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주(왼쪽, 출처=Invest Asia 2019), 카일데이비스(오른쪽, 출처=Venture Coinist)
쑤주(왼쪽, 출처=Invest Asia 2019), 카일데이비스(오른쪽, 출처=Venture Coinist)

소재지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고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쓰리애로우 캐피탈(3AC)의 공동창업자들이 잠적해 채권자들을 피하고 있다고 미국 CNBC가 12일 보도했다.

3AC의 파산 신청과 관련해 12일 오전 9시 첫 공판에 앞서 3AC측 변호인들이 지난 8일 저녁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공동창업자인 쑤주와 카일 데이비스의 소재가 “지금은 알려져있지 않음”(currently unknown)으로 제시돼 있다. 또한 서류는 이들 두 사람이 청산과 관련해 “어떤 의미 있는 방식으로도” 협조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적시했다. 곧, 부채를 갚을 수 있는 현금이 없다는 뜻이다.

서류는 지난주 두 창업자가 참여한 줌 회의 내용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3AC 청산 절차와 관련된 회의로, 두 사람은 카메라를 켜지 않은 채 참석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변호인을 통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에서 청산인 측은 3AC의 사무실과 관련 은행계좌 및 디지털 지갑 접근권을 요구했으나 서류 제출 시점까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산인들은 6월 말 두 창업자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의 3AC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비어있었다고 한다.

채권자들은 3AC의 자산이 이전되거나 처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면서, 법원이 두 사람 또는 은행, 가상자산 거래소 등 3AC의 자산 현황 정보 보유자를 소환하라고 요구했다. 3AC 파산 관리를 맡은 구조조정 자문사 테네오 측은 입장문에서 “즉각적인 추적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3AC의 자산이 사라질 수 있다”며 “왜냐하면 채무자(3AC)의 자산 상당 부분이 현금과 가상자산 및 NFT 등 디지털 자산이어서 손쉽게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테라·루나 사태, 3AC 타고 업계 전반으로 확산

CNBC는 11일 별도의 기사에서, 많은 가상자산 기업의 투자 자산이 3AC와 엮여있어 이번 파산이 전체 시장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왜냐하면 3AC의 사업모델이 업계 여러 기업들로부터 돈을 빌려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크레디쉬스 은행 출신인 두 창업자들은 2012년부터 이같은 방식을 통해 업계 내 신망을 쌓아왔다.

탄탄해보이던 3AC의 기반이 무너진 발단은 테라·루나 사태였다. 3AC는 언론에 루나 투자 규모가 2억달러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5억60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가상자산 폭락장으로 마진콜에 직면한 채무자들은 3AC에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으나, 루나에 거액을 맡긴 3AC도 갚을 방법이 없었다. 3AC의 영향력은 테라·루나 사태를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켰다.

결국 블록체인닷컴 거래소는 2억7천만달러를 3AC에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고, 최근 파산을 신청한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보이저도 6억7천만달러를 돌려받지 못했다. 제네시스, 블록파이 같은 대출기업이나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와 FTX 거래소도 피해를 입었다. 테라·루나 사태의 파문이 여전히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자 보호 장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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