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프레스토랩스
출처=프레스토랩스

"현재 BTC(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전고점(ATH)과 동일한 가격이다. 그러나 과거 가상자산 거래소에 돈을 송금하는 것 조차 오류가 나는 시기였던 것에 비해 현재 많은 기업이 고도화됐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2017년과 같을지라도 가상자산 업계는 큰 성장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김용진 프레스토랩스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비대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용진 대표는 2009년 퀀트 트레이딩 업체 점프 트레이딩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9년에 설립된 점프 트레이딩은 시카고 소재 알고리듬 및 고빈도(HFT) 트레이딩 업체로, 지난해 9월 자회사 점프크립토를 설립했다.

점프 트레이딩에서 약 3년 반 동안 커리어를 쌓은 뒤 그는 2014년 싱가포르에서 가상자산 알고리듬 트레이딩 투자사 ‘프레스토랩스’를 설립했다.

프레스토랩스는 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AQX를 론칭했고, 현재 오픈베타를 진행 중이다. 정식 서비스 론칭은 오는 9~10월경이다.

이처럼 프레스토랩스는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전고점이였던 6만9000달러 대비 2만달러까지 하락하며 소위 '크립토 겨울'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AQX 론칭 등 가상자산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경쟁 업체들이 힘든 상태일 때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 오히려 같은 조건이라도 더 좋은 인력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코인 시장이 나빠졌으니까 앞으로는 더 좋아질 확률이 더 높다”며 “길게 봤을 때는 지금이 (사업 확장 등) 용기를 내야 되는 시점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줌 미팅을 통해 김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김용진 프레스토랩스 대표. 출처=프레스토랩스
김용진 프레스토랩스 대표. 출처=프레스토랩스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프레스토랩스는 2014년 싱가포르에 회사를 설립을 했고 초기에는 아시아 주식이랑 파생상품 거래를 하다가 2017년부터 크립토(가상자산) 거래를 하게 됐다. 그리고 현재는 크립토 쪽 비중이 좀 커진 상태다.

현재는 법인이 두 개로 운영되고 있다. 먼저 시작한 회사는 알고리듬 트레이딩 회사인 프레스토랩스이고, 얼마 전에 AQX라는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시작했다.”

- 전통 금융시장에서 가상자산 쪽으로 사업을 옮기게 된 이유는

“트레이딩 회사는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시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수익이 잘 나는 시장은 특별한 자산군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비효율이 많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비효율이라고 하면 이제 사람들이 환희에 차서 거래한다든지, 굉장히 활동적인 거래들이 일어나는 곳을 말하는 거다. 평소에도 그게 주식이든 채권이든 FX든지 상관이 없다고 했었다. 그랬던 차에 2017년에 접어들었다.

당시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고 API 엑세스들이 생겨나는 시점이었는데 사실 기존 전통 금융 시장이랑 거의 똑같은 로직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어서 2017년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알고리듬 트레이딩 회사라고 설명을 했는데, 알고리듬 트레이딩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한다

“프레스토랩스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분석하고, 투자 기회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만약 최적의 매수·매도 타이밍이면, 자동화된 룰에 의해서 주문을 내고 그걸로 인해 수익을 버는 구조다. 

전통 금융에서도 전체 거래 대금의 70~80%를 봇이 내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방식이다. 이 방식이 가상자산 시장도 예외 없이 초기 단계부터 이렇게 자동화된 매매 알고리즘들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을 API로 제공했었다.

API는 마켓 API랑 주문을 자동으로 넣을 수 있는 오더 엔트리(order entry) API 이렇게 두 개가 세트로 주어진다. 마켓 API의 정보를 받아들여서 판독을 하고 결정을 내린 뒤 충분한 매수나 매도를 해야겠다는 확신이 서면 기계적으로 오더 엔트리 API를 통해서 자동화되는 주문이 나가는 거래를 하는 게 우리 사업이다.”

