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 상 등록되어 있는 테라폼랩스 사무실 건물. 출처=조은지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등기 상 등록되어 있는 테라폼랩스 사무실 건물. 출처=조은지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LUNA(테라)와 테라의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 UST(테라USD)의 개발사 테라폼랩스의 싱가포르 본사로 찾아갔더니 '텅 빈' 사무실만 있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23일 테라폼랩스의 등기상 본사 소재지인 싱가포르 구오코 타워(Guoco tower)를 직접 찾아갔다.

싱가포르 월리치 스트리트(Wallich St) 인근에 위치한 테라폼랩스 본사는 예상과 달랐다. 화려함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테라폼랩스를 알리는 로고나 문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안내데스크의 층수별 안내 팻말과, 엘리베이터에서도 테라폼랩스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건물 관리자에게 "테라폼랩스 회사가 이 건물에 입주해있냐"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건물 관리자에게 확인해 올라간 테라폼랩스 사무실은 문이 닫혀있는 상태로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닫힌 유리문 사이로 보이는 테라폼랩스 사무실은 시멘트 바닥과 텅빈 수납장만이 있었다. 테라폼랩스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층에는 테라폼랩스를 제외한 총 3개의 사무실이 운영 중이었다.

테라폼랩스와 같은 층을 사용하는 직원에게 "테라폼랩스 직원을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그는 "테라폼랩스 직원과 마주친 적이 없다"면서도 "테라폼랩스라는 곳이 입주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권도형 대표는 21일 트위터에서 "서울에 위치한 테라폼랩스 본사를 지난해 5월4일, 부산 지사를 5월6일에 문을 닫았다"는 뉴스가 담긴 트윗과 함께 "이것에 대해 답해줄 수 있냐"는 트윗을 받았다.

이에 권도형 대표는 "나는 지난해 12월부터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결정으로, 오랜 기간을 계획했던 일이다"며 "여러 인터뷰 및 팟캐스트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다"고 말혔다.

이어서 그는 "현재 테라폼랩스의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며, 이제 테라폼랩스의 한국 지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권도형 대표가 말한 싱가포르 본사는 먼지가 쌓인 채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는 듯 텅 빈 사무실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왼쪽 등기 상 등록되어 있는 테라폼랩스 사무실과 해당 건물 1층에 있는 층수 별 안내판. 출처=조은지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왼쪽 등기 상 등록되어 있는 테라폼랩스 사무실과 해당 건물 1층에 있는 층수 별 안내판. 출처=조은지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한편, 테라폼랩스는 2018년 당시 권도형 대표와 신현성 전 공동대표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법인 회사이다.

테라 블록체인은 LUNA(테라)와 스테이블 코인 UST가 한쌍을 이루면서 동작한다. 하지만 5월8일 1달러 가치를 유지하던 UST의 페깅(가치 연동)이 깨지면서, LUNA이 폭락했다. 같은 날 LUNA는 약 72달러에서 약 59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LUNA와 UST는 고점 대비 -99%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23일 오후 1시12분 기준 LUNA는 0.0002달러, UST는 0.06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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