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스테이블 코인.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기축통화’ 역할을 해온 만큼,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을 보여준 루나 사태가 자칫 시장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상자산 규제 강화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보면, 이날 정오께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의 시세는 1달러에 살짝 못 미치는 0.9988달러였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 3위인 테더는 달러와 일대일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이다.

알고리듬 기반인 테라(UST)와 달리, 테더의 발행 주체는 1코인당 1달러어치의 자산을 예치해두는 식으로 테더의 가치를 보장한다. 다만 자산의 구성 등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해왔다.

루나 사태의 여파는 사그라지지 않은 모양새다. 테더 시세는 루나 사태가 불거진 지난 12일 0.95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1달러선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거래 은행의 재정난으로 0.92달러로 추락했던 2018년 이후 이렇게 오랫동안 1달러를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최근 닷새 만에 10분의 1가량이 증발했다. 테더의 달러 준비금에 대한 불신이 다시금 고개를 든 것이다.

그 반사 효과로 유에스디시(USDC)나 비유에스디(BUSD) 등 달러 기반의 다른 스테이블 코인 가격은 한때 1달러를 상회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언스테이블’(unstable)해진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사설에서 “가상자산 신봉자들의 믿음은 앞으로 고통스러운 시험에 처할지 모른다”고 짚었다.

시장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테더처럼 규모가 큰 스테이블 코인으로 ‘코인런’ 사태가 번지면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안정성을 내세운 스테이블 코인은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다. 가상자산 분석 업체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비트코인 거래의 66.7%가 테더로 이뤄졌을 정도다.

규제 리스크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에 내재된 불안정성의 파급력에 주목해왔다. 미국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지난해 11월 낸 보고서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코인런’은 한 코인에서 다른 코인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에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루나 사태는 우리가 과거에 봐왔던 뱅크런 사태와 유사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국은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당국은 자금세탁 방지와 투자자 보호 등에 초점을 두고 규제 마련을 검토해왔다. 증권거래위의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루나 사태가 불거진 지난 12일 한 포럼에서 “조만간 (규제) 움직임을 보게 될 분야 중 하나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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