-트레이딩 알고리듬 봇을 활용한 매매법은 사람이 직접 봇을 돌리는 거랑 온전히 봇으로만 거래하는 방법이 있다고 알고 있다. 프레스토랩스는 둘 중 어느 방법을 쓰는 건가

“트레이딩 알고리듬 봇을 세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세가지는 트레이딩 의사 결정을 사람이 주도하는가 또는 봇이 주도하는가에 따라 나뉜다.

첫째 화이트박스는 트레이딩 의사 결정 자체를 사람이 주도하는 방식이다.

봇이 거래의 집행을 도와주더라고 사람의 결정을 따라서 단순 자동 매매를 해주는 방식으로, 거래에서 최후의 결정은 사람이 하게 된다.

둘째 그레이박스는 트레이딩 의사 결정을 사람과 봇 조합으로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거래의 중요한 부분인 매수·매도 결정하는 과정에서 봇의 실시간 정보 처리 능력과 사람의 판단이 조합되어 이뤄진다.

예를 들어 거래가 실행되기 까다로운 조건에서 사람이 결정을 내리고, 체결되기 어려운 거래를 봇이 최대한 주문에 맞게 처리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블랙박스는 사전에 작업해둔 알고리듬에 의해 이뤄진다.

사전 알고리듬을 통해 봇이 거래를 하고, 이 과정을 사람이 직접 실시간 모니터링 및 리스크 컨트롤하며 사후 관리를 집증적으로 해주는 방식이다.

프레스토랩스는 블랙박스 트레이딩을 한다.

블랙박스 트레이딩은 사람이 모니터링을 하면서 리스크 컨트롤을 할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이나 객관적이지 않은 판단 등에서 벗어나 기존에 학습된 내용을 기계적으로 거래한다. 따라서 다양한 시장 상황에 객관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만 학습된 시장 상황에서 크게 벗어난 예외적인 시장에서는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이 4만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하락했다. 현재 시기를 하락장으로 보나

“2017년의 전고점은 2만달러였다. 그때 내가 알기로는 시가총액이 1000조원 정도였는데 저번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을 당시에도 1000조원까지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하면서 2017년 전고점과 비슷해진 것이다.

비록 시장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2017년 하락장과 같은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7년에는 A라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돈을 보내는 것 자체를 신뢰하기가 어려웠다. 당시에는 먹튀도 많았고 가상자산 거래소 간 송금 조차도 오류가 나는 시기였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가상자산 거래소도 믿을 수 없는 시절이었고, 가상자산 거래소의 API도 다운되는 시기였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보면 이전 대비 건실하게 버티고 있는 회사가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나 FTX 같은 데 심지어 채용을 늘리고 있고. 이전과 달리 대부분의 거래소에서는 이슈가 될만한 문제도 안 생기고 있다. 

단적으로 쓰리애로우 캐피탈(3AC)처럼 레버리지를 사용했던 곳들은 터졌지만 레버리지 안 쓰고 현물 위주인 곳들은 데미지를 입었더라도 크레디빌리티(신뢰도) 이슈나 디포트되는 사례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많은 기업들이 기관화가 됐고 기초 체력이 2017년보다 훨씬 좋아진 것이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그때처럼 5000달러 간다 이렇게도 말하던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근거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2017년 대비 인프라가 증가했고 당연히 2만달러정도는 페이할만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최근 크립토 겨울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시기에서는 알고리듬 봇 매매를 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나

“시장에 변동성만 있으면 수익을 벌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답변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4~5월 바이낸스 같은 경우 이더리움 거래 대금이 매일 200억달러 정도 규모가 됐다. 이렇게 시장 파이가 크고 거래량이 많고 변동성이 높을수록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다 같이 장세가 무너질 때는 거래량이 줄다보니 상승장 대비 수익을 보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장이 빠지면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빠지면서 거래 대금도 줄고 시장 분위기가 차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잃지는 않더라도 현재와 같은 시기에는 수익은 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내용을 들어보니 개인 투자자가 하기는 어려운 방식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이 따라 하기는 쉽지 않은 방식이다. 프레스토랩스 투자 전략 중 하나로 예를 들어보겠다.

