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공급망 문제를 이겨낸 비트코인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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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1년 12월20일 09:30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출처=코인데스크US
출처=코인데스크US

뉴욕 베이글 가게에선 크림치즈가 부족해 난리가 났고, 중고차 가격은 신차와 거의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또 부모들은 올겨울 최고 인기 장난감인 ‘매직믹시스 컬드런(Magic Mixies Cauldrons)’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말은 지겹도록 들어봤을 것이다. 공급망 문제는 중앙은행이 단행한 엄청난 규모의 통화 확대 프로그램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

요컨대 글로벌 상품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수요와 공급 차질에 충분히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스 토이즈(Moose Toys)는 모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매직 믹시스 컬드런을 하나씩 손에 넣을 수 있길 바라겠지만, 제품을 단기간 내 충분히 빠르게 생산, 유통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적시 생산 시스템과 풍부한 시장 정보, 고도로 자동화된 공장 설비, 그 밖에 디지털화로 인한 여러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화물 컨테이너나 창고, 일할 의사가 있는 근로자의 가용 여부 같은 물리적인 문제들이 생산자가 시장 신호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해서 제한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그렇다면 지난해 비트코인 채굴 업계를 떠올려 보자. 비트코인 채굴 업계는 짧은 기간 내에 채굴 능력과 관련된 대규모 중국발 쇼크를 두 차례나 겪었다. 그로 인해 주기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거래 수수료 증가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변화된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했고,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초당 해시값 계산 총횟수를 측정한 값)는 현재 완전히 회복된 상태이며,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또한 안정적인 수준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전통적인 시장에 비해 비트코인의 시장 적응 메커니즘이 더 효율적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행여 가상자산 비평가들이 내게 반박 메시지를 보내진 않길 바란다. 나는 ‘비트코인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순진한 주장을 하려는 게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해답을 난 갖고 있지 않다.

단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설계 구조가 어떻게 높은 적응력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고, 이 시스템에 에너지를 비롯한 다른 시스템을 결합할 새로운 방식을 살펴보는 일 자체가 유용하다고 느껴졌을 뿐이다.

비트코인이 공급쇼크에 대처하는 법

지난해 우리는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급락하는 사태를 총 두 차례 겪었다. 첫 번째는 4월 중순, 신장자치구의 탄광에서 발생한 사고로 중국 내 채굴장 여러 곳에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일어났다. 두 번째는 중국 지방정부들이 영구적인 채굴 금지에 나서면서 그 여파로 비교적 긴 기간 동안 나타난 현상이었으며, 5월 중순에 시작돼 6월까지 이어졌다.

전자의 경우 잠시지만 거래당 평균 수수료가 사상 최고 수준인 50달러 이상까지 치솟았다.

출처=코인데스크US
출처=코인데스크US

당시 거래 수수료가 증가한 이유는 이랬다.

채굴업체들의 총 연산 능력이 급감(채굴업체들은 임의로 생성된 숫자를 ‘발견’해내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데, 숫자를 알아낸 뒤 거래를 담는 블록을 새롭게 블록체인에 더하면 그에 따라 비트코인 보상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하면서 네트워크에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는 평균 시간이 늘어났다. 시간 대비 블록스페이스가 줄면서 비트코인을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줄어든 블록스페이스를 놓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했다. 그 결과 거래자들이 채굴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가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비트코인의 프로토콜 자체가 변동하는 해시레이트에 적응해 시장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블록이 2016개 만들어질 때마다 알고리듬 난이도를 조정하는데, 블록 2016개가 생성되는데 걸린 평균 시간에 따라서 네트워크가 난이도를 상향 또는 하향 조정한다. 해시레이트가 하락했을 때는 난이도를 낮춰 블록이 더 빠르게 만들어지도록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블록생성 시간(평균 10분마다 블록이 1개가 생성되도록 설계됨)을 다시 유지하고, 거래 수수료 압박을 없앤다. 해시레이트가 상승했을때는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일어난다.

수익 창출을 위한 발 빠른 대응과 혁신

이 같은 난이도 조정이 있기 전, 허가가 필요 없는 비트코인 채굴의 특성과 이익 추구라는 매력이 만나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시장으로서 효율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주변 상황에 더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된다.

지난 봄과 초여름, 중국 당국은 단 6주 만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절반에 해당하는 초당 9000만 테라해시(TH/s)의 해시력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연말까지 중국 외 국가들에서 충분히 많은 수의 채굴 시설들이 세워져 잃어버린 채굴력을 완전히 복구했다.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네트워크 규모를 통해 누군가가 51% 공격을 가하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캐나다, 이란, 말레이시아, 독일, 아일랜드 등 여러 국가에 걸쳐 분산 운용되고 있다. 지금 비트코인의 안전성과 탈중앙화 수준은 한층 더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 거래 수수료는 7월 말 들어 1년 중 최저 수준인 2달러 정도로 낮아졌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7월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수료는 현재도 2달러 수준으로 안정화돼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채굴업체들이 현재 미국 소비자들의 연말을 망치고 있는 공급망 문제와 유사한 문제를 실제로 극복해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는 채굴기를 구성하는 부분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마이크로 칩 생산에 있어서 심각한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우리는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특성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촉진하는지를 보고 있다. 해시레이트와 채굴 난이도가 거의 사상 최고치에 가깝게 회복된 요즘,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최고 사양 연산칩인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s)의 경우, 지금껏 급격하게 증대된 효율성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이 말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해왔던 채굴업체들이 특히 고효율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을 개발, 장려하는 등 다른 수익창출 수단을 찾아 나서야만 한다는 의미다.

최근 채굴업체들은 전력 시스템의 부하가 적은 시간대와 피크 시간대의 수요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값비싼 운영 비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그들을 온-오프 스위치로 활용하기 시작한 전력 공급업체, 그리드 운영업체들과 함께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이와 관련해 닉 카터 기자는 두 달 전 텍사스주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서 채굴업체들이 담당하는 역할에 관해 기사를 썼는데, 이 기사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비트코인이 크림치즈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시장과 혁신에 있어서 귀중한 교훈은 안겨주고 있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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