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스테이블코인 규제, 서둘러선 안 된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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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1년 7월28일 09:10
암호화폐 중에서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때 지나치게 서두르는 자세는 세심한 접근법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뱅크런’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출처=Unsplash
암호화폐 중에서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때 지나치게 서두르는 자세는 세심한 접근법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뱅크런’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출처=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2021년 북반구의 초여름은 미국 감독당국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현실에 갑자기 눈을 뜨게 된 시기로 기록될 수 있을 듯하다.

미 감독당국은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을 등한시하다 최근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태도로 급선회하며, 현재 너무 큰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지나치게 서두르다 보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복잡다단한 문제에 무디고 획일화된 해결책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현시점의 위험요소다.

미 감독당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눈을 뜨기 시작한 건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상세히 꼬집었던 지난달 말부터였다. 그 후 랜달 퀄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혁신 장려를 촉구하는 놀랍도록 전향적인 연설을 하며 로젠그렌 총재와는 180도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러다 이번 주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실무그룹(PWG) 회의를 소집하고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논의를 했다. 이 회의에는 미 재무부와 연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통화감독청(OC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여러 고위 관료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순 없었지만, 회의 참석자 중 게리 젠슬러 SEC 위원장은 가격 변동이 전통적인 증권 실적에 의존하는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증권으로 분류해 SEC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SEC는 암호화폐 규제를 위한 큰 틀을 7월 28일까지 마련하라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의 요구에 따라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적 위험?

미국 규제당국이 행동에 나서게 된 건 상원의원들의 서한 때문만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점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아래 차트에서 보듯 테더(Tether)의 USDT, 서클(Circle)의 USDC, 바이낸스(Binance)의 BUSD, 메이커다오(MakerDAO)의 다이(DAI) 등 상위 10위 안에 드는 스테이블코인의 총 발행가치는 현재 1087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초 기준으로 무려 4배나 증가한 수치이자, 페이팔 홀딩스(PayPal Holdings)가 1분기 말 페이팔(PayPal)과 벤모(Venmo) 고객 계좌에 보유했던 356억달러보다 3배나 많다.

상위 10위의 스테이블코인의 총 발행가치는1087억달러 유박. (출처=The Block)
상위 10위의 스테이블코인의 총 발행가치는1087억달러 유박. (출처=The Block)

스테이블코인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대표 발행사인 테더에 대한 뉴욕주 검찰청(NYAG)의 공격적인 수사(자체 토큰인 USDT의 예치금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조건으로 해당 기소 건은 결국 합의로 마무리됐다)로 인해 ‘시스템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 단어를 보니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생각난다. 당시 투자자들은 빠른 속도로 증발해 버리는 모기지 투자금을 건지기 위해 자산을 일제히 내다 팔았고, 그 바람에 금융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뱅크런(bank run, 예금 대량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예치금을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대중화되면 토큰의 담보가 되는 자산의 규모와 질, 유동성에 대한 의심이 금융 위기를 더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분석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대량 상환 사태가 일어나면 발행사가 도산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경제 전반에 걸쳐 유사한 패닉 효과와 그로 인한 연쇄적인 신용위험이 촉발될 것이라 말한다.

이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응당 정부의 책임이며, 사실 그렇게 신뢰를 증진하는 게 결국은 스테이블코인 이용률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1933년,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설립되면서 미국 은행 시스템에 예금보험 제도를 도입한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암호화폐 업계는 규제를 반겨야 한다. 하지만 이때 규제는 어떤 모습일까? 혁신과 접근성을 장려하는가, 아니면 제한하는가? 적절한 시나리오에 맞춰 적합한 규칙이 적용되는가, 아니면 획일적인 접근법으로 득보다 실이 많은가?

규제와 관련해 세심한 접근법이 필요한 상황에서 성급함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뱅크런’처럼 필요 이상으로 불안을 조장하는 비유 역시 도움이 안 된다(여기서 ‘뱅크런’이란 단어가 부적합한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역사적 교훈

이번 주는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의 게리 고튼 교수와 미 연준 소속 변호사 제프리 장이 공동 저술한 논문으로 인해 위기감이 한층 더 고조됐다.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 실무그룹 회의에서 모든 자리마다 놓였을 이 논문에서 두 저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을 은행으로 지정해 연방 차원에서 규제를 하든, 스테이블코인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대체하든 미국 정부에서 ‘민간 화폐’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공공 화폐’식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10년 뒤에야 조치에 나선다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21세기의 MMF(단기금융시장), ‘대마불사’가 될 것이고 그러면 금융 패닉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구제금융을 투입해가며 개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감독당국의 규제가 느슨했던 19세기 미국을 예로 들며, 민간 은행 발행의 다양한 은행권들이 때로는 명목 액면가격에 비해 천차만별로 다른 가격에 유통됐던 ‘들고양이 은행(wildcat banking)’ 시대를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에 초대손님으로 나온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통화 역사학자 조지 셀진은 트위터(Twitter) 스레드(thread)를 통해 이를 설득력 있고 신랄하게 조목조목 비판했다. 셀진이 올린 트윗을 읽으면 ‘민간 화폐’가 (19세기 당시 존재했던 지리적, 정보적 투명성에 대한 제약이 무력화된 디지털 시대인) 21세기에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할 때라고 생각할 것이다.

