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KB앤파트너스 "앵커 프로토콜 구조는 폰지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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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조은지
박상혁, 조은지 2022년 6월11일 16:00
출처=테라 미디엄
출처=테라 미디엄

지난 5월12일 LUNA(테라)와 UST(테라USD)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 5명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을 고소했다. 법무법인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는 이들을 대리해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이들의 고소장은 5월19일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에 제출됐다.

LKB앤파트너스는 "이번 고소인은 총 5명이었는데, 이 외에도 국내·외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고소 참여 문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LKB앤파트너스는 현재 2차 고소인단을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LKB앤파트너스의 고소·고발과 별개로 개별 투자자들의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76명의 고소인이 권도형 대표와 신현성 대표를 고소했다. 지난달 31일에는 11명의 고소인이 추가로 고발장 및 진정서를 서울남부지검에 접수했다. 카페 운영진에 따르면 1, 2차 고소를 통틀어 고소인들이 손해를 본 금액은 약 77억원이다. 그만큼 실제 보이는 것 이상으로 테라 사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아래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담당 변호사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출처=박상혁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박상혁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신재연 변호사: LKB앤파트너스의 자본시장법 팀 변호사로 있는 신재연이라고 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무효 소송과 관련해서 삼성물산 주주들의 변호를 맡는 등의 일을 했다. 가상자산 역시 큰 테두리에서 자본시장법의 영역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테라 사태와 관련한 변호를 맡게 됐다. 

김현권 변호사: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있다가 변호사 시험을 쳐서 현재는 LKB앤파트너스의 변호사로 있는 김현권이라고 한다.

 

고소인들이 많은 법무법인 가운데 LKB앤파트너스를 선택했다.

김 변호사: 우리 로펌에 테라 사태에 휘말린 피해자가 있다. 그래서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법률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이 없는지 검토를 시작했다. 로펌 내 피해자는 고소장을 따로 접수하지는 않았다. LKB앤파트너스가 잘 알려진 중견 로펌 가운데 하나라서 (고소인들이) 찾아 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고소인들이 LUNA·UST를 보유한 방식은 단순 매매였나 앵커 프로토콜과 같은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를 통한 담보·예치였나.

김 변호사: 일단 우리는 단순 매매, 담보·예치 등 어떤 보유 방식이든 테라 사태로 피해를 입은 모든 LUNA·UST 보유자를 피해자로 보고 있다. 고소인들의 경우 LUNA만 보유한 사례도 있고, LUNA와 UST를 모두 가지고 있는 보유자도 있다. 

다만 고소인 가운데 테라의 디파이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을 통해 담보·예치 방식으로 피해를 본 보유자는 없다. 현재 2차 고소인단을 모집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는 앵커 프로토콜에 맡겼다가 피해를 입은 보유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고소인들이 테라 사태로 약 14억3500만원을 잃었다고 했는데 손해 기준을 어떻게 잡았는지.

김 변호사: 고소인들의 매수 시점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계산했다. 5명의 고소인 가운데 테라 사태 이후에 LUNA나 UST를 매수한 보유자는 없다. 보유 시점 대비 원금 손실 분을 피해 규모로 잡았다는 얘기다.

 

현재 고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김 변호사: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에서 테라 사태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합수단의 수사에 따라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2차 고소인단 모집을 통해 추가로 고소를 할 계획이다. 테라 사태 직후와 비교했을 때 현재 고소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 언론 등에 많이 보도가 됐다. 테라 사태 과정에서 권도형 대표의 시세 조종이나 현금화 정황 등이 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으로 권 대표의 고소 내용을 견고하게 하는 사실이 더 많이 드러날텐데, 그런 사실이 나올 때마다 보완해서 고소장을 제출할 생각이다. 

출처=박상혁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박상혁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테라폼랩스나 권 대표의 트랜잭션 추적 등은 온체인 데이터라서 법무법인 차원에서도 검토가 가능할 것 같다.

