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aunchpresso/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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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비덴트, 초록뱀미디어, CJ ENM, 줌 인터넷.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올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업 목적 정관에 '암호화 자산 매매'와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비롯한 블록체인 사업을 추가한 기업들이다.

LG전자는 24일 주총에서 블록체인 사업 목적 추가를 비롯한 정관 변경 안건이 승인됐다. 줌인터넷은 오는 28일, 비덴트·CJ ENM은 29일, 초록뱀미디어는 30일에 블록체인 사업 추가 안건이 포함된 주총을 열 예정이다.

눈에 띄는 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최대주주사인 비덴트를 제외하면 이 기업들의 기존 사업 방향이 블록체인 분야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LG전자는 그동안 가전·정보기술(IT)·자동차 부품 사업 등을 이어왔고, 초록뱀미디어·CJ ENM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줌 인터넷은 포털 사업을 해왔다.

해당 기업 관계자들에게 '블록체인 사업 내용을 정관에 추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대부분 "사업 확장 차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업 목적에만 추가할 뿐 블록체인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는 것.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 입장에서 볼 때 (블록체인) 시장은 너무나 빠르게 커지는데 여기서 완전히 소외되지 않으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특히 (블록체인 시장) 성장의 중심에 있던 기업이 아닌 경우에 더욱 그렇다. (블록체인)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기업들이 일단 출사표를 던지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건 블록체인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시장 흐름에서 자체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들이 시장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과정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의미다.

블록체인을 향한 기존 기업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기도 하다. 

한때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분야가 아닌 기업 관계자를 만나면 블록체인의 개념부터 설명해야 하는 사례도 빈번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균태 파트너는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은 이제 (기업 관계자들도) 어느 정도 많이 이해를 한 것 같다. NFT라는 용어도 이제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이해할 정도로 많이 퍼져 있다"며 블록체인을 향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이러한 인식 개선을 가져온 요인으론 NFT와 블록체인 게임 열풍이 꼽힌다.

지난해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785억원에 낙찰된 걸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NFT 열풍이 불었다. 댑레이더에 따르면, NFT 거래량은 2021년 1분기 12억달러(약 1조 4600억원)에서 2021년 4분기 116억달러(약 14조 1500억원)로 약 8.7배 증가했다.

'돈 버는 게임(P2E)'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역시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를 기점으로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넷마블, 컴투스를 비롯한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잇따라 P2E·NFT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김균태 파트너는 "작년에 NFT와 블록체인 게임이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이용자가 NFT와 블록체인 게임을 많이 활용하고 쓰는 걸 보면서 일반 기업들도 이게 그냥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실제 사례가 나오는 분야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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