셀진은 민간 은행권이 대부분 이를 발행한 은행이 속해있던 주에서 액면가에 거래됐으며, 주를 벗어나 해당 은행의 영업점에서 직접 현금화할 수 없는 먼 지역으로 이동할 때에만 가격이 할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주에서 발행된 은행권 사용을 막기 위해 연방세 10%가 부과됐다며, 이 말은 즉 “은행권이 모든 주에서 액면가격에 동일하게 거래될 수 없었음에도 은행권을 사용하는 이들은 특정 목적에 있어 은행권을 법정화폐만큼 좋거나 그 이상의 가치로 생각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미국 남북 전쟁 이후 수십 년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가난한 여러 남부 주에서 이른바 ‘들고양이 은행’들을 폐쇄했던 조치는 폐쇄 이후 신용 부족 사태가 나타나며 효율성 증대로 이어지진 않았다.

시간을 앞으로 빨리 돌려 인터넷이 제공하는 투명성과 디지털 편재성에서 더욱 발전된 형태의 모델을 살펴보면, 할인 자체가 스테이블코인이 이용자들에게 주는 선택성과 혁신을 상쇄하는 큰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기 토큰이 법정화폐의 완벽한 등가물이 아니라 그저 법정화폐와 가치가 비슷할 뿐이라고 모든 사람이 인정한다면 편의성과 프로그램 가능성, 접근 용이성을 이유로 사람들은 토큰을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다.

이런 사실은 코인게코(CoinGecko)에서 USDTUSDC의 90일 거래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다.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가격이 몇 센트씩 차이가 나긴 하지만 평균 가격이 1달러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게 문제가 될까? 주 이용자들은 모두 테더의 예치금 문제를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든 가격을 확인해 그에 맞춰 계약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염려하진 않는다.

출처=Sean Paul Kinnear/Unsplash
출처=Sean Paul Kinnear/Unsplash

어떤 규제가 되어야 할까?

규제가 가치 없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투명성을 강제하는 법규를 통해 시스템 내 신뢰를 전반적으로 증진시키고 그 결과 가격 차를 더 줄일 수도 있다.

또 준법감시의 제약을 받는 대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하고 경제 전반에 걸쳐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보다 엄격한 은행 인가 모델을 도입해 100% 예치 토큰의 액면가격에 대한 일말의 의심도 없게 만들 필요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게 바로 이번 주 ‘돈을 생각하다’ 팟캐스트의 또 다른 초대손님인 케이틀린 롱이 기대하는 바다. 롱은 아반티 은행(Avanti Bank)의 창업자 겸 CEO로, 암호화폐 친화적인 와이오밍주의 특수목적 예치기관(SPDI) 은행 인가를 활용해 연준이 자체 디지털 달러 토큰인 아빗(Avit)을 지지하도록 로비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달러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획일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경우 문제가 생길 것이다.

젠슬러 SEC 위원장이 지적한 것처럼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고튼과 장이 말한 대로 테더는 예치금을 담보로 운용하는 다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과는 달리 거래약관에 의해서 상환 요구를 이행하는 시기와 방법에 있어 주식 발행사와 같은 선택성을 가진다. 반면 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자사 고객이 예금한 자금을 부채로 본다.

따라서 테더의 경우 MMF로 규제해야겠지만, 다른 발행사들은 예금 취급기관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런 분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또 다이 같은 합성(synthetic) 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다이는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상에서 알고리듬에 기반해 스마트계약에 의해서 가치가 관리되는 ERC20 토큰으로, 고튼과 장의 논문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합성 스테이블코인은 예치금을 담보로 하지 않는다. 그럼 현재 합성 스테이블코인이 불법으로 분류되는가? 탈중앙화된 커뮤니티에서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규제 대상이 되는 개인이나 단체는 누가될 것인가? 지리적으로 서로 흩어져 스마트계약을 이행하는 수천 개에 달하는 이더리움 노드가 돼야 하나?

러시다 털리브 민주당 하원의원(미시간주)을 위해 모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을 대상으로 메이커다오 개발자들이 다이 프로토콜에 사용하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촉구하는 법안 초안을 작성한 윌라메트 법학대학 조교수인 로한 그레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안 그래도 이미 해당 안의 시행이 어려운 가운데, 그들이 설립한 법인인 메이커 재단(Maker Foundation)이 해산 후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에 거버넌스를 맡길 예정이라 법안의 시행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

감독당국에서 혁신과 모두를 위한 금융 접근성, 그리고 코드 생성의 자유를 진정으로 장려하고 싶다면 이 문제들을 주의 깊고 신중한 자세로 해결해야만 할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황급히 서두르면 후회만을 남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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