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은 인류 최대의 뻘짓입니다.

· 형은 너희가 이런 실체도 없는 데이터 픽셀 쪼가리에 투자하는 걸 보니 걱정되서 잠이 안 온다.

· 개소리 하려고 비트코인 팔고 도사클 넘어온 내가 레전드

· 내가 개소리대회 당선되면 도사클 탈퇴한다.

· NFT는 최악의 상품이다. 이혼하면 절반줘야 하는데 반으로 쪼갤수 없기 때문에 난 2개를 산다.

 

이 다섯 문장은 대체 뭘까?

바로 클레이튼 기반 프로필사진(PFP)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 메이트를 운영하는 ‘도지 사운드 클럽(DSC)’의 개소리 경연대회 수상작이다.

개소리 경연대회는 매달 메이트 NFT 보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최고의 개소리를 선정하는 이벤트다.

도지 사운드 클럽 웹사이트 전면에 표시된 제 10회 개소리 경연대회 우승자. 출처=도지사운드클럽 웹사이트 캡처
도지 사운드 클럽 웹사이트 전면에 표시된 제 10회 개소리 경연대회 우승자. 출처=도지사운드클럽 웹사이트 캡처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4일 성동구 무신사 스튜디오에서 권태홍 DSC 대표를 만났다.

많은 질문을 생각해 갔지만 가장 궁금했던 건 이거였다.

개소리 경연대회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권태홍 대표는 NFT 열풍을 이끌었던 크립토펑크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크립토펑크를 가진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봤어요. 크립토펑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NFT 시장을 주도하는 움직임이 있었죠.

개인 보유자가 말해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데 크립토펑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나의 슬로건을 만들면 그게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더라고요.”

권 대표가 언급한 크립토펑크. 픽셀로 표현된 NFT 프로젝트다. 출처=크립토펑크
권 대표가 언급한 크립토펑크. 픽셀로 표현된 NFT 프로젝트다. 출처=크립토펑크

하지만 슬로건은 진지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오히려 NFT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게 권 대표의 판단이었다.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 업계에 진입하는 이용자는 기존 시장과 다른 구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은 개인 키를 기업이 보유하지 않고 개인에게 준다. 하지만 비밀번호를 기업이 보관하는 구조가 익숙했던 이용자는 개인 키를 보관하는 것부터 낯선 경우가 많다.

“NFT 자체도 어려운데 슬로건으로 다루게 되면 사람들이 더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걸 개소리로 풀면 NFT라는 게 사실 별거 아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에 지니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어서 개소리 경연대회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시작돼 벌써 10회차까지 진행된 개소리 경연대회에서 권 대표가 가장 웃겼다고 밝힌 개소리는 다음과 같다. 각각 2회와 10회 수상작이다.

 

· 형은 너희가 이런 실체도 없는 데이터 픽셀 쪼가리에 투자하는 걸 보니 걱정되서 잠이 안 온다.

· NFT는 최악의 상품이다. 이혼하면 절반줘야 하는데 반으로 쪼갤수 없기 때문에 난 2개를 산다.

 

DSC 개소리 경연대회 수상작은 NFT로 발행한다. NFT 거래소 오픈시에서도 볼 수 있다. 출처=오픈시 웹사이트 캡처
DSC 개소리 경연대회 수상작은 NFT로 발행한다. NFT 거래소 오픈시에서도 볼 수 있다. 출처=오픈시 웹사이트 캡처

이렇듯 도지 사운드 클럽은 ‘개소리’를 웹사이트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만 봐도 다른 프로젝트와 사뭇 달랐다.

일각에서는 NFT 하락장을 두고 흔히 ‘옥석 가리기’라는 표현을 쓴다. NFT 시장이 침체하면서 좋은 프로젝트가 남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권 대표 같은 의견이라면서도 기존과 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NFT 시장의 하락장이 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NFT 가격이 높으니까 NFT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 일을 안 해요. NFT 가격이 너무 가격이 높아지면 일을 안 해도 살 수가 있으니까요.

발행(민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2000만원씩 하루에 벌고 그러니까 그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저는 하락장이 이런 걸 정상화하는 자정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2017~2018년 가상자산공개(ICO) 붐이 일면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자본이 한 사업 영역에 쏠리면서 일을 안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 하지만 이후 ‘크립토 겨울’이 도래하면서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

DSC의 독특한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2월19일 DSC는 이더리움 체인에서 출시된 ‘이메이츠’를 클레이튼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메타콩즈, 위믹스 등 주요 NFT 프로젝트나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연이어 클레이튼을 떠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클레이튼이 이더리움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이더리움 생태계 참여자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거든요. 근데 클레이튼은 거의 대한민국에 들어와 있어요.

클레이튼의 단점이 국소적이라는 건데 반대로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국소적이기 때문에 국내서 클레이튼 기반 사업을 전개할 때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는 거죠.

이더리움은 마케팅할 때 어디와 접촉해야 할지 감을 잡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클레이튼은 몇몇 유튜버나 텔레그램을 통해 효과적으로 프로젝트를 전파할 수 있어요.”

권태홍 DSC 대표.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권태홍 DSC 대표.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권 대표는 이날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를 비롯한 블록체인 산업의 탈중앙화 구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오는 토큰이나 NFT 보유자가 한 표씩을 행사하는 구조로 구성된다. 하지만 탈중앙화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세상에 나온 다오를 두고 결국 다량의 토큰이나 NFT를 보유한 사람이나 집단이 권력을 휘두르는 중앙화된 구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메이트 보유자를 대상으로 거버넌스 투표가 이뤄지고 있지만 완벽한 다오가 되기는 힘들어요. 투표는 모두가 참여하는데 투표 결과를 실행하는 건 6명 정도가 합니다.

거버넌스 투표 결과는 운영팀의 자본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진짜 다오가 되려면 NFT 보유자들이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 등이 적용돼야 실질적인 다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라면 운영진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 되는데 그런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진정한 다오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비용을 홀더가 따로 지급하는 건 사실상 어렵죠.”

권 대표는 탈중앙화구조에 대한 현실적인 의견을 내놨다. 일정 부분의 중앙화 구조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앙화 구조에서 가지는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업이 진행되면 책임은 커뮤니티가 아니라 운영팀이 져야 해요. 사실 일이 잘못되면 그건 운영팀 잘못이거든요.

거버넌스 투표를 커뮤니티가 올렸다고 해도 운영팀 잘못이에요. 저는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그걸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탈중앙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NFT 프로젝트를 이끄는 권 대표는 탈중앙화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견해일까?

그렇지 않았다. 권 대표는 커뮤니티가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DSC의 모습을 웹3라고 표현했다. 권 대표는 웹3에 대해서는 우호적 의견을 내비쳤다.

“디지털 정보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웹3를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택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지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디지털 정보의 가치가 올라가야 하고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자금이 흘러가야 해요. 그런 흐름이 웹3로 나타나고 있으니까 웹3를 허상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도지 사운드 클럽은 오는 7월9일 메이트 NFT 출시 1주년을 맞는다. 권태홍 대표는 "7월9일 당일에 파티를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으나 이후로 파티가 두 번 있고 전시회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SC는 또 메타버스 플랫폼 아이야스 베타 버전을 지난 1일 출시했고 '돈 버는 게임'(P2E) 서비스도 준비하는 등 사업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DSC의 메타버스 아이야스를 시연하는 권태홍 대표. 아이야스에서 만난 메이츠 NFT 홀더는 권 대표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DSC의 메타버스 아이야스를 시연하는 권태홍 대표. 아이야스에서 만난 메이츠 NFT 홀더는 권 대표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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