수 없는 구조라 막대한 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웠다. 이들은 모든 대출이 과잉담보돼있는데, 예컨대 2000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대출하려면 1000달러 상당의 다른 자산을 담보로 차입해야 하며, 담보가치가 차입금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 자동 청산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규칙은 함부로 바꿀 수 없다. 그래서 3AC가 컴파운드로부터 막대한 무담보 대출을 받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컴파운드는 아직도 운영 중이고 보이저 디지털은 파산했다. 이 암울한 코메디 같은 상황에서 셀시어스는 여전히 인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도 담보를 되찾기 위해 컴파운드에 1억8300만달러를 상환했다. 보이저는 3AC에 제공한 대책없는 무담보 대출에서 한푼이라도 되찾기 위해 하늘의 모든 신에게 기도하는 중이다.

따라서 소유주가 없는 은행이나 자산 거래소 이용이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은행과 같은 멈춤 장치가 없다는 사실 자체 때문에 극도로 보수적인 금융 가정에 기반해 탈중앙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문제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셀시어스 CEO 알렉스 머신스키만큼 위험한 인물은 없을 것이다. 그는 셀시어스 붕괴 전날까지도 루나의 권도형만큼 어쩌면 그를 능가할 만큼 사악한 사람이었다.

셀시어스는 개인의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 토큰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아이디어로 설립되었다. 한동안 이런 시스템이 돌아가기에 대출 수요가 충분했다. 그러나 결국 셀시어스는 120억달러 규모의 운용 자산에 더 큰 수익을 쫓으며 위험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

높은 수익률에 따른 예금 증가와 2021년 말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 감소로 고위험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셀시어스는 처음엔 대부분 기관 투자자들에게 담보 대출을 제공했으나, 이내 약속을 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객 자금을 하늘 아래 모든 디파이 프로토콜에 예치하게 되면서부터 수익률에서 뒤쳐지게 된 것이다.

이는 훨씬 더 위험한 전략이었다. 어떤 경우에는 배저다오(BadgerDAO) 해킹으로 약 5000만달러 손실을 입기도 했다. 또 다른 경우에선, 터무니없이 운이 좋았다. 셀시어스는 12월 루나의 앵커 시스템에 예치하기 시작했고 20%의 명목 수익률을 올려 예금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충분한 금액보다 좀 더 많이 모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5월 루나 폭락 사태 이전 5억달러밖에 인출하지 못했다. 평균 이상 수익을 내기 위해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졌으나 결국 ‘거대한 증기차가 지나가는 앞에 놓인 니켈 동전’을 주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자기자본이 아닌 타인의 돈으로 감수한 위험이었다.

셀시어스는 증기 기관차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리석은 게임을 하면 결국 어리석은 결과만 남는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투자라고 홍보한 셀시어스의 투자가 예금자들을 기만한 걸로 판단된다면 알렉스 머신스키는 다른 전직 셀시어스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수갑이 채워질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확산된 피해

몇몇 세부사항은 생략했지만 이것이 가상자산 대폭락의 기본적인 개요이다. 3AC, 셀시어스, 보이저 디지털 등 직접적 피해자 이상으로 여파를 가져왔다. 2008년 서프브라임 사태로 전체 경제가 무너졌듯이 일부 가장자산 업체의 문제는 널리 반향을 일으켰다.

이 문제를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블루칩 가상자산 가격이다. 물론 이 가격은 2021년 11월 거시경제 상황으로 꾸준히 하락해왔고 신용경색의 영향과 함께 압박이 지속되었다.

그러나 특정일에서 최고경영진의 사기 및 퇴행적 행보들에 따른 갑작스런 가격하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 5월, 9일부터 12일까지 UST 디페깅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5일부터 11일까지 비트코인도 27%나 하락했다. UST 디페깅이 비트코인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해도, 루나 손실을 메우기 위해 비트코인 매도가 있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 또한 분명 감소했다. 많은 초보 투자자들은 루나와 다른 가상자산 사이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불과 한 달 후인 6월14일부터 3AC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6월12일부터 17일까지 26%가량 추가 하락하며 공교롭게도 또 다른 거시적 폭락 시점과 맞아 떨어졌고, 이는 다시 시장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는 3AC가 여러 방식으로 청산 중이라는 점을 알고 있고, 직접적 매도압박도 있다고 보고 있다.

어느 경우든, 코인데스크 같은 공개 사이트의 뉴스 보도 전에 이미 매도가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가상자산이라기보다는 금융 시장 전반이 문제임을 시사한다. 규정이 어떻든 내부자들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네트워크들 덕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매도는 매도일 뿐이지만, 때때로 매도는 또 다른 문제에 대한 암시일 수도 있다.

출처=Cindy Tang/Unsplash
출처=Cindy Tang/Unsplash

너무 높은 레버리지

떨어지는 돌을 피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가상자산 세계에 늦게 들어온 기업들은 이미 자리잡은 경쟁자를 따라잡기 위해 레버리지 베팅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가 파트너를 구제하는 입장에 있을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이 회사가 2017년에 설립되었으며 자체적으로 성장을 이뤄왔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향후 책임을 물을 목적으로 피해를 끼친 개별 가해자들의 이름을 정리해 놓길 추천한다. 당신의 자금을 맡길 사람들의 성품과 판단능력은 중요하다. 권도형이나 알렉스 머신스키, 쑤주, 카일 데이비스 같은 인물은 성품과 판단능력에서 모자란 사람들이다. 그들은 금융 산업에서 영원히 추방된다. 최소 감옥이라도 가면 앞으로 그림자은행 운영은 힘들 거라고 본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시스템이다. 분명, 너무 많은 차입이 이뤄지고 있고, 신뢰받는 사람들은 빚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 같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규제 이슈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필요하다해도,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시스템은 현재로선 요원하다.

자가보관이라는 가상자산의 원 비전에 대한 사회적 솔루션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셀시어스의 예금자들이 인터넷상의 한 사람에게 자신들의 비트코인을 보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지금 현재는 그 비전이 제대로 구현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와 비슷하게 일부 셀시어스 유저도 수익을 얻는다고 셀(CEL) 사기 코인에 낚이지 않았나.

이러한 사기와 실패에 희생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아니면 영원히 가상자산에서 멀어질 것이다. 이는 가상자산이 추구한 비전에 해를 끼치는 일이며, 원칙을 지켜온 가상자산 운영업체들이 처음부터 다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기예방관련 교육은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정확히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생각해보고 가상자산이 진짜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교육이 제공되길 바란다.

이는 이전 가상자산 사이클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진실은 레버리지와 일부 중앙화된 업체 때문에 2018-2019년의 크립토 겨울보다 더 혹독한 겨울이 예상된다. 2017년 ICO 시절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더라도, 토큰은 지켰고, ‘언젠가는 잘 되겠지!’란 희망은 있었다.

그러나 알렉스 머신스키와 도권 같은 무능하고 사악한 인물들 때문에 많은 가상자산 지지자들은 무일푼이 되어버렸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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