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 '레저 나노S'. 출처=레저 웹사이트 캡처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 '레저 나노S'. 출처=레저 웹사이트 캡처

1월24일부터 코인원에서 레저와 같은 하드웨어 지갑으로 가상자산(코인)을 보낼 수 없다. 메타마스크와 같이 익명으로 이용하는 코인 지갑도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코인원이 오는 3월부터 국내에서 의무화되는 가상자산 트래블룰(전신송금 시 정보 제공)을 지키기 위해 가상자산 외부 출금에 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빗썸 등 다른 거래소도 비슷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향후 코인 지갑 생태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인원은 사전에 등록된 외부 지갑으로만 코인 출금을 허용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인원 가입에 사용한 신원정보(개인이름,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 중 하나)를 증명해야 출금 지갑으로 코인원에 등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입시 신원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코인 지갑은 코인원에서 출금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게 컴퓨터 브라우저에 설치하는 메타마스크다. 메타마스크에서 지갑을 생성할 때 이용자는 어떤 신원정보도 입력할 필요가 없다.

하드웨어 지갑인 레저 등으로 출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코인원 관계자는 “외부 지갑에서 이용자의 이름,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 중 하나를 보여줘야 출금 지갑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저 등 하드웨어 지갑은 많은 양의 코인을 안전하게 보유하고 싶은 ‘코인 고래’들이 주로 사용한다. 이들은 해킹 등을 방지하기 위해 코인을 넣은 지갑을 금고 등에 보관한다.

앞으로 코인원 등 한국 거래소에서 이런 하드웨어 지갑으로 코인을 보내려면 바이낸스 등 국외 거래소를 한 단계 거쳐야 한다. 우덕수 레저 아시아 책임자는 “바로 출금이 안 되니 불편할 수는 있다”면서 “코인 지갑 생태계에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출금 제한에 맞춰 코인 지갑의 신원정보 정책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코인 지갑 디센트를 서비스하는 백상수 아이오트러스트 대표는 “원하는 이용자는 이름, 이메일 주소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2~3주 안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디센트 이용자는 기존대로 익명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신원정보를 등록할 수도 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코인 지갑앱 ‘삼성 블록체인 월렛’도 코인원에서 출금 지갑으로 사용하는 게 불편해질 수 있다.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 입력된 삼성계정(이메일 주소)가 코인원 가입 이메일 주소와 동일할 때만 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토어 리뷰 답변에서 “통신사 전화번호 인증, 이메일 인증, 신분증 촬영 등의 본인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코인 출금 가능 여부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문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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