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로 선출된 국내 유일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 그가 밝힌 포부는?
증권맨 출신 윤수목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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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2년 1월12일 14:12

지난 2일 탈중앙화 자율조직인 오픈다오(OpenDAO)가 투표를 통해 멀티시그 서명자(Multi-Sig Signer) 9명을 선출했다. 멀티시그란 개인키를 여러 개로 쪼개서 1명이 아닌 여러 명이 트랜잭션을 승인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선출된 9명 중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득표 순위 9등으로 막차를 탄 윤수목 멀티시그 서명자가 그 주인공이다.

윤수목 멀티시그 서명자는 기업은행 프랍 트레이더와 삼성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지낸 증권맨이었다. 그런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오픈다오라는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의 멀티시그 서명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윤 멀티시그 서명자는 "설립과 동시에 SOS(오픈다오의 거버넌스 토큰) 발행량(총 100조개)의 50%를 거래량 기준 최대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인 오픈시 거래 참여자에게 나눠준 것이 흥미로웠다"며 "내가 오픈다오의 문제점을 거론하자마자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곧장 수용하고 멀티시그를 도입한 점도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다만 여태까지 만들어진 대부분의 DAO가 지속가능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픈다오에도 똑같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대해 윤 멀티시그 서명자는 "DAO의 숙제는 탈중앙성과 투명성, 보안성, 적극적인 커뮤니티 참여라고 본다"며 "오픈다오는 현재 세 가지 특징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유지만 잘 해나간다면 지속가능한 DAO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윤수목 멀티시그 서명자와 지난 5일 강남 드림플러스 미팅룸에서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윤수목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윤수목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다른 DAO도 많은데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에 입후보한 계기는 무엇인가.

=DAO가 만들어지자마자 SOS 토큰 발행량의 50%를 오픈시 NFT 거래 참여자에게 나눠줬다는 점을 흥미롭게 봤다. 이후 토큰 분배를 통해 커뮤니티가 빠르게 결집되는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다. 

물론 토큰을 발행한 모든 초기 DAO의 문제점인 러그풀(Rug pull: 양탄자를 휙 빼면서 곤란하게 하듯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하고 투자금을 갖고 사라지는 사기 수법)이 걱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오픈다오의 러그풀 가능성을 지적하는 영상을 올렸었다.  

그런데 오픈다오가 내 의견을 곧장 수용하고 러그풀 방지를 위해 서명 방식을 멀티시그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입후보를 결심했다.    

 

-다른 DAO 대비 오픈다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크게 네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로 거래량 기준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시의 온체인 데이터에 기반으로 만들어진 NFT 커뮤니티라는 점이다.

둘째로 거래소나 프로젝트가 아닌 개인 단위의 지갑 가운데 SOS 토큰을 1% 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다. 토큰 분배 관점에서도 탈중앙화가 잘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셋째로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DAO임에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넷째로 9x9x9 오픈다오 창시자를 비롯한 초기 핵심 인력들의 업무 추진력이 좋다. 오픈다오가 지난 12월24일 만들어졌는데 벌써 스테이킹 서비스가 나온 것(지난 5일 출시)이 대표적 사례다.

 

-장점은 잘 들었는데 오픈다오가 구체적으로 무슨 목표를 가진 탈중앙화 자율조직인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오픈다오의 목적은 (SOS 토큰 기반으로) 메타버스와 웹3 생태계의 중심 자산(Central Asset)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세부 목표로는 NFT 생태계의 민주화를 주도하는 것이 있다. 

 

-커뮤니티 차원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가.

=목표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DAO 내에서 정하고 있는 단계다. 만들어진지 한 달도 되지 않은 DAO라 아직 만들어진 것보다는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 많다.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가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오픈다오의 공용 금고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멀티시그 서명자의 일이다.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는 총 9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서명을 하면 토큰을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오픈다오에서 선출직은 현재까지 멀티시그 서명자가 유일한데, 그만큼 자금 관리의 탈중앙성을 커뮤니티에서 중요하게 봤다는 얘기다.

