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hristoph schulz/unsplash
출처=christoph schulz/unsplash

러시아인들이 서방국가의 경제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자 자산 가치를 보존할 피난처로 가상자산을 활용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대표적 중립 국가였던 스위스마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스위스 내 러시아 자산들이 가상자산을 통해 대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옮겨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부호들은 가상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러시아에서 아랍에미리트로 이동시킨 후 현지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한 현지 가상자산 기업의 임원 인터뷰에 따르면, 최근 10일동안 아랍에미리트의 가상자산 기업들은 스위스 소재 중개인들으로부터 수십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청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모든 요청은 건당 최소 20억달러를 넘는다. 

그는 “지난 2주동안 대여섯 차례 문의가 들어왔다”면서 “이전에는 이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위스 금융감독당국은 가상자산 거래량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해체한 후 러시아 국영기업의 잔해를 활용해 원자재를 거래, 빠르게 돈을 번 새로운 부자들을 올리가르히라고 한다. 이 올리가르히들은 스위스의 원자재 무역 장려 정책에 따라 스위스를 자산을 증식하는 무대 중 하나로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스위스마저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돈줄 옥죄기에 동참하자 이들이 가상자산과 아랍에미리트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빼돌린 자금으로 두바이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자금을 다른 걸프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는 현재까지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로부터 그레이리스트(Greylist·관찰대상) 국가에 등재됐다. 두바이는 최근 디지털자산 산업 허브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부호뿐만 아니라 러시아 내 개인들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자 자산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대상 디지털 자산운용사인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은 ‘2022년 2월 비트코인 브리프’ 보고서에서 “침공이 시작된 후 지난 4일까지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루블 거래량이 62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사미 파들라(Sami Fadlallah) 힐리컨설턴트그룹 경제 연구원도 “러시아인들은 러시아 루블화에 일어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상자산은 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출구”라고 진단했다. 

김세진 객원기자. 2018년 말부터 블록체인∙암호화폐 금융(CeFi, DeFi) 시장과 연을 맺고 있습니다. 돈(Money)이 디지털로 변하는 과정을 글로 논합니다. 소량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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