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Zoltan Tasi/Unsplash
출처=Zoltan Tasi/Unsplash

이더리움2.0이 완료되면 기존 이더리움 체인이 없어지고 새로운 체인이 생긴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심지어 이런 심리를 이용해 이더리움 2.0이 완료되면 기존 ETH을 사용할 수 없으니, 보유한 ETH를 맡기고 새로운 코인을 주겠다는 사기도 등장했다. 이더리움2.0이 완료되면 기존 이더리움 체인과 ETH는 진짜 사라지는 걸까?

먼저 이더리움의 난이도 폭탄 업데이트는 지난 13일 2개월 후로 연기됐다.

이더리움 난이도 폭탄이란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 모델에서 지분증명(PoS) 모델로 전환할 때 활용되는 업데이트다. 이더리움2.0 전환의 한 과정인 더머지의 핵심 촉매다.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2위인 ETH(이더리움)가 기반으로 하는 체인의 블록 생성 과정이 전환되는 큰 변화기 때문에 이더리움2.0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큰 화두다. 그리고 그 이더리움2.0 전환 과정에서 주목받는 건 ‘더머지’다.

‘더머지’는 말뜻 그대로 ‘병합’을 의미한다. 병합 대상은 기존 이더리움1.0이라 불리는 수행 레이어(Execution Layer)와 비콘 체인이라고 불리는 합의 레이어(Consensus Layer)다.

이더리움2.0 전환 과정에서는 이 두 체인이 병행해서 돌아간다. 수행 레이어(기존 이더리움 체인)는 PoW로 블록을 생성하고 합의 레이어(비콘 체인)는 PoS로 블록을 생성하는 게 차이점이다.

‘더머지’란 특정 시점에 이 두 체인을 통합하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더머지’가 이더리움2.0의 핵심 과정으로 여겨진다.

그럼 ‘더머지’가 실행된다면 기존 이더리움 체인의 블록은 어떻게 될까?

결과적으로 더머지 이후에도 기존 이더리움 체인의 블록은 없어지지 않는다. 더머지 이전 유통되는 ETH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더리움 프로토콜을 연구하는 김형기 DSRV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더머지 이후에는 합의 레이어 블록 안에 수행 레이어 블록이 하나 더 포함된 형태로 합쳐진다”고 설명했다.

대니 라이언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은 더머지 과정을 아래 그림을 이용해 표현했다.

출처=레딧
출처=대니 라이언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

더머지 이후 블록은 두 블록이 합쳐진 형태로 생성된다. 합의 레이어 블록 안에 수행 레이어 블록이 들어간 형태로 하나의 블록이 PoS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한 블록 안에 포함된 두 레이어는 서로 다른 역할을 지닌다.

합의 레이어는 블록을 생성한다. 반면 수행 레이어의 블록은 스마트계약이나 ETH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 더머지 이후 PoS로 전환된 이더리움에서 A라는 검증인이 블록을 생성한다고 해보자. 검증인 A는 합의 레이어에서 블록을 생성하고 다른 검증인들은 검증을 통해 블록 생성 여부를 확정한다. 그리고 블록을 생성한 검증인 A는 보상으로 ETH를 받는다.

그런데 더머지 이후에는 합의 레이어와 수행 레이어 간에는 ETH 전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검증인 A는 ETH 보상을 받기 위해 수행 레이어의 주소를 입력해 블록 생성에 대한 ETH 보상을 받는 식으로 구성된다. 

결국 더머지 이후에도 기존 이더리움 체인의 블록은 비콘 체인 블록 내부에 남아 있는 것이고 이더리움 체인의 가상자산인 ETH 역시 계속 쓸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크롬 웹브라우저에서 인터넷 익스플로어 전용 웹 페이지를 호환성 모드로 실행하는 것과 같다. 기존 이더리움 체인에서 PoW로 채굴은 불가능하지만, 이더리움2.0에서 계속 살아숨쉬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더머지’ 이후에 만들어질 새로운 형태의 블록은 이더리움2.0의 샤드 체인 중 하나일 뿐이다.

김형기 DSRV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샤드는 여러 개의 체인이 병렬하게 가동하는 것”이라며 “더머지가 완료되면 샤드 체인 중 하나의 체인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머지 이후로 만들어질 체인 외에 다른 샤드 체인에 대해서는 이더리움 재단과 클라이언트들이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더머지는 오는 하반기에 진행될 계획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2022년 3·4분기 중에 더머지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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