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빗썸 싱가포르 웹사이트 캡처
출처=빗썸 싱가포르 웹사이트 캡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9월 24일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앞두고 해외 거래소 정리에 나섰다.

15일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에 따르면, 빗썸 코리아는 이달 안으로 두 거래소와의 브랜드 임대 계약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는 상호명을 변경해야 한다. '빗썸' 브랜드를 쓰는 곳은 빗썸코리아만 남긴다는 게 빗썸 측의 방침이다.

빗썸 글로벌 관계자는 "빗썸코리아가 브랜드 계약 종료에 따라 이달까지 '빗썸' 브랜드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며 "현재 홍콩 소재 본사에서 상호명을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 싱가포르는 이달 중 ‘비트홀릭(Bitholic)’이란 브랜드로 다시 전환한다. 

빗썸 싱가포르 관계자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와의 메일을 통해 "브랜드 사용 기간 만료로 인해 빗썸코리아의 요청으로 계약이 종료됐다"며 "상표명을 빗썸 싱가포르에서 비트홀릭으로 변경하지만, 서비스는 이전과 동일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싱가포르의 지불서비스법(PSA) 면허를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면허를 따게 되면 브랜드 사용 여부를 빗썸코리아와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싱가포르 통화청(MAS)는 결제 서비스 규제를 강화한 PSA를 발표하고, 자국 내 암호화폐 업체에 PSA 면허 취득 의무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빗썸 싱가포르도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 면허를 따야만 한다.   

15일 코인마켓캡 기준 하루 거래량은 빗썸 글로벌이 약 9000만달러(한화 약 1027억원), 빗썸 싱가포르가 37만달러(한화 약 4억원)를 기록했다. 두 거래소의 거래량을 합쳐도 빗썸(빗썸코리아)의 하루 거래량인 6억6600만달러(한화 약 76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 모두 빗썸 코리아가 직접 운영하는 해외 법인은 아니다.

빗썸 글로벌은 홍콩 소재 중국 법인 BGEX가 운영한다. BGEX는 한때 빗썸의 해외 자회사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그 관계가 종료됐다. 빗썸 글로벌 관계자는 "BGEX는 빗썸코리아로부터 외주 용역을 받고 중국 서비스 운영을 대행해주는 관계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빗썸 싱가포르의 운영사는 싱가포르 소재 RDM체인 PTE 유한회사(이하 RDM체인)다. RDM체인은 2018년 초 '비트홀릭'이란 명칭으로 거래 사이트를 개설했으며, 이후 2019년 8월 빗썸과 계약을 맺고 '빗썸 싱가포르'로 다시 문을 열었다. 

RDM체인은 2019년부터 빗썸코리아의 종속 법인으로 편입됐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빗썸코리아와 퀀텀 재단이 RDM체인의 지분을 각각 51%, 49%씩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 들어 빗썸코리아는 RDM체인의 지분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빗썸 덱스는 도메인만 남아있는 상태다. 출처=빗썸 덱스 웹사이트
빗썸 덱스는 도메인만 남아있는 상태다. 출처=빗썸 덱스 웹사이트

빗썸코리아가 2019년 11월 공개한 '빗썸 패밀리'가 하나둘씩 정리되는 모양새다. 당시 빗썸 코리아는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 빗썸 덱스(DEX), 빗썸 커스터디 등을 '빗썸 패밀리'라는 네트워크로 묶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2020년 11월 3일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오더북(호가창) 공유가 금지된다는 내용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해외에 관계사를 둔 법인들이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빗썸도 올해 1월 19일 빗썸과 빗썸 글로벌 간 암호화폐 이동 서비스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은 빗썸 글로벌 등과 오더북을 공유하지 않음에도 해외 관계사가 있다는 점 자체가 나중에 VASP 인가를 받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정부 금융당국이 국내 거래소가 해외 법인을 통해 자금세탁을 한다고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관계없이 빗썸 커스터디와 빗썸 덱스 또한 사업이 중단됐다. BGEX가 운영하던 탈중앙화거래소(DEX) '빗썸 덱스'는 도메인만 남은 상태다. 또한, 빗썸코리아 사내 벤처로 출범해 빗썸 커스터디를 운영하던 볼트러스트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른 빗썸코리아 관계자는 "볼트러스트는 5월경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함지현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는 명언을 알면서도 늘 반대로 하는 개미 투자자이자 단타의 짜릿함에 취해 장투의 묵직함을 잊곤 하는 코린이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게끔 시장 이슈를 보다 빠르고 알차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투자의 대부분은 BTC(비트코인)와 ETH(이더리움)입니다. 현재 이더리움 확장성 개선 프로젝트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SOL(솔라나), ROSE(오아시스 네트워크), AVAX(아발란체), RUNE(토르체인) 등에 고등학생 한 달 용돈 수준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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