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지식층이 코인에 대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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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1년 12월14일 06:45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맞다. 웹3란 순 엉터리다. 문제는, 무엇과 비교했을 때 그렇냐는 것이다.”

이번 주 맷 스톨러가 쓴 뉴스레터의 부제목은 주 제목인 ‘가상자산: 필요한 사기인가?’ 보다도 날 더 화나게 만들었다.

분명 그가 비교급을 사용하면서 흔한 문법적 오류를 범했기 때문은 아니었다(참고로, 난 그가 셰익스피어를 읽고 ‘compare to’와 ‘compare with’의 차이를 숙지하길 바란다).

내가 화가 난 것은 스톨러가 문장 속에서 “맞다”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걱정말라. 가상자산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고장난 정치경제적 질서를 비판하는 의도 자체는 좋다고 볼 수도 있으나 맞다, 그들이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광신도란 사실은 인정해도 괜찮다”며 엘리트 지식층을 향해 윙크를 찡긋 하는 것만 같았다.

특히 우리는 지난 주 피터 맥코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비트코인은 무엇을 했나(What Bitcoin Did)’에 함께 출연해 ‘맷 스톨러 설득하기’라는, 그가 제안한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일정까지 잡아놨던 상황이었기에 더 화가 치밀 수 밖에 없었다.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방송을 할 순 없었지만 여전히 그는 납득을 하지 못한 상태인 것만 같았다.

내가 화가 났던 또 다른 이유는 스톨러가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른바 ‘힙스터 반독점(Hipster Antitrust)’ 운동의 주요 인사 중 하나로, 내가 평소 그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 ‘골리앗(Goliath)’은 민주주의와 장기적 번영을 위해 우리가 독점 권력에 맞서야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필독서다.

그 밖에도 여러 측면에서 스톨러의 세계관은 나와 잘 맞는다. 그는 열린 자유경쟁 시장을 믿으며, 특히 과도한 권력을 지닌 게이트키퍼가 시장을 조작하고 왜곡하지 못하도록 저지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인터넷 플랫폼들이 감시 자본주의라고 하는 파괴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낸 시대에 그는 자신의 블로그(‘BIG 블로그’) 또는 뉴스레터를 통해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왜 현 시점에서 행동에 나서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글을 다수 게재했다.

우리가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은 바로 디지털 시대에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이 이를 실행할 성공 가능한 체계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인식 부분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출처=코인데스크US
출처=코인데스크US

맷 스톨러 같은 지각 있는 지성인들이 가상자산을 바라볼 때 어째서 이런 맹점을 가지는 것일까? 겉으로 보기엔 나와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투기 광풍 속에서 도를 넘은 자산 증식 행태가 불편하고 짜증스러우며, 다소 우리의 격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한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보면 그들이 금융 시스템 개혁에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돈과 권력 시스템이라는 큰 이야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각자 정도는 달라도 우리 모두가 그렇다)이 그 원인이다. 정해진 틀을 깨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틀 안에서만 분투하는 거다.

우리의 거버넌스 체계(행동 준칙을 정하고, 가치 교환에 필요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동의한 체계)를 이루는 요소 거의 대부분이 종교, 민족국가, 기업, 돈처럼 집단적 생각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런 개념을 생각해내는 인간의 능력, 또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집단적 능력이 인류 문명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필요한 허구지만, 어쨌든 허구인 것이다. 가상자산에 진짜 가치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가리기 앞서 우리는 이런 현실을 먼저 인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스톨러는 그렇게 하지 않는 과오를 저질렀다. 그는 가상자산을 “인터넷상의 원장에 기록된 표시에 내재가치가 있다고 보는 믿음을 기반으로 나온사회 운동”이라고 설명 내지는 일축하면서 그와 똑같은 설명을 모든 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본 칼럼에서 이전에도 말했었지만, 돈은 금화나 지폐, 조가비 구슬처럼 화폐를 대표하는 사물에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이 가진 기록 수단으로서의 기능에 그 핵심이 있다. 사회가 모든 구성원의 입출금 내역을 기록하고, 서로에게 진 부채를 청산하는 수단으로서 사용하는 돈 말이다. 돈이란 말 그대로 ‘원장에 기록되는 표시’다. 물론 오늘날엔 은행 계좌상에 숫자를 입력하는 것에 토큰화된 계산 툴(코인이나 지폐)을 실제 주고받는 행위가 더해졌지만 말이다.

또 우리는 화폐 형태의 돈엔 어떤 내재가치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돈이 기능하기 위해선 모두가 논란의 여지없이 돈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돈의 핵심 기능인 기록을 위해서는 이처럼 확실한 믿음이 필요하단 이유에서 모든 돈은 ‘사회 운동’이라 표현할 만하다.

도전

돈과 거버넌스에 있어 기존 시스템이 사회의 집단적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주어진 현실로서 지금껏 당연시 여겼던 개념들에 은유적인 별표를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까지는 지배적인 거버넌스 패러다임에 문제를 제기할 만한 설득력 있는 근거도 없었다.