김 변호사: 수사와 관련한 일은 검찰에서 해야 할 몫이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 분야에서 고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분석 업체와 협업해서 트랜잭션을 검토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권 대표와 신 대표를 고소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법적 검토를 하고 있는가. 

김 변호사: 일단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와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우리는 테라의 알고리듬이 설계 단계에서 분명한 오류가 있었다고 봤기 때문에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개발한 사람은 설계 당시 알고리듬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알았을 거라고 본다. 전문가들 역시 테라의 알고리듬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걸 알았으면서도 LUNA·UST 보유자에게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계속 좋은 점만 얘기했다는 것은 결국 보유자를 속인 것이다. 그런 점이 기망에 들어간다고 봤다.

둘째로는 테라 백서를 보면 LUNA 공급량을 10억개로 명시해놨는데 사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백서를 보고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백서 업데이트 없이) 공급량 제한을 풀어버렸다. 

신 변호사: 다음으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유사수신이다. 우리는 앵커 프로토콜의 구조가 폰지사기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앵커 프로토콜이 약 20%의 고정 예치 이자율을 약속하면서 대출 이자율은 예치 이자에 못 미치지 않았나. 그런 구조였음에도 불구하고 약 20%의 예치 이자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유사수신의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가상자산을 금전으로 볼 수 없어 유사수신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하는데.

신 변호사: 이번 테라 사태에서 문제가 된 UST는 알고리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다. UST를 비롯한 많은 스테이블 코인이 1달러 가치를 보장해준다는 특성이 있다. 법원도 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 물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금전이 아니더라도 유사 수신을 인정하고 있다. 물론 법적으로 다르게 해석할 여지도 있지만, 스테이블 코인의 금전성을 생각했을 때 우리는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명확한 금전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로 유사수신을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고소인들이 신현성 대표를 함께 고소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알려준다면.

김 변호사: 신현성 대표는 우선 테라폼랩스를 공동 설립했다. 또한 여전히 테라폼랩스의 싱가포르 법인 지분을 갖고 있다. 물론 차이코퍼레이션에서는 신현성 대표와 권도형 대표는 사실상 관계가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테라폼랩스의 초창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운영에 어느정도 관여를 했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신현성 대표를 공범으로 본다.

신 변호사: 신현성 대표는 테라를 결제 수단 위주로 생각을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권도형 대표와 뜻이 맞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테라에 손을 뗐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범은 중간에 그냥 빠지면 안 된다. 법리적으로 죄를 범한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으면 권도형 대표를 말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신현성 대표가 그런 노력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앞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정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겠지만, 앞으로 (신 대표와 관련한) 더 많은 의혹이 드러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테라 사태로 가상자산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변호사: 적절한 규제는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규제 회피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법이 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 

현재 블록체인·가상자산과 관련한 법이 상당 부분 불확실하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어떤 것이 되고 안 되는지를 명확하게 규정한다면,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테라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을 오히려 더 건강하게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는가.

김 변호사: 개인적으로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담보형 (형태의 금융 상품)이나 이런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주 이상적인 형태를 반영한 알고리듬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페깅이 유지된다고 하는데 이 자체를 봤을 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테이블 코인은 공적인 형태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고 중앙에서 개입을 해야하는 구조다. 중앙에서 감독을 해야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개념에 맞고 진짜 화폐처럼 인식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존하는)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에는 불명확한 알고리듬 양 또는 투자자가 예치할 돈이 없는 상태에서 담보를 마련하는건데 이런 부분에서는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 변호사: 저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한다. 알고리듬에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말을 붙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의 경우 준비금을 100%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테라 생태계에서는)알고리듬으로 LUNA 가치를 담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권도형 대표의 학력, LUNA의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린 것도 있고. 또 스테이블이라는 말을 믿고 자금이 많이 몰렸다.

LUNA·UST에 신규 투자자들이 계속 들어오거나 혹은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이 페깅이 되다가 하락장에서 페깅이 안되는 것이 알고리듬이라 하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부분(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라던가 코인 개발자들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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