100가지 코인 종목을 동시에 관찰한 다음에 그중에 가장 많이 내린 코인 매수하고 가장 덜 내린 코인을 매도한다는 방식이 있다. 이 방식으로 트레이딩을 했을 때 하락장에서는 덜 내린 코인을 매도를 하는 방식으로 차익 거래를 한다.

이것을 업계에서는 통계적 차익거래라고 부르는데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이 방식을 하기엔 쉽지 않다. 나 또한 개인적으로 트레이딩을 할 때 봇이 하는 트레이딩 방식을 따라서 해보라고 한다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종목 선정 같은 경우는 봇을 돌려서 선정이 되는건가

“트레이딩 유니버스라고 부르는데, 보통 유동성이 높은 순서로 예로 들자면 상위 100가지 종목, 50가지 종목 이렇게 나눈다. 이 항목에서 우리가 매매하는 상품군을 선정한다.

그다음에 여기 안에서 어떤 종목이 유독 처지거나 올라간다면 그것들을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는 거래를 한다. 한마디로 안 오르는 애들을 사고 과하게 올랐던 애들을 팔고 이런 식으로 차익거래를 한다는 거다.”

김용진 프레스토랩스 대표. 출처=프레스토랩스
김용진 프레스토랩스 대표. 출처=프레스토랩스

 

-시장이 안좋은데도 프레스토랩스에서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사업 확장을 하는 이유 혹은 어떤 확신이 있는 건가

“일단 장이 좋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시장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도 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금융시장 속성 자체가 시장이 안 좋을 때 잘 버티는 회사들이 결국 큰 수익을 얻게 된다. 잘 버틴다는 의미는 안 좋은 시장에서도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회사들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도 시장이 무너진 현재 시점이 아주 길게 봤을 때는 가상자산을 장기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 본다. 

회사 입장에서 보더라도 신규 인력 채용을 하기 좋은 시기라 생각한다. 시장이 안좋아지면서 경쟁 업체 중 경영이 힘들어진 회사들이 있을 것이다. 이때 건실한 회사가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면 경쟁 업체와 같은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더 좋은 인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장이 안좋아졌으나 앞으로는 더 좋아질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 따라서 길게 봤을 때 (회사 경영 면에서) 오히려 용기를 내야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장은 2017년도랑 많이 다르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렇다면 이 하락장의 끝은 언제로 보나

“코인 판(가상자산) 자체 이슈랑 거시경제 이슈 두 가지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코인 판 자체의 이슈는 디파이가 간접적인 마진 파이낸싱을 제공했던 것 같다. LUNA(테라)가 불을 짚혔지만 3AC랑 셀시어스 등 연이어 여러 가지 이슈가 발생했다.

다시말해 검증이 안 되는 곳들이 마진 제공을 했던 것 같고 이로인해 디파이에 있던 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시차가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례를 예로들자면 테라 루나 이슈가 터졌을 때 3AC와 셀시어스가 곧바로 터진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죽었다.

일단 디파이가 거의 다 죽은 상태이니 코인 판 이슈에서는 더 이상 터져 나올 것들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 레버리지를 썼던 VC들도 이번 이슈를 통해 많이 정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가 않다.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고 주식 시장이 계속 빠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여윳돈이 있어야 가상자산 시장에도 눈을 돌리는데 그런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시장에서는 현금, 주식, 부동산 그다음이 가상자산이다. 그래서 경기가 침체하면 가상자산에서 돈이 가장 먼저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 인식이 이러하기 때문에 주식이 바닥을 칠 때까지는 조금 단기 기간의 반등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주식이 언제가 바닥이냐라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거는 사실 예상하기 쉽지 않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아직 최종점에 안 올라왔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2만달러에 도달한 것을 기회라고 보는건가

“2만달러라는 절대적인 값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누가 또 파산하면 1만5000달러까지 갈 것이고, 시장에 호재가 작용한다면 2만5000달러, 3만달러가 가는 오실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부터 1년까지는 매수하기 좋은 기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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