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득 LG CNS 블록체인사업단장. 출처=LG CNS 제공
윤창득 LG CNS 블록체인사업단장. 출처=LG CNS 제공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크립토겨울'이 왔지만,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고 말하며 시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운영하는 LG CNS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11일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 CNS 본사에서 올해 1월 취임한 윤창득 LG CNS 블록체인사업단장을 만났다.

2018년 출범한 LG CNS 블록체인사업단은 사업팀, 기술팀, 랩으로 운영된다. 규모는 5~60명가량으로 지난해 7월 4~5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20%가량 증가했다.

LG CNS는 출범 이후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모나체인’을 활용해 분산ID(DID),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사업 등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했다.

LG CNS가 블록체인 분야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꼽은 영역이 바로 대체불가능토큰(NFT)이다.

윤창득 LG CNS 블록체인사업단장은 지난해 블록체인 업계를 흔들었던 NFT 열풍을 예로 들며 NFT 기술 지원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작년에 NFT 가치가 굉장히 올라 거래량이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NFT를 어떻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었죠.

기업들은 NFT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고 저희에게 의뢰를 많이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NFT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한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LG CNS가 백엔드에서 기술을 제공하고 프런트에 있는 기업이 구독 서비스 형태로 기술을 이용하는 '토큰 애즈 어 서비스(Token as a Service)'가 11월에 나올 예정입니다.”

LG CNS 사옥 내부.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LG CNS 사옥 내부.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하지만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NFT라면 범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주간 NFT 전체 거래량 3814만달러(약 500억9308만원) 중 이더리움은 3324만달러(약 436억5077만원)로 87%가량을 차지한다. 솔라나(7.5%), 비엔비 체인(1.9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렇듯 이더리움, 솔라나와 같은 퍼블릭 체인이 NFT 시장에서 가지는 위상은 크다. 하지만 모나체인은 기업용으로 납품하는 프라이빗 체인이다. 그래서 모나체인이 퍼블릭 체인과 호환되는지는 중요하다.

“LG CNS의 NFT 기술 제공 서비스는 모나체인에서 1차 민팅을 합니다.

하지만 커미션드 체인 차원에서 생기는 의구심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퍼블릭 체인에서 같이 민팅을 하게 돼 있습니다.

LG CNS가 처음에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이더리움, 솔라나, 클레이튼을 지원해 NFT를 소각하고 재민팅하는 메커니즘입니다.

이를 통해 모나체인과 다른 체인을 연결하려고 했죠.”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통상 NFT를 소각한다면, NFT를 쓸 수 없는 주소로 보낸다.

만일 그렇게 해서 다른 체인 간의 NFT를 연결한다면 ‘굳이 모나체인에서 NFT를 발행할 필요 없이 바로 이더리움이나 솔라나에서 NFT를 발행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처음에는 소각하고 재민팅하는 과정을 거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모나체인에서 기록된 거래 내역들이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프리징’이라는 개념을 써서 기존 정보를 꼬리표처럼 달고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모나체인에서 먼저 민팅을 하고 퍼블릭 체인에서 2차 거래를 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다만 윤창득 단장은 기술적으로 어떻게 모나체인과 다른 퍼블릭 체인을 연결할지는 “아직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토큰 애즈 어 서비스는 아니지만 LG CNS는 오는 하반기 출시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만드는 NFT 거래소 '내모월드'에 모나체인 기술을 납품하기도 했다.

LG CNS는 이렇듯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에 CBDC 파일럿이나 DID 사업과 함께 NFT 기술 제공 사업도 뛰어들 계획이다.

끝으로 NFT가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해라면 몰라도 NFT 거래량이 급감한 2022년에 LG CNS가 뒤늦게 NFT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지난해 (가트너가) 하이프 사이클의 핵심 기술 25개를 발표할 때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3개 정도 포함됐어요.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NFT, DID였는데 NFT는 지난해 하이프 사이클 정점에 있었죠. 하이프 사이클을 보면 그 이후에는 뚝 떨어지기 직전의 정점에 NFT가 있었던 겁니다.

NFT는 자산으로서의 가치만 있었다가 최근에는 여러 형태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NFT 보유자를 대상으로 여러 권리를 주는 거죠. 백화점 NFT를 보유하면 발레파킹을 해주거나 할인을 해주는 거죠.

NFT는 이제 새로운 커뮤니티 인증 수단이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그런 전환기 시점에 있습니다”

하락장에도 기업들은 NFT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푸빌라는 신세계가 만든 클레이튼 기반 NFT로 보유자는 보상으로 식사권이나 발레파킹 이용권을 얻을 수 있다. 출처=푸빌라 웹사이트 캡처.
하락장에도 기업들은 NFT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푸빌라는 신세계가 만든 클레이튼 기반 NFT로 보유자는 보상으로 식사권이나 발레파킹 이용권을 얻을 수 있다. 출처=푸빌라 웹사이트 캡처.

윤 단장의 말처럼 올 상반기 NFT 거래량은 줄었지만 기업들의 NFT 시장 진출 소식은 계속 들려왔다.

일례로 GS리테일, 신세계백화점, 롯데홈쇼핑 등 유통 기업들이 NFT 시장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기업들의 NFT 시장 진출 움직임이 이어졌다.

윤 단장은 “NFT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줄지 않았다”며 "가상자산 하락장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블록체인 기술과 그 생태계를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자산(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장이 죽었다고 블록체인마저 사장되는 기술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마중물 역할을 했던 코인 시장이 감소하니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블록체인과 그 생태계까지 잠식할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