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Wu Yi/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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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이 국내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규제가 어떠한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수많은 논평가들은 단순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세 가지 일반적 시각과 왜 이 세 가지 견해에 부연 설명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1. 중국의 금지조치로 암호화폐 시장이 파괴될 것이다

먼저 ‘주류 미디어의 시각’부터 살펴보자. 중국 정부의 규제 소식에 일부 암호화폐는 불과 네 시간 만에 9% 가까이 폭락하는 등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기타 많은 암호화폐가 하락했다. 확실히 누군가는 중국인 투자자 수백만 명이 즉시 손절매로 시장에서 빠져나가서 시장 전체가 추락하고 하늘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암호화폐 가격은 며칠 후 회복됐다. 규제 영향이 (아래 내용 참고)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이미 암호화폐 자산은 나름 중국 규제 충격에 준비되어 있었다. 중국은 점진적으로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해왔으며 특히 올해 여름 초입에 채굴업체들을 퇴출하기도 했다. 이는 앞으로 더 심한 규제가 나온다는 경고나 다름없었다.

허나, 지금의 시장은 오랫동안 증명되어온 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현금과 유동성이 극도로 풀린 상황에서 외부 충격에 의한 자산 가격하락은 초단타 투자자를 포함한 현금 가진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매수 기회를 의미한다. 만약 금요일 하락장에서 매수했다면 이미 3% 이상의 수익, 300% 이상의 연간수익률을 본 것이다. 암호화폐 없는 중국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든 돈을 번 셈이다.

 

2. 중국은 자유를 싫어하므로 암호화폐를 규제한다

암호화폐 광팬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한다. 중국이 압제적 국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암호화폐 규제는 자유에 대한 복수극이라는 시각도 그럴싸하다.

암호화폐 지지자들 중 반독재를 수호하는 영웅이 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한 규제가 불가능한 암호화폐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자본 통제라는 당의 목표에 위협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암호화폐에 대한 현 규제는 중국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심판의 일부분일 뿐이다. 현재 암호화폐 규제는 핀테크, 기존 은행, 투자회사 등에 대한 일련의 규제와 같이 단행되었다.

즉, 암호화폐는 발 뻗고 자고 싶은 시진핑 주석에게 유일한 위협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금융 산업의 관행을 검토하기 위해 국내 25개 금융 대기업에 감사 파견을 선언했다. 핀테크 주자 앤트 그룹이 계획하던 기업공개(IPO)도 공산당에 의해 좌절됐다.

또한 중국은 부동산 개발자들의 부채 레버리지를 축소하는 ‘3가지 레드라인’ 정책 (레버리지를 선급금 제외한 자산 부체비율 70% 이상, 순부채비율 100%, 현금 단기체 비율 1배 미만으로 제한하는 금융규제안)을 실시했고, 이에 따라 대형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를 보유한 에버그란데 그룹도 무너지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일어나는 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사실 ‘암호화폐 시장 철퇴’라는 언급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여러모로 보나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금융 시스템 전반의 레버리지 리스크를 축소하려는 시도이며 암호화폐는 그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앤트 그룹 로고. 출처=위키미디어
앤트 그룹 로고. 출처=위키미디어

3. 중국 규제는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다

토큰 시장은 큰 문제 없이 악재를 받아들여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문제가 나타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제대로 보기 어려울 뿐이다.

먼저 중기적으로 뚜렷한 영향이 보인다. 예컨대, 중국 내 대형 거래소 후오비(Huobi)는 중국 본토 유저들을 퇴출시키고 있다.

BTCC 전 CEO 보비 리를 포함한 소식통에 따르면 조만간 장외거래도 중단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장외거래 데스크 유저들은 칩을 현금화하고 있다. 규제 선언 이후, 스테이블코인 테더도 위안화에 대한 환율 고정을 일시 중단했는데 이는 심각한 자금 유출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많은 중국 투자자들, 특히 단기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는 중국 외 다른 곳에서는 계속 성장하며 지속될 시장이지만, 중국시장의 빈자리가 크다.

중국 시장에서 이탈하는 자금 중 일부는 탈중앙 거래소로 이동할 것이다. 중국 기반 블록체인 VC 기업 시노글로벌 캐피탈 공동 창업자 매튜 그레이험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암호화폐 업체들의 탈중앙화 기술에 대한 관심은 규제가 강화될수록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는 공산당의 목표가 암호화폐 시장을 모두 파괴하기보다는 소수만 거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라는 중국 소식통들의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이 또한 장기적으로 우려되는 문제이다. 중국 지도부 압박으로 중국이 탈중앙 블록체인 기술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면 중국 및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 강력한 신규 정책에는 중국 국민들의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근무 금지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전문적으로 암호화폐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폭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중국 정책 변화는 사회적으로도 더 큰 금지 시그널로 읽히므로 대중들의 활동까지 위축시킬 것이다. 시노글로벌의 그레이험에 따르면 지난 주말 암호화폐 관련 위챗 채팅방들이 주제를 숨기고 명칭을 변경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중국인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언급조차 위법이 될까 걱정한다. 이는 결국 중국 블록체인 산업에 인재와 에너지 공급이 둔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거래 급감이나 채굴 해시파워보다 이 점이 진짜 걱정거리이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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