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시스템의 정치화를 보여주는 온리팬스 사건
검열이 한번 정상화되면 다음에 누가 당할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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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 Carter
Nic Carter 2021년 9월5일 08:15
출처=Charles Deluvio/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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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데스크 칼럼니스트 닉 카터(Nic Carter)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블록체인 특화 벤처펀드 캐슬아일랜드 벤처스의 파트너다. 카터는 또한, 블록체인 분석 전문 스타트업 코인 메트릭스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온리팬스의 (최근 번복된) 음란물 금지 결정은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들이 선호하지 않는 상품을 서비스에서 배제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트코인과 같은 중립적인 기술이 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유명 콘텐츠 구독 서비스 온리팬스(OnlyFans)는 음란물 금지 결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온리팬스는 (보다 덜 유해한 누드 콘텐츠는 허용하는 대신) 노골적인 음란물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곧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온리팬스가 음란물을 금지한다는 것은 마치 사자가 채식을 선언하는 것, 혹은 리오넬 메시가 왼발을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음란물은 온리팬스의 존재 이유(raison d’être)였다.

온리팬스 설립자 팀 스토클리(Tim Stokely)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책임은 뉴욕멜론은행(Bank of New York Mellon) 등 주요 은행에 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정책이 변화했고, 우리는 선택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간단히 말하면 은행 때문이다.”

온리팬스는 이후 “금융기관들과 함께 계속해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예고한 음란물 금지 선언을 번복했다. 하지만 일보 물러서긴 했어도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아무리 일시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결제업체나 은행이 음란물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째로 포기하도록 할 수 있었을까?

사실 결제 처리 과정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번 사건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성적 콘텐츠와 관련된 온라인 플랫폼들은 꽤 오랜 기간 동안 금융 소외의 대상이 되어 왔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First Amendment)에 따라 미국 정부는 성인 오락물과 같은 완전히 합법적인 산업을 금지할 수는 없지만, 은행(나아가 결제업체 포함)이 이러한 산업들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즉, 은행은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기능한다. 은행은 연방준비위원회 당좌계좌에 유일한 접근권한을 가지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 하에 있으며 매우 희소한 정부의 인가를 받는다. 이는 정부가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도 은행을 통해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온리팬스 사건이 기독교 신정론자들이 제시하는 급진적, 청교도주의 안건이라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음란물을 ‘고위험’ 산업으로 규정하는 관행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비밀스러운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Operation Choke Point)’ 전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략 내용은 간단했다. 2012년경 미국 법무부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손을 잡고 사기 방지라는 명목으로 정치적으로 불리한 산업들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전략의 골자는 은행들이 위 산업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제업체들에게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지 않을 경우, 높은 비용이 소요되고 은행 평판을 저해할 수 있는 조사 및 소환 방식을 통해 은행들을 협박하는 것이었다.

초크포인트 전략을 통해 미국 법무부와 FDIC는 은행의 역할을 대리했으며 은행을 정부의 집행 기관으로 둔갑시켰다. 이와 같은 전략은 과거에도, 현재도 여전히 법적 문제의 소지를 가진다. 비평가들은 법무부가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제로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산업군과 관계를 청산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은행(나아가 은행에 의존하는 결체업체)들을 간접적으로 협박함으로써 법무부는 별도의 입법 과정 없이도 특정 산업군을 금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저 은행의 재정줄을 끊고 영업권을 제한하기만 하면 되었다. 미국 정부가 법 이외의(그러나 높은 설득력을 갖는) 수단을 활용하여 IT 대기업에게 유해한 콘텐츠의 게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민간 기업은 수정헌법 제1조에 구속되지 않음), 초크포인트 전략은 법률 준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정 통제와 높은 비용이 소요되는 소환이라는 위협적인 수단을 활용한다.

출처=Matthew Henry/Unsplash
출처=Matthew Henry/Unsplash

헌법이 정부의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되면, 정부는 민간 분야를 활용하여 어떻게든 돌아갈 방식을 찾는다. 물론 은행은 오늘날 흔히 말하는 정부 검열의 중심에 있으므로 “단순한 민간 기업”은 아니다. 은행은 정부의 대리기관이지만, 이들을 정부가 배제하는 산업군의 “위험을 제거하도록(derisk)” 설득하는 행위가 명백한 위헌은 아닐 정도의 거리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초크포인트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페이데이 대부업체(payday lending) 같이 합법적이지만 정부가 선호하지 않은 산업의 통제에 중점을 뒀으나, 이내 겉잡을 수 없이 힘을 키웠다. 2014년 FDIC 홈페이지에는 “고위험” 활동과 관련된 상업 카테고리 30개가 등록되었는데, 대부분은(적어도 많은 주에서) 완전히 합법적인 활동들이었다.

