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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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장이 영 시원찮다.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을 넘어선 게 한두 달 전인데, 중국발 악재에 힘을 못 쓰며 슬금슬금 가격이 내리더니 지난 6월 8일에는 3600만원대까지 고꾸라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이 1억원은 갈 것이란 믿음이 팽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며, 사용처가 많아졌으며, 해외 기관들의 투자로 토대가 닦였다고 입을 모았다. 요즘 보면 그 말들이 다 거짓말 같다. 비트코인 가격은 10년 만기 미국채와 수시로 엇박자를 타고 있으며, 며칠 전에는 엘살바도르 법정통화의 지위까지 올랐음에도 가격이 좀처럼 곧추서지 않는 모양새다. 

사실 비트코인 논쟁의 세부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업계는 2017년 때의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을 아직도 설득하지 못했다. 당시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던 이들은 대부분 여전히 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들은 화폐가 국가에서 발행한 돈을 의미하기에, 비트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은 될 수 있어도 화폐는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여기에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도 더해졌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 점도 그 이유에서였다. ESG 경영이 확산되는 추세에서 전기차 업체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비트코인을 섣불리 지지하기는 어렵다. 

사실 환경 오염 리스크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이미 3월부터 비트코인 환경 비용이 막대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그다지 화제가 되지 않았다. 모두가 연일 상승가를 경신하는 비트코인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일론 머스크의 결제 지원 철회와 중국의 채굴 금지 등의 조치가 가시화되고 나서야 암호화폐 업계도 환경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계속 들고 있어도 되나"는 질문을 꽤 받고 있다. 지금으로선 그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비관론에만 빠져있을 필요도 없다. 2017년과 달리 비트코인에 글로벌 기업들의 자금이 투입된 건 사실이다. 적어도 투자 상품으로선 매력이 있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이 10년 후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또 모르는 일이다.

미시경제학 분야의 국내 석학으로 꼽히는 이준구 서울대 교수는 ㅇㅇ년 출간한 경제학 원론(5판)에서 '스타벅스의 굴욕’이라는 코너를 통해 2009년 고가 전략을 추구하는 스타벅스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20년, 스타벅스는 고가 전략을 바탕으로 1조9000억원을 넘는 수익을 냈다. 이런 반전이 비트코인에서도 일어날지 기다려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함지현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는 명언을 알면서도 늘 반대로 하는 개미 투자자이자 단타의 짜릿함에 취해 장투의 묵직함을 잊곤 하는 코린이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게끔 시장 이슈를 보다 빠르고 알차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투자의 대부분은 BTC(비트코인)와 ETH(이더리움)입니다. 현재 이더리움 확장성 개선 프로젝트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SOL(솔라나), ROSE(오아시스 네트워크), AVAX(아발란체), RUNE(토르체인) 등에 고등학생 한 달 용돈 수준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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