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의 형사법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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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2년 5월20일 14:00
출처=VBlock/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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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테라 스테이블 코인) '디페깅'과 LUNA(테라) 폭락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책임론이 거세다.

특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사기와 유사수신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 관심이 크다. 권 대표 본인이 직접 예치 서비스 앵커 프로토콜의 '연 고정 이자율 20%'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사기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앵커 프로토콜이 애초에 고정 이자율 20%를 맞출 수가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 사기 혐의 등 수사를 위해 테라 프로젝트의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를 기술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자를 지급할 의사가 능력이 있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는 "만일 권 대표가 직접 '연 20% 이자율'을 확정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안내했다면 '폰지(별도의 수익 창출 수단없이 신규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보상을 주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수사기관이 사기 혐의를 입증하려면 테라의 디파이 서비스가 연 이자율 20%를 낼 수 없었다는 점을 밝혀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백서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디파이 설계를 기술적으로 따져봐야 해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동환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기망(허위의 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으로써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의 의사' 여부를 중점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변호사는 "기망의 의사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꽤나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또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특정 시점에 폭락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코인 구매나 관련 프로토콜의 이용을 권유했다면 기망의 의사가 인정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사 기관이 사기죄 입증을 위해 디파이에서의 자금 흐름을  쫓거나 입증이 되더라도 그 자금을 몰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지갑과 달리 디파이에서 주로 활용되는 개인 전자 지갑(메타마스크 등) 내 가상자산은 몰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UST(테라 스테이블 코인)의 지급준비금을 관리하는 비영리 조직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는 블록체인에 거래 내역이 남지 않는 장외 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을 처분해왔다. 블록체인 거래 내역을 추적한다고 해도 장외 거래가 중간에 있는 만큼, 권 대표 본인이 실제로 이득을 챙겼는지 여부는 밝혀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권도형 대표는 2021년 4월 트위터를 통해 앵커 프로토콜이 '연 20% 고정 이자율'을 준다고 홍보했다. 출처=트위터 캡처
권도형 대표는 2021년 4월 트위터를 통해 앵커 프로토콜이 '연 20% 고정 이자율'을 준다고 홍보했다. 출처=트위터 캡처

유사수신법 위반 혐의도 관심사다. 권 대표는 2021년 4월 트위터를 통해 "앵커 프로토콜에 스테이블 코인을 예치하면 20%의 고정 연 이자율(APR)을 준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법조계 전문가들이 의견이 갈린다.

그간 가상자산을 활용한 고수익 보장은 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유사수신법은 유사수신행위를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 · 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금전'에 가상자산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들이 있어서다.

김동환 변호사는 "유사수신에 '금전'이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원화로 보는 것이 중론인 만큼, 앵커 프로토콜도 그 이자를 가상자산으로 주기에 유사수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가상화폐(가상자산) 유사수신을 인정한 하급심 판례가 늘어나서 '가상자산은 금전이 아니'라고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2021년 12월17일 판결에서는 가상자산으로 수익을 보장한 것도 유사수신 행위로 판단했다"며 "다만, 이럴 경우 대부분의 가상자산사업자가 유사수신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조정희 대표 변호사도 "'APR'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디파이를 마치 금융상품처럼 취급한 것인 만큼 논란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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