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출처=김외현/코인데스크 코리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출처=김외현/코인데스크 코리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새로운 테라 체인을 만들고 새 LUNA(테라) 코인을 발행하자는 '테라 생태계 복원 계획' 최종 버전을 공개하며, 18일 테라 커뮤니티 내 표결을 시작했다. 표결 결과 정족수를 만족하고, 찬성 의견이 더 많을 경우 새 LUNA 코인은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4시께 발행될 예정이다.

이날 권 대표의 제안은 포크를 통해 기존 테라 네트워크와는 다른 새로운 체인과 LUNA(테라)를 발행하려고 한다는 점, LUNA와 테라의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T(테라USD)의 개발사 테라폼랩스가 토큰 분배 명단에서 제외된다는 점 등에서 이전 제안과 동일한 관점을 유지했다.

특히 새로운 테라 체인에서는 UST를 없애고, 기존 체인의 LUNA는 LUNC(테라클래식)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이번에 권도형 대표가 표결을 시작한 새로운 LUNA 토큰 분배 계획은 기존 제안과 달라진 점도 있었다.

먼저 필수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새로운 LUNA의 몫이 전체 공급량의 5%에서 10%로 늘어났다.

권 대표의 제안에 따르면 전체 공급량의 0.5%는 새로운 체인 출시 직후 새로운 체인의 필수 개발자에게 제공한다.

다만 1년 내 필수 개발자가 새로운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으면 받은 LUNA는 환불 조처가 이뤄진다. 권 대표는 이 물량을 '비상 할당 물량'이라고 거론하면서 별도의 락업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필수 개발자들이 비상 할당 물량을 받을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트위터나 다른 SNS 채널에 새로운 체인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테라 2.0' 지지를 선언하는 프로젝트들을 리트윗 한 바 있다. 그의 생태계 복원 계획 최종 버전에 따르면, 비상 할당 물량을 받기 위해 프로젝트들이 테라 2.0을 공개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총공급량의 1.5%를 기존 테라 블록체인인 테라 클래식에서 활동했던 필수 개발자 팀에게 분배한다.

분배 대상은 UST(테라 USD)의 1달러 가치가 무너진 지난 8일 자정께에 기존 테라 네트워크에 남아있었던 핵심 개발자들이다. 이들에게는 1년의 락업기간과 3년간 차등 락업 해제를 조건으로 물량이 분배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필수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총공급량의 10% 가운데 8%는 개발자 마이닝 프로그램에 분배된다.

테라 생태계에 정통한 블록체인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자 마이닝 프로그램은 개발자가 댑(DApp) 등을 잘 만들었을 때 보상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권 대표에 따르면 개발자 마이닝 프로그램에 참여한 필수 개발자에게는 4년간 매 분기 새 체인의 총 예치금(TVL)에 비례한 수익이 분배될 예정이다.

 

정리하자면, 권도형 대표가 공개한 새로운 LUNA 분배 계획은 다음과 같다.

 

1. 스테이킹 된 거버넌스에 의해 통제되는 커뮤니티 풀(커뮤니티의 공금과 유사한 개념)에 25%가 분배된다. 이 가운데 10%가 핵심 개발자에게 돌아간다. 

 

2. 지난 8일 밤 12시께에 기존 LUNA를 보유한 보유자에게 35% 분배된다. 이때 테라폼랩스는 분배 명단에서 제외된다. 

-> 100만LUNA 미만 보유자 : 1년 락업 후 2년간 차등 락업 해제 조건
-> 100만LUNA 이상 보유자 : 1년 락업 후 4년간 차등 락업 해제 조건

 

3. 지난 8일 밤 12시께에 aUST(앵커 UST)를 가지고 있었던 보유자에게 10% 분배된다.

aUST는 테라의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에 UST를 예치하면 나오는 토큰이다. 이때 고래 캡(Whale Cap)을 적용한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캡은 투자 상한선이나 보상 상한선을 의미한다.

권 대표가 고래 캡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50만aUST를 넘게 보유하고 있는 고래 보유자에게는 보상 상한선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물량 가운데 15%는 새로운 체인 론칭과 함께 락업이 해제되며, 나머지 85%에 대해서는 6개월 락업을 거친 뒤에 2년간 락업이 차등적으로 해제된다.

 

4. 27일 오전 4시께 기존 LUNA를 가지고 있는 보유자에게 새로운 LUNA 총 공급량의 10%가 분배된다.

스테이킹 파생상품을 가지고 있는 LUNA 보유자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이 물량은 새로운 체인 론칭과 함께 15%의 락업이 풀리며, 나머지 85%에 대해서는 6개월 락업을 거친 뒤에 2년간 락업이 차등적으로 해제된다.

 

5. 27일 오전 4시께 기존 UST를 보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머지 20%가 분배된다.

이 물량은 체인 론칭과 함께 15%의 락업이 풀리며, 나머지 85%에 대해서는 6개월 락업을 거친 뒤에 2년간 락업이 차등적으로 해제된다.

 

권 대표의 제안이 통과되면 27일 오전 4시 기준으로 스냅샷을 통해 토큰이 분배될 전망이다.

18일 오후 11시30분 기준으로 권 대표가 온체인에 올린 제안은 찬성이 89.8%로 압도적으로 높다. 총투표율은 19.7%다.

거부권(No with veto)을 행사한 검증인은 국내 인프라 서비스 업체 DSRV가 유일하다. 

거부권 비율이 33.4%를 넘으면 찬성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제안은 통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거부권 비율이 33.4%를 넘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 정족수가 채워지고 찬성 비율이 과반을 넘으면, 제안은 올라간 날로부터 7일 뒤에 통과된다.    

테라 생태계에 정통한 블록체인 관계자는 "아직 투표율이 높지 않고 투표권이 큰 검증인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아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제안 통과 여부를 예단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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