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코인베이스와 SEC 갈등, 승자 없는 싸움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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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1년 9월12일 20:40
14일(미국시간) 코인베이스 상장을 기념하는 나스닥 전광판의 모습. 출처=코인베이스 웹사이트
코인베이스의 렌드(Lend) 상품이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는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견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 공익을 위하는 쪽은 과연 누구일까? 출처=코인베이스 웹사이트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또 한 주가 지났고, 감독당국과 암호화폐 커뮤니티 사이에는 또 한 번의 충돌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였다.

이번 주 칼럼에서는 암호화폐 대출 프로그램 ‘렌드(Lend)’를 준비 중이었던 코인베이스에 해당 상품을 출시할 경우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그 과정에서 렌드에 관해 문의를 한 고객들 정보를 요구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관련 뉴스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 규제는 이런 식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

 

암호화폐 규제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

스테이블코인 대출 프로그램 ‘렌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던 코인베이스에 SEC가 소송 위협을 가한 것과 관련해 코인베이스에서 지난 8일 불만의 목소리를 내자, 트위터(Twitter)의 암호화폐 관련 법률 전문가 커뮤니티는 예측 가능한 불평불만의 말들을 포스팅하면서 거의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결국 요는 ‘렌드는 명백한 미등록 증권이다. 법을 모르면 조용히나 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여기서 감독당국과 회전문 인사 관계를 맺고 있는 법조계가 문제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물론 몇몇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는 제외하고). 왜냐하면 하위 테스트(Howey Test)의 엄격한 법적 해석을 기준으로 볼 때 서클(Circle)의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을 보유한 사람들이 이자 소득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건 증권 발행에 해당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중요 포인트란 케케묵은 구식 법을 집행하는 행위가 공익에 반한다는 것이다.

코인베이스와 SEC 간 갈등이 금융 규제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된다.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분열된 미국 의회가 21세기 기술 현실에 맞게끔 개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금융법이 일반 대중을 희생양 삼은 채 월가와 부유한 투자자들의 이익만을 보호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이렇게 정체된 상황이 거시정책과 통화정책에 있어서 저금리 환경을 고착화하고 분열을 심화시키는 현상을 기본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처=Wikimedia Commons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처=Wikimedia Commons

실망감의 타당한 이유

SEC의 경고장을 받은 코인베이스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이를 "불편한 행동”이라 비난했는데, 그가 좀 더 완곡한 표현을 쓸 순 없었을까? 아마도 그럴 수 있었을 거다. 이는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감독당국을 보고 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SEC의 불분명한 지침으로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거듭 실망을 한 것도, 지난주 코인데스크 TV의 ‘올 어바웃 비트코인(All About Bitcoin)’ 쇼에 출연해 비슷한 생각을 나와 공유한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의 입장도 그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 암호화폐는 정책 입안자들이 적절한 규제 체계를 마련할 때에만 이용자에게 가치 있고, 안전하며 유용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진정으로 혁신적인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완전히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의 의무가 있는 코인베이스 같은 중앙화된 수탁 서비스 제공업체를 엄격하게 규제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증권법이라고 하는 뭉툭한 무기를 들고 규제에 나서는 건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특히나 당초 증권법이 적용 대상으로 삼았던 중개 주체 개입도가 높은 금융 시스템보다 암호화폐 업계가 보안성과 투명성 면에서 더 뛰어난 자산 저장과 매매 수단을 갖고 있을 땐 더욱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비전을 가지고 단행하는 입법 개혁이다. 이를 위해 미국 의회는 암호화폐 기술이 본질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개방형 오픈 소스 혁신의 힘으로 경제 성장과 미국의 기술 리더십뿐만 아니라, 실행과 규제가 제대로 이뤄질 경우에 한해 금융 포용성을 장려하고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이 발휘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억만장자 기업가인 마크 큐반은 지난 8일 여러 개의 트윗을 연달아 올리며 코인베이스가 계속해서 “SEC에 대한 공격적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또 암호화폐 업계에도 “(1990년대) 인터넷이 누렸던 면제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애석하게도 미 의회에 비전을 가진 인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 정책 입안자들 중 암호화폐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의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건 맞다(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의 초대 손님인 톰 에머 공화당 하원의원(미네소타주)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암호화폐에 대한 의회의 지배적인 태도는 적대적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처럼 목소리 크고 영향력 있는 의원들이 암호화폐 업계를 목청 높여 공격하고 있다. 자신이 대립각을 세우며 의원으로서 유명해진 계기가 된 기존 금융기관들의 수에 본인이 넘어갔다는 것조차 모른 채 말이다. 아니면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이렇듯 미 의회에서 통합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큐반이 적절하게 표현한 것처럼 당연히 이어지는 결과는 “소송을 통한 규제,” 그리고 전향적 사고보다는 행동을 앞세우는 기관 대 기관의 영역 싸움과 권력 게임이다.

출처=Sean Robertson/unsplash
출처=Sean Robertson/unsplash

불리한 경쟁

그렇게 되면 전통적인 은행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를 대체할 선의를 가진 기술적 대안은 좌절되게 된다. 그리고 암호화폐 대출만큼 이와 관련 높은 부문도 없을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대출은 전통적인 은행에서 주는 터무니없이 낮은 이자율을 대신할 좋은 대안이 된다. 대부분의 보통 예금 이자율은 0.01% 정도인데, 이와 비교해 코인베이스는 USDC를 빌려주는 사람들에게 4%의 이자를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감독당국은 이를 너무 좋아 보여 의심스러운 “그림자 금융”이라며 경계했지만, 실제 이런 금리 차이는 위험 관리 시스템 구조를 수정함으로써 얻은 것이었다.

이렇게 금리차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개 주체가 없는 블록체인과 스마트계약 실행으로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토큰을 결제할 수 있고, 전통적인 여신 업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인적ㆍ법적 마찰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암호화폐 투기 활동이 매우 활발해 현물이나 파생 시장에서 각종 코인의 롱포지션이나 숏포지션 거래를 하는 이들의 단기 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감독기관에서는 “바로 그게 문제다. 암호화폐 시장은 투기가 과열된 시장이다. 우리는 일반 투자자들의 돈이 그런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대출로 끌어온 스테이블코인을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거래상대방 위험이 있을 수도 있지만(코인베이스는 대출자 심사 절차를 통해 이 위험을 줄이게 될 것이다), USDC 등 관리가 철저하게 되는 토큰들의 경우 거의 가격 변동성이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암호화폐 투기를 하는지를 생각해보라. 그 이유 중 하나는 제로 금리에,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가격이 급등하는 금융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특권층 투자자들과 그렇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 사이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암호화폐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후자(일반 투자자) 그룹이 코인베이스의 렌드 상품 같은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 결국 기회는 전자(부유한 투자자) 그룹에만 돌아가게 될 것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공인 투자자(accredited investor)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SEC 등록 절차 없이도 각종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대다수의 미국 국민들은 제로 금리를 주는 은행 계좌만을 갖고 있게 될 것이다. 이게 어떻게 공익을 위하는 일이란 말인가?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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