 

-멀티시그 서명자로 총 몇 명이 입후보했는가.

=처음에는 60명 정도 지원을 했는데 최종적으로 등록된 사람은 30명이었다. 지지율 순서대로 9명이 뽑혔는데 내가 9등으로 선출됐다. 이 외에 9x9x9, 0xMaki 스시스왑 공동창립자, 오케이엑스 거래소, 수지 얀 마스크 네트워크 창립자 등이 멀티시그 서명자로 최종 선발됐다. 

 

-이더스캔 상에서 오케이엑스는 SOS 토큰 전체 물량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러면 토큰 분배의 탈중앙화가 위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오케이엑스 지갑이 보유하고 있는 SOS 토큰은 거래소 자체 자산이라기보다는 오케이엑스 이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SOS 토큰의 합으로 봐야할 것 같다. SOS 토큰이 상장된 거래소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SOS 토큰을 가장 많이 매수하는 거래소가 오케이엑스라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거래소가 공지도 없이 특정 프로젝트 토큰의 전체 물량 10%를 확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오케이엑스를 통해 SOS 토큰을 매수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SOS 토큰이 상장된 거래소가 많은데 유독 오케이엑스에서 SOS 거래가 활발하게 되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9x9x9는 가명으로 탈중앙화 자율조직에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창시자의 신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픈다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9x9x9가 사기를 치기 위해 일부러 작정하고 가명으로 활동하는 것인지는 사실 알 수 없다. 실제로 사기를 치고 잠적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가상자산 생태계에는 이미 가명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멀티시그 서명자 가운데 1위로 선출된 0xMaki 스시스왑 공동창립자도 가명을 쓴다. 나카모토 사토시 비트코인 창시자 역시 가명으로 활동했지만 신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가상자산 생태계에서는 가명을 쓰더라도 코드와 토큰 분배에 기반한 거버넌스로 권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당장 9x9x9만 하더라도 오픈다오를 창시한 사람일 뿐, 이제는 SOS 토큰의 최대 보유자도 아니다.(12일 기준 9x9x9는 약 40억7000만개의 SOS 토큰 보유)   

 

-일각에서는 앞으로 오픈다오처럼 다른 프로젝트에서 거래한 사람을 대상으로 토큰을 분배하는 DAO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면서 가상자산 생태계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염려한다. 

=우려하는 일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메타마스크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DAO,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가스비를 바탕으로 한 DAO 등이 오픈다오 조직 이후에 연달아 나타났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현상이 생태계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픈다오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따라하는 프로젝트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오픈다오의 아이디어를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아이디어를 따라하는 것은 쉽지만, 체계적인 생태계 설계와 데이터 기반의 커뮤니티 응집력을 구축하지 않은 DAO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DAO에 대한 실험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오픈다오의 멀티시그 서명자로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가.

=특별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DAO의 역사 자체가 이제 막 시작 단계이지 않나. 새로운 시대의 과제라 생각하고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답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앞으로 DAO가 풀어야 할 숙제 몇 가지를 생각하면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생각한 첫번째 숙제는 탈중앙화와 투명성 확보다. 이것이 확보되지 않으면 중앙화 조직과 다를 게 없어진다. 

두번째 숙제는 보안성 구축이다. 아무리 탈중앙성을 유지해도 보안성 결여로 토큰을 해킹당하면 소용이 없다. 

세번째 숙제는 DAO 커뮤니티가 거버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가 죽은 탈중앙화 자율조직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

 

-오픈다오 멀티시그 서명자로서 향후 계획이 있는가.

=멀티시그 서명자는 오픈다오의 유일한 선출직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나머지 8명의 멀티시그 서명자와 함께 오픈다오의 공용 금고를 관리하겠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오픈다오라는 DAO에서 나오는 소식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건전한 탈중앙화 자율조직을 위해 부정적인 소식이라도 타협하지 않고 가감 없이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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