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ETF가 먼저 나온 이유
[한서희의 로우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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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한서희 2021년 11월7일 08:27
출처=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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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traded fund) 상품이 출시돼 판매 중이다. 미국에선 최근 프로셰어즈(Proshares)의 비트코인 선물 ETF 비토(BITO)가 출시됐다.

비토는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미국 최초의 ETF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왜 선물이 현물보다 먼저 출시됐을까? 과거에 그라니트셰어즈(Granite shares)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신청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견서(SR-CboeBZX-2018-001)를 제출했다.

그 의견서 내용을 보면 왜 선물 ETF가 현물 ETF 보다 먼저 승인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의견서는 아래 4가지 요소를 선물 ETF의 장점으로 들고 있다.

 

(1) 낮은 시장조작위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일반적으로 CME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돼 있는 비트코인 선물 상품에 투자한다. 이는 시장조작 측면에서 현물 비트코인 상품을 매수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현물 상품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경우 기초상품시장인 비트코인 현물 시장의 가격 조작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2) 유동성

두 번째 장점은 거래 유동성이다. ETF 같은 개방형 펀드의 주요 특징은 일일 상환 가능성이다. 펀드는 일일 상환을 제공하기 위해 충분히 유동적인 자산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시장은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할 때 상환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 자주 지적돼 왔다(staff Letter: Engaging on Fund Innovation and Cryptocurrency-related Holdings January 18, 2018).

하지만 CME와 CBOE는 지속적으로 양면 시장을 제공하기 때문에 거래량이나 유동성 문제가 생길 우려가 (그나마) 현물시장보다 낮다. 

 

(3) 벨류에이션

세 번째는 가치평가, 밸류에이션이다. ETF 가격은 순자산가치(NAV) 평가가 기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현물은 시장 가치의 변동성과 시장의 파편화, 전반적인 가격 조작에 대한 규제 수단의 결여 때문에 공정 가치 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선물 시장은 현물 시장에 비해 가격 조작 위험이 적다. 정산 가격을 CME가 제공하기 때문에 각 거래소마다 상이한 비트코인 가격의 지수 산정 문제가 생길 우려가 현물 시장에 비해 적다.

 

(4) 보관 방법

마지막은 보관이다. 선물시장에서는 브로커 딜러가 고객 자산을 분리해서 보관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사가 직접 현물 비트코인을 보관할 이유가 없다.

반면 현물 투자 ETF는 비트코인을 매수해 직접 보관해야 한다. 그래서 개인키 보관, 비트코인 보유자에 대한 기록, 사이버 보안에 대한 대비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프로셰어즈는 현물 ETF 대신 선물 ETF를 먼저 신청했을 것이다. 비트코인 선물 상품 투자는 현물 상품 보관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우회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밸류에이션이나 보관 방식에 대해 완벽하게 해명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을 한 것이다. 

과거 캐나다 금융 당국이 3iQ 디지털애셋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했을 때도 보관의 문제, 가격 조작과 가치 평가의 어려움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참조: Re: 3iQ Corp. (the Manager) and The Bitcoin Fund (the Fund) Non-Offering Preliminary Prospectus dated October 30, 2018 (the Prospectus) -- SEDAR Project No. 2835709].

하지만 최근 승인된 캐나다 퍼포즈(Purpose)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보관 문제를 이렇게 해결했다.

제미니 커스터디에 재수탁하고, 콜드월렛 방식으로 대부분을 보관한다. 핫월렛 보관분에 대해선 보험에 가입해 해킹에 대비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이와 함께 해킹의 위험과 높은 가격 변동성 등을 사전에 고지해 거래 위험성을 낮추고 있다.

결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가치 평가와 안전한 고객 자산의 보관이라는 쟁점이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해결된다면 미국에서 현물 ETF도 조만간 승인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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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lsdk 2021-11-08 12:22:55
위의 4가지 외에도 민간 거래소에 비해 감독규제가 편하고 가격 안정성도 있기에 선물 ETF가 먼저 승인된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