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Vadim Artyukhin/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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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본 등 주요국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를 시작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한국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국외 거래소도 특금법상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면 오는 9월까지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기준 바이낸스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12조원으로 업비트(약 2조6000억원)와 빗썸(약 7200억원)을 합친 것보다 4배가량 많다. 주요 임원 중 중국인이 많아 중국계 거래소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본사 소재지는 공개하지 않고 사업 중이다. 어느 나라의 규제 관할권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지난달 국내 월간 사용자 수(MAU)는 약 49만명이다. 많은 한국인이 바이낸스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김치 프리미엄, 마진거래, 파생상품 등이 꼽힌다. 김치 프리미엄은 같은 암호화폐가 국외보다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 초 김치 프리미엄이 커지자 바이낸스에서 암호화폐를 사 한국 거래소에 파는 투자자가 늘었다. 여기에 국내 거래소와 달리 암호화폐를 빌려 공매수나 공매도를 할 수 있는 마진(선물)거래나 파생상품도 있다.

올해 상반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고 각국에서 제도화가 이뤄지면서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영국, 일본 금융당국은 바이낸스가 당국의 허가 없이 자국인에게 영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본인은 바이낸스 이용이 불가능하며, 미국인은 미국에 설립된 바이낸스유에스(US)만 이용할 수 있다.

금융위도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를 고민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한국에서 영업하려면 오는 9월24일까지 금융위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내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국외 거래소는 모두 신고 대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금융위 신고 대상인지는 쉽사리 결론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 관계자는 "한국어를 지원하는 국외 거래소가 신고 대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설사 신고 대상이라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나와도 바이낸스가 이를 무시하면 미신고 영업에 따른 제재는 쉽지 않다. 바이낸스는 외국에 서버가 있어 인터넷주소(IP) 차단 등 규제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 암호화폐를 국내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전송 후, 바이낸스로 보내는 우회로도 가능하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바이낸스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지, 금융위 신고를 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으나, 바이낸스는 "현지의 규정을 준수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답은 하지 않았다.

*2021년 7월 21일치 한겨레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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