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이기적인 비트코인 반대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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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Morris
Dave Morris 2021년 8월8일 16:30
출처=IMF
출처=IMF

나는 지난 6월에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다는 결정이 “지금까지 암호화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사건”이라는 요지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과 긴밀히 연결된 국제 개발은행인 IMF는 빠르게 이 결정이 “수많은 거시경제, 금융, 법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선언했다. 엘살바도르는 IMF로부터 10억달러의 대출을 받고자 협상 중이었기 때문에 이 성명은 은근한 위협이 되었다. 그러나 IMF는 비트코인 채택의 “문제”가 무엇인지 실질적인 세부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해 조금 더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진부한 암호화폐 비판론자들의 주장과 크게 다를 바 없었던 “암호화폐를 국가 화폐로? 너무 멀리 갔다”라는 제목으로 IMF 블로그에 올라온 글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 이 글에는 암호화폐가 국가 화폐로서는 기능이 약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지만, 엘살바도르의 계획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중요한 논의도 몇 가지 포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장은 피터 쉬프가 트위터에서 하는 불평을 쏙 빼닮았다. 주요 논지는 암호화폐의 변동성, 자금세탁에의 활용, 전력 사용량 등 관련성이 떨어지거나 틀린 내용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 글은 폭넓은 대중을 독자로 하는 비공식적인 블로그 게시물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안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에서 이렇게 세심하지 못한 글을 게시한다는 점은 실망스러웠고, 무섭기까지 했다. IMF의 비트코인 반대는 경제의 안정성에 관한 우려이기보다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가짜 암호화폐 문제

IMF의 게시글에 나타나 있는 논지 몇 가지를 간단히 보여주겠다. 첫째는 변동성 때문에 암호화폐가 장기적인 부채 의무에는 부적합하고, 심지어 가격 책정 같은 단기 활용에도 적절하지 않으며 경제를 교란하는 효과까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주권국가에서 비트코인을 유일한 화폐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는 합리적인 논거이다.

그러나 IMF는 일상적인 가격 책정, 결제, 부채에는 현재의 화폐를 활용하고 결제와 정부 보유고에는 옵션으로 비트코인을 추가한다는 엘살바도르의 실제 계획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엘살바도르의 계획은 완전한 전환을 위한 준비로 보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 자산)을 채택하고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의 안정성이 다른 화폐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지난 10년간 암호화폐의 족적을 살펴보면,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두 번째로는 암호화폐 채택으로 인해 자금세탁 위험이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로 반박할 수 있다. 첫째로, 자금세탁에 암호화폐를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 자금세탁 자체를 막기는 불가능하지만 쉽게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에 따르면, 암호화폐 네트워크에서의 범죄 활동은 2019년 45억달러에서 2020년 19억달러로 57% 줄어들었다. 그러는 동안 암호화폐의 가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둘째로는 일반 은행이 자금세탁 수요를 무난히 소화해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UN은 매년 80억에서 2조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세탁되고 은닉된다고 추산했다. 2조달러는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암호화폐의 공급 유통량보다 33% 많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함으로써 암호화폐가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외곽. 출처=Oswaldo Martinez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함으로써 암호화폐가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외곽. 출처=Oswaldo Martinez

IMF는 암호화폐의 전력 수요를 언급하며 환경주의의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비트코인 채굴과 화석연료 배기가스는 분명 복잡하고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암호화폐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치는 암호화폐가 산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개발도상국의 위계를 잡기 위한 협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IMF를 쥐락펴락하는 선진국들은 수십 년에 걸쳐 기후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들 국가가 자신들이 지은 죄를 더 작고, 발전이 느리고, 더 중요하게는 오염원을 덜 배출하는 국가들에 덮어씌워 독자적인 통화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이는 비논리적이고 가학적인 일이다.

 

진짜 암호화폐 문제

IMF가 적어도 두 가지의 유효한 문제를 짚어 내기는 했다. 그중 한 가지는 엘살바도르의 경우와는 무관하지만, 애초에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기는 하다.

IMF는 글로벌 암호화폐를 국가 화폐로 채택하면 국가가 직접 통화 정책을 수립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인 국가는 경제의 필요에 따라 화폐 공급을 확장하며, 이는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엘살바도르는 수십 년째 통화 공급 통제력을 잃은 상태다. 2001년부터 국가 기본 화폐로 미국 달러를 사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 외에도 동티모르, 에콰도르, 괌, 마셜 아일랜드, 팔라우, 파나마, 짐바브웨가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한다. 이들은 모두 매우 작거나 정치적인 불안정의 여파로 휘청이는 국가들이다.

이론적으로 미국 외 국가에서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면 비트코인보다 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미국이 이득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달러를 무기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프란시스 코폴라는 비트코인 같은 중립적인 화폐 사용이 이들 국가의 안정성을 높여주리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유효한 주장은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고,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다. 세계 인구의 약 60% 정도만 모바일이나 랜선 인터넷을 사용하고, 달러의 대안을 채택해서 혜택을 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개도국이나 불안정한 국가일수록 인터넷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는 엘살바도르에는 완전히 적용되지 않는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외에도 달러 유통을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결제 문제는 해결된다. 넓게 보면 이러한 이중 화폐 시스템은 보통의 시민들이 비트코인을 송금이나 국제 결제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국가 보유고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은 더욱더 적절하다. 중앙은행에는 꽤 빠른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접근성의 제한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순수 디지털 화폐가 공평하지 않은 시스템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 주장만큼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IMF가 아무거나 하나라도 걸리라는 식으로 신중하지 못한 주장을 아무렇게나 던지는 모습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최대한 관대하게 해석하자면, IMF는 매우 보수적인 기관으로, 변화에 반사적으로 반대함으로써 국가적 암호화폐 채택에 신중을 기하도록 해줄 수 있다.

그러나 이 역할을 확실히 하려면, IMF는 반대 의견을 낼 때 훨씬 더 세심해질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 대안 금융 시스템의 성장에 관한 IMF의 반대는 근거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에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영어기사: 박세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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