지난 수세기 동안 글로벌 경제는 민족국가 정부, 언론, 기업 등 중앙화된 기관들로 이뤄진 체계 안에서 이렇다 할 문제도 제기되지 않은 채 운영됐다.

이 시스템에 경쟁하고자 하는 그 누구라도 돈이나 민족국가처럼 우리 사회에서 깊게 뿌리내린 개념에 맞서는 건 어렵다. 그것은 거의 가늠할 수 없을 수준의 큰 변화다. 하지만 거버넌스 패러다임은 틀림없이 변화한다.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의 독립 선언을 생각해보라.

생각으로부터 새롭게 탄생한 시스템 경쟁자가 합법성을 띠기 위해선 이 신뢰 시스템의 근간에 심각한 도전을 해야만 한다. 이는 기존 패러다임을 구식으로 만들고, 가상자산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성공 가능한 대안으로 부상하게 만드는 변화다. 돈이나 민족국가처럼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개념들의 경우 이 같은 변화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의 성격 자체가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변화가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30년에 걸쳐 주로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상호연결성 방식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거버넌스 시스템에 충격이 왔다.

지식층 다수가 이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거나, 적어도 변화의 중요성을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광적인 가상자산 지지자들 무리가 자신들만 그런 변화를 보았노라고 주장하는 걸 주제넘다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어쨌든 패러다임은 확실히 변화했다.

첫 번째 변화, 인터넷

변화는 두 단계로 나뉘어 점진적으로 일어났다.

첫번째는 인터넷의 등장이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방송하며 수신하는 주체를 결정짓는 체계가 깨지게 됐다. 인터넷이 있어 사람들은 지역과 관계없이 독립적인 조직화가 가능해졌다. 커뮤니티의 정의나 커뮤니티 리더에 관한 개념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광적인 가상자산 지지자들이 탈중앙화를 자랑하기 한참 이전부터 인터넷은 현대 문명의 중요한 부분을 이미 탈중앙화하고 있었다. 이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인 마틴 구리가 ‘대중의 봉기’라 표현한 움직임을 촉발했다. 20세기에 걸쳐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을 지배한 중앙화된 기관들 뒤에 있던 엘리트 계층을 향한 반발이었다.

인터넷이 사회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정보 생산과 배포 능력을 부여하면서 완전히 새롭고 가치 높은 상품이 탄생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디지털 삶에서 점차 많은 정보 접근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축적하는 데이터다. 이는 소수의 중앙화된 인터넷 플랫폼들이 인터넷 이전 시대에 기관들이 가졌던 권력보다 더 많은 힘을 얻는 기회가 된다. 주요 인터넷 플랫폼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해 자사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해당 데이터에 대한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렇게 민주화된 정보 교환 시스템 안에 시스템의 탈중앙화된 구조에 걸맞은 거버넌스 모델이 없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신원을 증명하거나 거래(자금이든 데이터든, 가치있는 새 상품의 거래를 의미)를 추적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고, 따라서 우리는 항상 의존해왔던 중앙화된 구식 구조를 자동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국경 없는 세계에서 모든 것은 불명확했다. 관할권, 저작권, 재산, 신원 등의 경계는 어디에 있나? 온라인상에서 100% 개인간(P2P) 거래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며 거래할 방법은 없었다. 그 틈새를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구글(Google)과 같은 기업들이 파고들어 중개를 도맡아 하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감시 자본주의라는 최악의 해결책으로 떠밀렸다.

그 다음은 가상자산

이후 패러다임 변화의 또 다른 요소가 등장한다. 중간에서 판정을 내려주는 외부 원장계를 통해 거래를 기록, 입증하지 않아도 데이터 거래(여기서 돈은 그저 일부분일 뿐이다)를 추적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거버넌스 시스템이 나온 것이다. 시작은 비트코인이었지만, 그 후 ‘가상자산’으로 불리는 다양한 블록체인 솔루션에 이 시스템이 적용됐다. 현재는 탈중앙화된 정보 인터넷에 가치 인터넷(internet of value)을 결합할 수 있는 탈중앙화된 시스템까지 있다.

이 두 변화가 합쳐져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실행, 관장하는 새로운 급진적 방식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게 빅테크의 시장 지배를 해결할 만병통치약이될 순 없겠지만, 적어도 현시대의 새로운 웹3 모델을 위한 잠재력을 제공하며, 디지털 영역에서 개인의 자기주권 비전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최소한 우리에게 기존 시스템의 이야기에 문제를 제기할 것을 요구한다.

여전히 난 맷 스톨러를 납득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톨러를 포함한 지식층이 열린 생각을 갖고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이 중요한 이유를 받아들인다면, 엉터리라는 인식보다는 장래성을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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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ileen 2021-12-14 11:00:30
블록체인을 가상자산이나 코인에 초점을 맞춰 본다기보다 전반적인 기술이나 메타의 관점으로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