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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바사리의 책 '르네상스 미술가 열전'에서 극찬받은 이래로, '모나리자'는 미술의 역사에서 특별한 상징이 되었다. 출처=위키피디아
조르조 바사리의 책 '르네상스 미술가 열전'에서 극찬받은 이래로, '모나리자'는 미술의 역사에서 특별한 상징이 되었다. 출처=위키피디아

원작의 재해석인가, 원작자의 노동을 허락없이 가져다 쓴 도용인가? 디지털 아트 시대에 더욱 문제가 될 논란이다. 주재범 작가와 디케이 작가가 최근 겪은 일을 알아보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가장 널리 알려진 미술 작품이다. 뒤샹의 콧수염 난 모나리자, 앤디 워홀의 알록달록한 모나리자, 보테로의 포동포동한 모나리자 등 수많은 재해석을 낳았다.

페르난도 보테로는 '모나리자'의 재해석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출처=위키아트
페르난도 보테로는 '모나리자'의 재해석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출처=위키아트

우리는 이 작품들을 보고 표절이나 도용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빈치의 원작이 너무 유명하다보니, 이 작품을 보고 원작을 떠올리지 않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주재범 작가의 작품 역시 다빈치 '모나리자'의 재해석이다. 주재범 작가는 픽셀아트로 유명하다.픽셀아트는 점 하나하나를 십자수나 모자이크처럼 찍어 만드는,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주재범 작가의 픽셀아트 '모나리자'. 출처=주재범 홈페이지
주재범 작가의 픽셀아트 '모나리자'. 출처=주재범 홈페이지

그런데 주재범 작가는 자기 작품을 꼭 닮은 외국의 어떤 시리즈가 NFT로 거래된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되었다. 모나스(Monas)라는 계정은 수천 개 이상의 작품을 팔아 지금까지 3억원 상당의 돈을 벌었다고 한다.

모나스의 제너레이티브 아트 시리즈는 주재범 작가의 원작을 허락 없이 가져다 쓰면서 조금씩 변형시킨 것처럼 보인다.출처=오픈시.
모나스의 제너레이티브 아트 시리즈는 주재범 작가의 원작을 허락 없이 가져다 쓰면서 조금씩 변형시킨 것처럼 보인다.출처=오픈시.

모나스의 시리즈는 제너레이티브 아트다. 제너레이티브 아트는 요즘 '새로운 예술'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창작 과정에서 주재범 작가의 작품을 가져다 쓴 것처럼 보인다. "픽셀의 좌표와 전체 칸수까지 일치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에 나온 주재범 작가의 말이다.

디케이작가의 디지털 아트 '힙스터 라마'. 출처=디케이 인스타그램
디케이작가의 디지털 아트 '힙스터 라마'. 출처=디케이 인스타그램

외국에도 잘 알려진 한국의 디지털 아티스트 디케이 작가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디케이 작가는 '힙스터 라마(Llama the Hipster)'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트위터에 올라온 '크립토 베이비 라마(Crypto Baby Llama)'라는 일련의 제너레이티브 아트 작품은 디케이 작가의 라마와 꼭 닮아 보인다. 제터레이티브 아트의 특성상, 표절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자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게 석연치 않은 방식으로 가져다 쓴다면, 이를 도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NFT 아트는 아직 시작하는 단계다. 재해석과 도용, 패러디와 표절을 나눌 제도적이고 미학적인 기준이 마련되기까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때까지 어떤 식으로 작가 보호가 이루어져야 할까? 쉽지 않지만 풀어야 할 문제다.

 

by 김태권, https://digitally.your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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