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정무위 공청회. 왼쪽부터 김갑래 센터장, 박선영 교수,  서동원 대표, 윤종수 변호사,  최화인 자문위원. 출쳐=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16일 국회 정무위 공청회. 왼쪽부터 김갑래 센터장, 박선영 교수, 서동원 대표, 윤종수 변호사, 최화인 자문위원. 출쳐=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가상자산 발행인과 투자자 간에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 투자 정보에 대한 의무공시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연 첫 가상자산법안 공청회에서 ‘가상자산 의무공시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날 공청회는 가상자산법 입법을 위한 의견 수렴 절차다. 지금까지 발의된 13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논의하고 조율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하자는 취지다.

김갑래 연구위원, 박선영 교수, 서동원 스테이션블록 대표이사,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이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진술하고 위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도 참석했다.

공청회에서 제안된 의무공시제도란 가상자산 발행사와 발행한 가상자산의 주요 정보를 모든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차별 없이 제공해 일부만 유리한 투자 정보를 갖는 일이 없이 공정한 투자와 경쟁을 보장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유가증권 시장의 기업공시제도에서 가져온 개념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특히 가상자산 발행사와 거래소 등의 시세조종, 자전거래 등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로 논의돼 왔다.

김갑래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가 중앙화된 거래 플랫폼(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가상자산 거래업자가 운영하는 시장은 구조와 운영이 증권시장과의 유사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유사성은 대규모 비대면 가상자산 거래에서 벌어지는 정보 비대칭, 불공정거래, 대리인비용 등 증권시장과 유사한 문제점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무공시제도와 가상자산 시장에 특화되고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불공정거래 금지 규정 등을 함께 제안했다.

박선영 교수도 “지금 한국 가상자산 시장 상황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의무공시제도 도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은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나쁜 가상자산의 양이 늘어나 우량한 가상자산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입법에서 가장 주목할 점을 말해 달라”고 하자 이렇게 답했다.

윤종수 변호사는 “가상자산법안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업자를 규제하는 것이 주 목적의 하나인데 가상자산과 사업의 정의 자체는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자나 사업 내용의 규모와 성격에 따른 차등도 없어 규제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지는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탈중앙화 형태나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탈중앙화된 가상자산 프로젝트일수록 발행 규제를 적용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국내 가상자산 발행) 해당 조항을 준수할 거라 기대하기가 어려워 국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해외로 탈출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서동원 대표는 “(입법을 통한 사업자 규제는) 징벌적 규제가 아니어야 하고 가상자산 사업자 스스로가 자율적 규제 풍토를 조성하고 글로벌 가상자산이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화인 자문위원은 “가상자산법을 입법할 때에는 안되는 부분만 명확하게 규제하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가 적합하다”고 제안했다.

네거티브 규제란 주로 금융 산업 규제에 사용하는 용어로 법률이나 정책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를 말한다. "이것만 안 되고 나머지는 다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포지티브(positive) 규제가 있다. 법률에 허용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그 외에는 금지하는 방식이다.

공청회는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23일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 윤재옥 위원장은 "공청회가 23일 예정돼 있는데 아직 주제를 정하지 않았으니 논의해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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