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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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TON, 더 오픈 네트워크) 블록체인의 지갑 주소 209개가 전체 TON(톤코인) 물량의 81%(약 5조7000억원 상당)를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스캠(SCAM) 논란이 커지고 있다.TON은 이전 '텔레그램 코인'인 GRAM(그램)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는 가상자산이다.

8일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5월18일 기준 TON 보유 지갑은 약 54만7000개로 이 중 0.04%인 209개의 지갑이 TON 발행 물량의 81%인 약 41억70만TON(약 5조682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문서는 톤 프로젝트의 개발자들이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세부적으로 209개 지갑은 각각 최소 100만TON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보면 각 107만달러(약 13억7302만원) 이상을 메인넷 출시 전부터 갖고 있는 셈이다.

톤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던 개발자는 “소수의 사람이 대다수 물량을 보유한 게 맞다”면서도 블록체인 특성상 지갑 주소만 가지고는 신원까지는 알 수 없으므로 “그들이 누군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1TON 미만을 보유한 지갑 주소는 43만1000개로 전체 중 73%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문서는 “주소 중 대다수가 TON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수의 지갑이 TON을 대부분 가지고 있는 것.

출처=톤 프로젝트의 익명 개발자들 제공
100만TON 이상 보유한 지갑이 전체 물량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로 약 5조원상당이다. 출처=톤 프로젝트의 전 익명 개발자들 제공

블록체인의 특성인 투명성이 TON에서는 통용되지 않았다. TON의 초기 분배 과정이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만큼 209개 지갑 주인만 자금 흐름을 알 뿐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톤 재단은 백서를 통해 “TON의 총발행량은 TON 50억개로 제한되고, 10%의 물량은 검증인 스테이킹 보상으로 주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기 분배 계획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다.

TON은 2018년 출시된 톤 테스트넷에서 50억개가 발행됐다. 그리고 그중 48억개의 물량이 2020년 4월 277개의 지갑으로 분배됐다.

출처=톤 텔레그램 캡처
출처=톤 텔레그램 캡처

하지만 톤 재단이 정식 메인넷 출시를 발표한 건 한국시간 기준 2021년 5월27일이다. 톤 재단은 2021년 5월27일 "기존에 테스트넷2로 불리던 톤 네트워크를 '메인넷'으로 새롭게 이름을 바꾼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한 문서는 이와 관련해 "주요 자금이 테스트넷에서 메인넷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하기 전에 분배됐다"고 설명했다. 정식 메인넷이 출시되기도 전에 대부분의 물량이 특정 주소로 분배된 것이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누구에게 팔았는지 공개하지도 않고 이렇게 사전에 분배한 것은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수의 지갑이 물량 대다수를 가지는 경우가 특별한 건 아니다. 비트인포차트 데이터에 따르면, 대표 가상자산인 BTC(비트코인)도 전체 중 0.04%의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62.17%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과 TON의 차이는 높은 잔액을 가진 지갑들의 보유 추이다.

TON은 특정 지갑 몇 개가 독점하고 있는 게 아니라 100만TON 이상 가진 209개 지갑이 차례대로 보유 수량을 늘려가는 형태를 지닌다. 이와 관련해 조재우 교수는 "한 명이 보유한 TON을 지갑 여러 개에 나눠 분산 그래프를 보기 좋은 형태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TON의 초기 분배 계획과 0.04%의 지갑 주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 내용의 메일을 복수의 톤 재단 관계자들에게 보냈지만 현재까지 답은 오지 않았다.

앞서 텔레그램은 톤(TON, 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 기반 가상자산 GRAM을 출시하려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으로 인해 2020년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하지만 톤 재단이라는 조직이 기존 톤의 공개 소스를 기반으로 2021년 TON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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