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창현 의원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위해 자본시장법 수준의 규제 필요"
"가상자산업권법 필요해"... "정부가 직접 관리감독해야"
"불법행위 못 막으면 디파이 지속 가능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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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1년 6월10일 11:16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출처=윤창현 의원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출처=윤창현 의원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업권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의원은 9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나서서 가상자산 투기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연구원장 출신의 금융전문가인 윤창현 의원은 "업권법을 제정하기 앞서서 가상자산, 코인의 법적 지위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가상자산이 금융자산이라면,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서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가상자산(virtual asset)'으로 규정했다.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 정부는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했다. 가상자산은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강한 규제 필요

윤 의원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서는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포섭해 자본시장법으로 규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본시장법으로 가상자산을 규율하면, 이를 만족할만한 거래소는 없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본시장법을 무턱대고 적용하면 가상자산 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본시장법을 참고해, 현재 발의된 가상자산업권법보다는 규제 강도를 높이는 형태가 이용자와 산업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게 윤 의원의 생각이다.

현재 미국은 암호화폐가 증권 성격을 가졌다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담당하고, 만약 상품이라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관리 책임을 갖는다. SEC은 리플(XRP)을 증권이라고 봤다. 반면 비트코인은 미국에서도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최근 일본의 가상자산 제도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일본은 2014년 당시 세계 최대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해킹(비트코인 85만개 탈취)되자, 2016년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본격적인 암호화폐 규제를 시작했다.

일본 금융청은 현재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간주하고 한국의 자본시장법에 해당하는 '금융상품거래법'으로 규율하고 있다. 일본에서 현재(6월9일 기준) 운영 중인 거래소는 26개이며, 상장된 암호화폐는 34개다. 4월 한 달간 거래량도 4조1808억엔(약 42조55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는 178개이며, 일 거래량 7조6600억원으로 한 달 거래량만 약 220조원을 넘어선다. 일본 전체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보다 업비트 거래량이 5배 가량 많은 셈이다. 일본은 강력한 규제로 인해 이용자 보호를 강화했지만, 산업의 위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민간 자율규제보다 정부 감독·관리 필요

최근 김병욱, 이용우 의원 등이 가상자산업권법을 발의했다. 윤 의원은 이 발의안들이 추구하는 민간의 '자율규제' 방식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작전세력이 시세조종으로 개미 투자자를 노리고 활개 치고 다닌다"며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규제 감독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윤 의원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가상자산업권법이 만들어지면,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투기 열풍이 불고, 개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걱정한다"며 "가상자산 가격은 시장에서 유용성을 평가해서 결정되는 만큼 법안이 하나 만들어진다고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가상자산사업자(암호화폐 거래소)의 현안으로 특금법 상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수리를 해야 하지만, 요건으로 은행으로부터 실명입출금확인계정을 발급받아야 하는 점을 대표적인 정부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간접 규제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미 600만여명에 달하는 국민들이 거래소 4곳을 이용 중인 상황에서 내버려 두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는 2018년 이후 가상자산에 소홀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본래 업무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출처=윤창현 의원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출처=윤창현 의원실

디파이, 현실 세상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아

윤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에 대해서 현실 세상에서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디파이는 중앙은행이나 금융기관 없이도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아름답고 이상적인 세계"라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불법행위와 싸워야 하지만, 디파이는 불법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디파이 생태계에서 불법행위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탈중앙 금융 시스템은 현실 속에서 지속 가능하지가 않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윤 의원은 "가상자산, 블록체인은 새로운 분야로써 현재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업계도 지금 당장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국회, 정부, 업계가 서로 소통하면서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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