여기에는 총기 및 탄약 판매, 코인 딜러, 폭죽 판매, 홈쇼핑 ““as seen on TV” 제품 판매, 담배 판매, 여행 클럽, 신용 복구 서비스 및 음란물 등이 포함된다. 초크포인트 관련 역사학자 이안 머레이(Iain Murray)에 따르면, 음란물이 목록에 포함된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의 청교도적인 신념 때문이 아니라, 포르노 업계의 높은 지불 거절률(chargeback rate)로 인해 다른 고위험 산업군과 연관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초크포인트 전략은 2011년 뉴욕 남부 지방법원이 3개의 대형 도박 회사를 대상으로 내린 온라인 도박 금지 결정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다.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이를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도박 회사들은 도박 관련 결제 처리를 불법화한 2006년 불법인터넷도박법(Unlawful Internet Gambling Enforcement Act)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에 따라 온라인 도박 사이트 풀틸트(Full Tilt)와 포커스타스(PokerStarts)는 고객들의 금융 서비스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 도박 결제의 본질을 은폐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은행의 배제를 우회하려는 시도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던) 몇몇 스테이블코인들이 떠오른다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떤 산업군을 금융 서비스에서 배제하고 고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무력화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배제된 산업을 불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초크포인트 1.0은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법무부의 행동에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블레인 루엣케메예르(Blaine Luetkemeyer) 미주리주 공화당 의원은 2017년 법무부의 초크포인트 전략 종료를 주도했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는 돌이킬 수 없었다. 초크포인트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은행과 결제업체로 내재화되었을 뿐이었다.

결제업체들에게 전해진 메시지는 함축적이지만 분명했다. 정치적 논란이 있는(politically exposed) 기업들을 지원하면 은행 서비스에서 배제된다는 것이었다.

금융 서비스 기업들이 주요 정치적 인물 또는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얼마나 경계하는지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관련 사례는 아주 많다. 2018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은 별다른 예고 없이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나아가 민주당 상원의원 12명은 주요 은행 11곳에 동일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BoA는 단순히 총기 회사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을 넘어서, 자발적으로 연방 정부에 자사 고객들의 총기 관련 활동을 고지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소환 조사도 받지 않고서 말이다.

또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 Cortez) 뉴욕 민주당 의원은 하원 금융위원회(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에 소속되어 민영교도소를 포함한 사회 문제에 강경 대응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수많은 미국 은행은 압박에 대응하여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Dakota Access Pipeline)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러한 기조는 백악관에까지 이어졌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 산하에 있었던 미국 통화감독청(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 청장 브라이언 브룩스(Brian Brooks))은 초크포인트 방식의 은행의 선별적인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정한 접근성(fair access)’ 법률을 통과시켰으나,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 해당 법률은 철폐되었다.

이렇듯 금융 서비스가 정책적인 성과를 위해 무기화되어야 한다는 믿음은 진보세력이 가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우려스럽게도) 중국의 사회신용제도를 극찬하며 이를 미국적 특성과 결합하여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크포인트 전략은 단지 애피타이저에 불과했다. 암울한 미래에는 단지 알렉스 존스(Alex Jones)나 닉 푸엔테스(Nick Fuentes)만이 아니라 반체제 사상을 온라인에 표출하는 보수론자라면 누구나 퇴출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완전히 정치화된 결제 시스템이 자신들의 정적(政敵)에게 넘어가는 경우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전대통령은 금융 인프라를 정치적 모험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큰 흥미가 없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다르다. 진보세력 중 온리팬스의 금지 조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완전히 정치화된 금융 산업이 어떤 모습을 띠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만약 트럼프가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었다면, 이러한 비밀 전술을 이용해 낙태 클리닉, 진보적 비영리 단체,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을 제창하는 교육 기관, 교사 단체 및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대상들에게 금융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현 상황에서 국가 권력의 도구는 상당 부분 보수세력을 대상으로 행사되고 있지만, 이것은 영원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번 온리팬스 사건에서 찾을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은 바로 이러한 일이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온리팬스의 서비스 중단은 은행의 배제라는 협박을 받은 자유주의적 대의였다는 점에서 예외적인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성노동자 반대 안건은 (현재는 완전한 민주당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정상화된 검열은 언제나 초기에 규정한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가 초크포인트 전략을 부활시키려는 물밑 시도를 계속한다면, 선별적인 금융 소외를 전반적으로 지지하는 진보세력은(갭(Gab)이나 팔러(Parler) 같은 극우 플랫폼의 결제 서비스가 중단되었을 때 이들이 얼마나 의기양양했는지 보라) 어떤 대통령이 선출될 지 모르는 차기 행정부에서 초크포인트와 유사한 전략이 과연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중요한 점은 온리팬스와 같은 플랫폼들이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 국회의원이나 규제기관이 개발한 법 외적인 지침을 포함하는 불투명한 과정을 통해 배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명목적으로 법치주의 국가이며 헌법의 구속을 받는다. 개인의 정적을 금융 인프라에서 퇴출할 것을 소리 높여 외쳤다가 정치적인 분위기가 바뀐다면 쉽게 당황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중립적이고 비정치적인 금융 시스템을 수용해야 한다. 온리팬스 사건은 당신이 언제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지 모른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강력한 경고다.

영어기사: 김예린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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