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출처=위키미디어 코먼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출처=위키미디어 코먼스

지난 24일 중국 중앙은행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모든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법정 화폐와의 교환을 금지하는 등 단속 의지를 밝히자 전 세계 코인 가격이 출렁였다. 하지만 '중국발 악재'가 향후 국내 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금융 당국의 발표가 있은 24일 오후 9시(한국시각) 미국 코인데스크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4.9%, 이더리움은 8.02%나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악재는 국내 코인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4일 오후 9시 전날 대비 2.76%, 이더리움은 5.95% 가량 떨어졌다가 현재는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다.

복수의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번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소 하락세가 보이더라도 일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보다는 한국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가는 상황이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악재'가 터져 나온 것과 비슷한 시점인 지난 25일 금융당국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42개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신고 접수를 마쳤다.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4곳(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만으로 추려졌고, 나머지 25개 회사에서는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하게 됐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들 29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99.9% 수준(21일 기준)에 달해 이용자들이 미신고 거래업자의 영업 행위로 피해를 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1∼2주 정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 재개, 지속 여부 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원화마켓 운영이 가능한 '4대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중국발 가상자산 규제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물론 (큰 시장에 해당하는) 중국에서 규제를 한다고 하니 등락이 나타나긴 한다"면서도 "(코인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오려는) '가격 탄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현재 급락하는 경향이 있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국내 자체적인 이슈 때문에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고객들이 보름 정도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4대 거래소 관계자는 "김치 프리미엄(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 거래소보다 높은 현상)이 3∼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는 해외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구매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중국 규제 영향이 없을 수 없겠지만 그렇게 영향이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4대 거래소 관계자 역시 "오히려 특금법이 영향을 더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의견도 비슷했다. 한대훈 에스케이(SK)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의 가상자산 거래는 이미 지금도 금지"라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약해졌다. 중국에서의 자금이탈이 보다 가속화되면 향후에는 보다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고 중국의 이슈에 대한 민감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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