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탈중앙화된 교육 시장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는 행위자들은 많지 않다. 출처=Honey Yanibel Minaya Cruz/Unsplash
현재의 탈중앙화된 교육 시장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는 행위자들은 많지 않다. 출처=Honey Yanibel Minaya Cruz/Unsplash
퀸 듀퐁은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University College Dublin)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Cryptocurrencies and Blockchains (Polity, 2019))의 저자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고등교육이 온라인 영역으로 옮겨가면서, 신뢰와 정체성, 사기와 같은 문제들이 학습과 연구 분야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올랐으며, 새롭게 떠오르는 사용 사례(use cases)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산업의 핵심 동력인 대학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혁신적인 에듀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수조달러에 육박하는 블록체인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는지 이해하기 위해, 나는 올해 학생들과 팀을 꾸려 시장을 조사하고, 잠재적인 사용 사례들을 분석하며, 현실을 과장된 이상으로부터 구분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종합보고서에서 많은 설득력 있는 사용 사례들이 논의되었지만, 에듀테크 시장에 진지하게 임하는 행위자들은 많지 않았다.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을 제외하고, 유수 대학들은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블록체인이 발생시키는 교육 및 연구 기회를 포용하지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학생/교수진/기타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당면 과제

고등교육 제도는 기성 교육기관들과 더불어 중요한 기준과 전통이 뿌리내리고 있어,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고 있다. 고등교육 산업을 혁신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기준과 전통이 혁신을 가로막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실패하게 될 것이다. 우리 팀은 보고서에서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4가지 혁신 영역을 파악했다.

바로 연구와 혁신, 인증과 검증, 학생들의 정체성, 그리고 통합된 온라인 학습 환경이다. 각 영역은 저마다 복잡성이 존재하나(보고서에서 자세히 다룸), 블록체인 기술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대학들이 마주한 가장 성가신 문제는 아마도 데이터셋의 출처일 것이다. 데이터셋은 대학 소속 연구자들에 의해 생성되고, 이후 산업 및 정부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된다. 데이터셋은 경험적 연구의 결과나 머신 러닝 모델의 훈련 데이터를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셋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셋 사용자들이 데이터셋의 출처와 위변조 여부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탄한 소프트웨어 공급망은 데이터셋의 생성부터 사용, 수정, 그리고 종료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추적한다. 전통적인 공급망(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혁신이 일어난 사용 사례)과 같이, 소프트웨어 공급망은 기밀유지, 무결성 그리고 가용성에 대한 보장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는 일부 데이터셋에 대한 접근 권한은 신중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일례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머신러닝(ML) 데이터셋에 대한 공격의 규모와 심각성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가 제공되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모델 오염(model poisoning) 공격은 비즈니스 결정권자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ML 위협”이다.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없이도 디지털 자산을 능수능란하게 추적할 수 있으므로, 중요한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해결책이다. 우리는 대학이 데이터셋의 안전한 보관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팬더믹으로 야기된 또 다른 중요한 문제이자 현재 고등교육이 마주한 당면 과제는 바로 학위 사기 문제다(현재 만연한 온라인 부정 행위의 핵심축을 구성하는 학생들의 정체성 문제가 그다음 순위를 차지한다). 팬더믹으로 인해 대학들의 대면 수업이 중단되면서 전통적인 서류 절차가 가진 비효율성과 보안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현재 대학 학위와 성적표는 여전히 서류로 발급되며, 학생들이 디지털 복제본을 요청하는 경우 대학은 위변조 가능성이 높고 보안성이 낮은 파일을 제공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각 디지털 자산의 고유한 “지문”(암호화 해시)을 안전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탈중앙화된 공공 분야의 핵심 인프라 관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대학의 성적표/학위 발급 및 관리에 있어 간단하면서도 일괄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며, 동시에 행정적인 비용도 절감된다.

출처=Changbok Ko/Unsplash
출처=Changbok Ko/Unsplash

혁신적인 발전

현재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 이외에도, 고등교육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혁신적인 사용 사례 4가지를 추천하고자 한다. 바로 탈중앙화된 교육 시장, 교육적 인센티브 제공, 스마트계약 시험 마케팅 및 평판 관리다. 이 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기회는 탈중앙화된 교육 시장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마찰이 적고 신뢰도가 낮은 환경이 형성되면, 연합 학위 또는 다기관 학위 발급이 가능해져 학생들이 규정된 커리큘럼(탑다운 방식)이 아닌 각자가 가진 최선의 교육 기회(바텀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탈중앙화된 교육 시장은 평생 교육에 대한 “구독(subscription)” 모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와 미래 발전에 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이 에듀테크 분야에서 갖는 상업적인 전망은 미개척 상태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에듀테크 업계 내 블록체인 공급자들은 매우 적었고, 잠재적 구매자들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고등교육의 공급 주체들은 혁신의 대상이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대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쟁자들을 차단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래왔다. 온라인 공개수업(MOOCs)과 같은 시장 혁신자들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동안, 비용이 낮은 온라인 대학 강좌는 수십년 간 지속되었다. 하지만 어떤 대안도 오프라인상에 실재하는 최상위 교육기관이 갖는 가치를 대체할 수는 없었다.

이는 아직 초기 단계의 블록체인 에듀테크 분야가 당면한 큰 과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투자자 접근권한의 확대, 새로운 교육 및 연구 관행, 시민 과학(citizen science)과 같은 새로운 사용 사례, P2P 교육 모델 등 다양한 기회가 블록체인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어기사: 김예린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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